이번 여행에선
바람이.
하늘이
들판이
나의 모델이 되어주었다.
여름의 푸르렀던 들판들은
이내 하얀 눈세상이 되어버려
또 다른 모습으로
나를 맞아주고 있었다.
날씨가 나쁘던 좋던
모든 사진은
찍기 마련이란
사실을 뻐져리게 느꼈던 여행
일본의 무수히 많은 광고 모델로써의
그 매력을 뽐내는 풍경
푸른크리스마스도 좋았다.
그러나 난 언제나 화이트크리스마스이길 바란다.
가끔씩 나에게 얼굴을 보여주는
푸른 하늘녀석덕에
잔뜩 흐린사진만 한아름 안아갈까했던
걱정이 한 순간 사라진다.
나에겐 빛은 어려운 존재이다.
어릴적 추억에 빠지는
이 즐거운 순간조차
나의 셔터는 쉬지 못한다.
여행은 어쩌면
새로운 풍경을 만나기위해서만이 아닌
잃어버렸던 그리웠던 풍경들을
다시 만나러 가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반짝반짝 하얀세상과 만나다.
저 길 끝엔
또 어떤 설레임이 나를 기다릴까?
무수히 많은 길을 만났지만
이만큼 멋지고 빛났던 길은 없었다.
폭신폭신 엠보싱.
난 자작나무 숲길을 좋아한다.
나무는 덩그러니 그렇게
누군가를 기다리며
홀로 서있었다.
1분도 채 안되어서 개여버린 날씨덕에
난 필름 한통을 날려버리게 되었다.
마치 마법의 숲속같았던 곳.
요정들의 마을 닝글테라스
저 반짝임은 아마도 그들의 눈물일지도.
가는 발걸음은 언제나 아쉽다.
돌아보고 또 돌아보지만
내 아쉬움은 충분하지 않다.
나에게 풍경욕심을 일으키는 비에이.
후라노의 겨울풍경들.
잊지못할만큼 멋진 하얀 눈세상을 만들어줬던 여행.
왠지 눈이 내리는 겨울날
더더욱 그리워질 것 같은 풍경들.
그런 추억을 가진 내가 행복한 인간임을 나는 또 한 번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