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패키지 여행 실태│
저가 관광 상품, 가격 싸다고 선택하면 바가지 쓰기 십상
쇼핑 강요ㆍ바가지 선택 관광에 소비자 피해 속출
가격만 보고 여행 상품을 선택하면 즐거워야 할 해외 여행을 망치는 수가 있다. 저가 여행 상품은 저가 요금을 만회하기 위해 현지보다 비싸게 선택 관광을 주선하거나 여러 군데의 쇼핑 센터를 다니면서 품질을 신뢰하기 어려운 의약품ㆍ건강 기능 식품ㆍ보석류 등을 구입하도록 현혹해 분쟁이 끊이지 않고 발생하기 때문이다.
■글/조재빈

주5일 근무제가 정착되면서 해외 여행객도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2006년 1천1백60만명에서 2007년에는 1천3백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소비자 피해는 어느 정도 발생하나
해외 패키지 여행과 관련된 소비자 상담 사례는 2005년 3천2백51건에서 2006년 3천6백7건으로 큰 폭으로 증가한 뒤 2007년(9월 말 기준) 2천3백70건으로 다소 감소하는 추세다. 소비자 피해 구제 사례는 2005년 3백43건, 2006년 4백88건, 2007년 9월 말 현재 3백8건으로 나타났다.
피해 유형 중 계약 취소 비중은 2005년 50.1%에서 2007년 9월 말 28.2%로 낮아진 반면 일정ㆍ숙박지 임의 변경과 같은 피해는 2005년 23.3%에서 2007년(9월 말 기준) 39.6%로 증가해 여행 출발 전 분쟁보다 여행을 다녀온 뒤의 분쟁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해외 여행중 구입한 물품과 관련된 소비자 상담 사례는 2005년 47건, 2006년 51건, 2007년(9월 말 기준) 1백8건으로 증가 추세다. 이는 TV 프로그램에서 중국의 한약과 호주 의약품 판매 사례를 보도해 유사한 사례가 접수된 것으로 판단된다.
중국 한약, 호주 의약품 판매 여전
TV 프로그램에서 방송됐던 중국과 호주를 비롯해 항공기 추락 사고가 발생한 베트남ㆍ캄보디아, 우리나라 관광객이 많이 찾는 필리핀 등 4개 해외 여행 상품을 구입해 소비자와 함께 다니면서 여행 일정표와 실제 진행의 일치 여부, 관광 시간 및 쇼핑 시간 등 현지 진행 시간, 선택 관광 강요 및 쇼핑 센터 방문 실태를 조사했다.
각 상품별로 출발부터 도착까지 관광 시간ㆍ이동 시간ㆍ쇼핑 시간ㆍ식사 시간 등으로 구분해 확인한 결과,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관광 시간은 베트남ㆍ캄보디아가 50.2%로 가장 많았지만 중국과 필리핀은 이동 시간이 관광 시간보다 많았다. 또한 호주ㆍ뉴질랜드는 24군데의 관광지를 방문해 관광지 1곳당 평균 소요시간이 37분으로 다른 지역인 중국(평균53분, 관광지 11군데), 필리핀(1시간 37분, 관광지 7군데), 베트남ㆍ캄보디아(1시간 31분, 관광지 16군데)보다 훨씬 적어 기념 사진만 촬영하는 수준의 관광을 진행하고 있었다.
중국
현지 가이드는 관절통과 중풍 전문 한약방이라는 곳에서 진맥하게 하고 한약을 처방해 구매하도록 권유했다. 이때 진맥하는 의사나 약사가 실제 자격이 있는 의사나 약사인지 확인하기 어려워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호주
현지 가이드는 호주관광청 홍보 사업의 일환으로 특별한 효능이 있는 제품을 소개한다며 단체 여행객에게 ‘청상어연골’ ‘양태반호르몬제’ ‘혈관청소제’ 등의 의약품과 생산업체에 대해 설명했다. 이 업체 방문 시 ‘호주식약청 생산 기관’이라는 표현을 써서 마치 정부 시설을 방문하는 것처럼 설명해 소비자를 현혹시키고 있었다.
뉴질랜드
현지 가이드가 농림부(MAF) 산하 관광청 로토로아사무소에서 뉴질랜드 특산품에 대해 뉴질랜드 농림부 소속 공무원이 설명한다고 했는데, 실제 이곳은 관광청사무소가 아니라 사슴 관련 제품의 판매 허가를 받은 일반 판매 시설에 불과했다.

필리핀
비교적 항공 요금이 저렴한 항공편을 이용했는데 항공기가 노후화돼 엔진 소음으로 옆사람과 대화가 어려울 정도였으며, 맥주나 음료수 등을 유상 판매해 일반적인 항공기와는 차이가 있었다. 또한 선택 관광으로 진행한 팍상한 폭포 급류 타기에서 기본으로 지급한 비용 외에 사공 팁ㆍ방석 대여비ㆍ구명 조끼 비용 등의 명목으로 미화 10달러를 지급했으나 또다시 사공 팁을 요구했다.
베트남
베트남 정부는 2005년 세계동물보호협회(WSPA)와 불법적으로 사육되는 곰 농장에 대한 단속을 합의했고, 2006년에는 곰의 담즙이나 몸체 일부를 매매하는 행위를 금지한 바 있는데도 관광 일정중 곰 사육농장을 방문해 웅담술 및 웅담차를 시식하게 하고 살아 있는 곰을 마취시켜 담즙 추출 과정을 시연하면서 판매했다.
선택 관광ㆍ쇼핑 강요에 불만 많아
여행사의 해외 패키지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는 만 20세 이상 성인 1백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가족과 해외 여행을 함께 하는 경우는 30∼40대가 63%로 가장 많았다. 같이 여행한 인원은 평균 17.5명으로 최대 50명에서 최소 2명이었다. 응답자의
59%가 별도 비용을 부담하는 선택 관광을 평균 1.8회(최대 5회)했는데, 선택 관광을 했던 소비자 중 61%(36명)는 선택 관광이 불만족스러웠다고 응답했다.
그 이유는 ‘품질 미흡’이 가장 많았고 ‘안전상의 문제’와 ‘과다한 비용이나 팁 요구’등의 순이었다. 특히 바나나보트ㆍ패러세일링ㆍ호핑 투어 등 안전과 관련된 선택 관광을 한 33건에서 사고 시 보험 처리 가능 여부에 대해 사전 설명을 들은 경우는 27.3%에 불과했고, 72.7%는 이런 내용을 설명 받지 못했다고 응답해 해외에서 안전 사고 발생시 보상 여부가 불명확한 상태에서 선택 관광을 진행하고 있었다.
응답자의 93%가 최대 9회, 평균 3.17회 쇼핑몰을 방문했다고 응답해 과다하게 쇼핑몰을 방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보다 비싸게 관광 요금 책정
해외 패키지 여행 상품에 거의 필수적으로 기재돼 있는 것이 선택 관광과 관련된 비용이다. 그래서 동남아시아 여행지 중 선택 관광을 많이 하는 태국 푸켓ㆍ 필리핀 세부ㆍ인도네시아 발리의 대표적인 선택 관광 1개를 선택해 국내 10개 여행사의 선택 관광 비용과 현지 가격을 비교한 결과, 모든 여행사가 현지보다 비싸게 요금을 책정하고 있었다.
태국 푸켓의 ‘싸이먼 쇼’는 쇼 관람과 왕복 교통편을 제공하는 기준으로 국내 여행사가 미화 30∼40달러 정도를 받는 반면 현지 여행사에서는 21∼24달러 정도로 국내 여행사의 70% 수준이었다. 필리핀 세부의 ‘어메이징 필리핀쇼’도 국내 여행사가 50∼60달러 정도 받는 반면 현지 여행사는 25달러 정도로 절반 가격에 쇼 관람이 가능했다. 인도네시아 발리의 ‘화이트워터래프팅’의 경우 국내 여행사는 모두 68달러인 반면 현지 여행사는 약 52달러로 20% 이상 저렴했다.
또한 발리의 데이크루즈과 화이트워터 래프팅, 세부의 아일랜드호핑투어, 코타키나바루의 마누깐섬관광, 푸켓의 환타지쇼 등은 조사 대상 여행 업체 모두 동일하게 요금을 책정하고 있었다. 여행사들이 현지 가격보다 훨씬 비싼 가격을 책정하면서도 모두 동일한 요금을 받는 것은 소비자의 이익을 침해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저가 상품은 쇼핑ㆍ선택 관광 많아 요주의!
여행사들이 쇼핑이나 선택 관광에 매달리고 현지보다 훨씬 비싸게 물품을 구입하게 하거나 선택 관광 요금을 책정하는 이유는 국내에서 판매하는 여행 상품의 요금이 저가이기 때문이다. 저가로 여행객이 모집되면 현지에서 소요되는 숙박료ㆍ식대ㆍ차량 운행비 등 지상비를 충분히 지급할 수 없다. 따라서 현지 여행사에서는 손해 본 지상비를 보전하기 위해 무리한 쇼핑과 선택 관광을 강요하거나 사기에 가까운 교묘한 상술로 여행객을 현혹시켜 바가지를 씌우는 것이다.
소비자도 무조건 낮은 가격만 보고 여행 상품을 선택할 것이 아니라 추가되는 경비나 쇼핑 센터 방문 횟수ㆍ선택 관광 비용 등을 꼼꼼히 따져보고 합리적으로 구입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특히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제품을 복용할 시 치명적인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의약품이나 건강 기능 식품은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구입하지 않도록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