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기자 리포트]153km로 7년만에 다저스 복귀한 박찬호
기사입력 2008-04-08 13:17
'월컴 백 찬호!'
7일(이하 한국시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원정 경기 5회말, 박찬호(35)가 마운드에 올라 몸을 풀자 LA 다저스의 목소리 빈 스컬리씨가 처음 한 말입니다.
지난 2001년 시즌 161번째 경기에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로 등판한 이래 처음으로 박찬호가 다시 다저스 원정 회색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올랐습니다.
7년만의 다저스 복귀전에서 박찬호는 153km의 강속구를 선보였지만 1.1이닝 동안 1실점했습니다. ⓒ민기자닷컴
박찬호는 이날 매섭게 꿈틀대는 패스트볼과 함께큰 희망을 던졌습니다.
그러나 2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홈런과 함께 1점을 내주면서 교체돼 아쉬움도 함께 남겼습니다.
5회말 투아웃에서 상대한 2번 번스와의 5구째 던진 박찬호의 패스트볼은 스피드건에 95마일을
찍었습니다.
스피드에 완전히 밀린 공은 우측에 힘없는 파울볼이었습니다. 박찬호는 6회에도 4번 코너 잭슨, 5번 레이놀스와 상대하면서 세 번 더 95마일을 기록했습니다.
이날 24개의 패스트볼을 던졌는데 딱 한 개가 89마일이었고 나머지는 모두 90마일을 넘었습니다.
투심은 90~91마일이었고, 포심은 93~95마일을 쉽게 찍었습니다.
1-4로 뒤진 5회말 마운드에 오른 박찬호는 첫타자인 디백스 선발 투수 하렌을 삼진으로 잡은데 이어 1번 크리스 영을 슬라이더로 좌익수 플라이 아웃 처리했습니다. 공이 조금 높아 위험했습니다.
그리고 1회에 로아이자에게 3루타를 때린 번스를 맞아 역시 변화구가 약간 높아 직선타구를 허용했지만 3루수 드윗의 호수비에 잡혔습니다.
첫 이닝을 삼자범퇴로 끝낸 박찬호는 6회말 자신감이 더했습니다. 3번 올란도 헛슨은 패스트볼 3개로 좌익수 플라이로 잡은 후 4번 코너 잭슨도 힘없는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했습니다.
그러나 디백스 타자 중에 삼손에 가까운 힘을 지녔다는 레이놀스와 정면 대결을 펼친 끝에 홈런을 얻어맞았습니다.
1회에 로아이자에게 2점포를 터뜨린 레이놀스를 맞아 박찬호는 초구 95마일 볼에 이어 2구째 93마일 패스트볼로 헛스윙을 잡았지만 3구째 몸쪽으로 뿌린 93마일 패스트볼이 낮게 잘 들어갔지만 레이놀스의 배트에 걸린 공은 우중간 펜스를 넘어가버렸습니다. 실투라기보다는 타자가 워낙 잘 쳤습니다.
그러나 다음 타자 스티븐 브루에게 쓰리볼에 몰리며 안타를 맞은 것은 아쉬웠습니다.
그리고 업튼에게 2-1의 유리한 카운트를 잡고도 몸쪽 변화구를 던진 것이 3루 선상을 타고 흐르는 2루타가 되면서 인상적인 데뷔전에는 실패했습니다.
박찬호는 토리 감독의 지시로 다음 타자 스나이더를 고의 볼넷을 거른 후 좌완 바이멜로 교체됐고, 바이멜이 대타 버크를 땅볼 처리하며 만루 위기를 벗어나 1,2이닝 3안타 1실점으로 시즌 데뷔전겸 다저스 복귀전을 마쳤습니다.
박찬호는 3-5으로 뒤진 채 내려갔고 다저스는 구원 투수들이 4점을 더 내주며 3-9로 패했습니다.
아무래도 이날 다저스 선발로 나선 로아이자와 박찬호의 비교가 불가피합니다.
로아이자는 1회에만 4안타와 볼넷 1개로 4점을 내줬습니다. 그 중에는 번스와 3루타와 레이놀스의 홈런이 있었습니다.
로아이자는 1회말 패스트볼의 구속이 최고 86마일에 그칠 정도로 공의 힘이 없었습니다.
2회부터는 노련미를 앞세워 상대 타선을 근근이 막아냈지만 최고 구속이 88마일에 불과한 패스트볼은 계속 정타로 맞아나가 불안 불안했습니다.
2회부터는 3이닝을 무안타로 잘 막았음에도 토리 감독이 5회초 공격에서 투수 자리에 대타를 기용하고 곧바로 5회말에 박찬호를 투입하면서 로아이자에 대한 신임이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5회에 4-1의 승부에서 선발 투수를 교체하는 경우는 좀처럼 보기 드뭅니다. 물론 로아이자의 시즌 첫 선발이고 투구수 등도 고려했다는 변명을 하겠지만 잔뜩 찌푸린 로아이자의 얼굴은 시사하는 바가 있습니다.
반면에 아쉽게도 박찬호 역시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을 수 있는 기회를 100% 자기 것으로 만들지는 못했습니다.
3이닝 정도를 무실점으로 막아주었다면 최고의 복귀전이 됐을텐데 아쉬움은 남습니다.
그러나 구위 면에서 로아이자보다 월등히 강하다는 것을 입증했고, 패스트볼이 확연히 살아난 점도 과시했습니다. 스피드건마다 차이가 있어 박찬호의 구속이 실제보다 약간 좋게 나왔을 수도 있지만 그렇다면 로아이자의 평균 86마일 패스트볼은 설명할 길이 없어집니다.(이날 로아이자는 최고 88마일을 기록했는데 박찬호는 가장 느린 패스트볼이 89마일로 딱 한번 있었습니다.)
물론 스피드가 전부는 절대 아닙니다.
그러나 1회에 난타당한 로아이자가 2회부터는 패스트볼 구속이 조금씩 올라가면서 그나마 버텨낸 것은 스피드의 중요성을 보여줍니다.
아쉬움이 남지만 절반의 성공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패스트볼의 부활과 자신 있고 과감한 빠른 승부 등은 지난 몇 년간 박찬호에게서 보기 힘든 점이었습니다.
앞으로 로아이자와의 비교 대결 구도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여 다음 등판에서는 더욱 향상된 내용의 피칭을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