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도, 혼자 저녁을 먹어야 한다
익숙해지기 힘들다
그녀와 그는 지방에서 올라온 자취생이었기 때문에
매일 저녁 밥을 같이 먹었었다.
주로 학생 식당에서
가끔 학교 앞에 있는 식당을 갈 때면
두 사람은 '외식하러 가자'고 말했었다
그는 지금 혼자 외식하고 있다
오늘도 김밥 집이다
작은 키에 배레모를 쓴 아저씨가
푸른 형광등 밑에서 김밥을 말고 있다
빈 테이블이 다섯,
손님이 앉아 있는 테이블이 그의 몫까지 합해서 두개다
그녀는 가끔 김밥 도시락을 싸와서 그에게 내밀곤 했다
" 우리 이모가 남자 만나면 도시락은 싸주지 말라고 했는데
그럼 남자가 이 여자는 확실히 내꺼구나 하고 안심한데
그럼 도망간데 진짜 남자들은 다 그러니? "
그는 김밥을 좋아했기 때문에
입안에 가득 든 김밥을 우물거리다가
물과 함께 간신히 넘기고서야 대답했다
" 아니야, 우리 엄마는 김밥 잘 마는 여자를 만나라고 했어
내가 어릴 때부터 하도 김밥을 좋아하니까
넌, 김밥 싸 줄 때가 제일 좋아 "
그녀는 그를 만난 후 부터 김밥을 좋아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밥 두 줄을 다 먹고 나니
꼬투리에서 빠져 나온 노란 단무지가 하나 남았다
그는 단무지를 젓가락으로 굴리면서 생각했다
'그녀는 결국 이모 말이 맞았다고 생각하겠지
김밥 도시락 때문이었다고
어쩌면 다신 김밥 따윈 안먹을거야'
그 때 가게 문이 끼익하고 열리더니 그녀가 들어왔다
그를 발견하자 눈빛이 잠깐 흔들렸다
그녀는 서둘러 다시 나가려 했다
훤칠한 남자가 그녀의 손을 잡은채 말했다
"왜 그래, 아까부터 김밥 먹고 싶다더니"
사랑을 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