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기쁩니다.
옳지 않은 일들에 대해 누군가가 들고 일어선다는 것. 그리고 그러한 움직임이 세상을 움직일 파도가 되어 가고 있다는 것. 그것은 가슴벅찬 일입니다.
2002년 미선이-효순이 추모 집회때나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때의 벅찬 감동을 가슴에 안고서 삶을 살아가는 지표로 삼고 있는 저로서는 옳지 않은 일에 대한 시민들의 항의의 분출은 정당하고 또한 숭고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열정과 옳지 않은 것에 대한 분노의 표출은 또한 반대 급부를 수반합니다. 그것은 사회제도에 의한 제재가 될 수도 있고 자신이 살아가는 삶의 희생이 될 수도 있습니다.
어떻게 이야기해야 될지는 모르겠지만 지난 2002년(아니 그 이전부터군요) 촛불집회라는 촛불집회는 거의 다 나가본 것 같습니다. 특히나 2004년 이후에는 파병반대집회나 탄핵반대집회, 그리고 fta반대집회, 국가보안법 폐지 집회. 그리고 대선때 bbk수사 촉구 집회등..사회에서 크게 이슈가 되었던 집회에는 거의 모두 참석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시민단체에서 일을 했었다보니.. 몇몇 집회에서는 집회를 준비하는 스텝으로서 일을 해본적도 있습니다. 그래서 집회를 준비하시는 분들. 그리고 집회에 참가하시는 분들에게 몇가지 조언을 해드리고 싶습니다.
그 이유는 옳은 일을 하면서 자신의 삶에 위해가 가해진다면 그러한 동력은 결국 약화될 수 밖에 없는 것이고 더구나 이번 집회에는 학부모나 학생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러한 분들이 피해를 입는 것을 보고만 있기는 싫기 때문입니다.
제가 쓴 짧은 글이 이명박을 반대하고 옳지 않은 불평등 조약을 반대하는 모든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1. 일몰 이후의 집회를 왜 문화행사로 개최해야 하는가?
이유는 간단합니다. 현행 집시법(불합리한 조항이 넘쳐나는)에 따르면 일몰 이후의 모든 정치,사회적 집회는 불법으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불법집회를 개최한 사람들은 사법적으로 처리가 가능하도록 법으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실례로 지난 2004년 탄핵 반대 촛불집회나 파병반대 집회, 그리고 제가 직접 집회 준비에 참여했던 bbk수사촉구 집회등등 모두 일몰 이전에 개최되거나 일몰 이후로 시간이 연장될 경우 경찰과의 사전 협의를 통해 문화제 형태로 변형해서 개최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리고 집회 성격이 강하다고 판명되었을 경우 모두 책임자들은 경찰의 조사를 받았습니다.
실제로 집시법위반으로 경찰의 조사를 받게 된다는 것은 현행법위반자로서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서 조사를 받게 된다는 것을 뜻합니다. 여러번 집시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는 시민단체 관계자들도 가능한한 그래서 경찰과의 사전 협의를 통해 불상사를 방지하고자 노력하는 이유가 그것입니다.
경찰은 이번 광우병 반대 집회에 같은 근거를 들어 이미 사법처리를 천명하고 나선 상황입니다.
관련기사: 경찰, '美 쇠고기 반대 촛불집회' 사법처리
이렇게 경찰이 신속하게 판단을 내릴 수 있었던 것은 정부당국이 조기에 이명박 반대, 그리고 미국산 소고기 반대 움직임을 제어코자 한 측면이 가장 크지만, 집회 주최측에서 집회 준비나 행사 진행에 있어서 미숙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일몰 이후의 집회를 개최할 경우 주최측은 경찰측에 빌미를 제공하지 않기 위해 노래공연이나 춤 공연, 또는 간단한 퍼포먼스등을 위주로 집회를 구성하며, 또한 약간의 구호제창 이후에는 집회와 관련된 노래를 틀고 그에 맞춰 집회 참가자들이 간단한 율동을 하는 시간을 구성함으로서 문화제의 형식을 지키고자 노력해야 합니다.
아무리 현행 법이 불합리하다고 하더라도 현행 법상 일몰이후의 집회는 불법인 것은 엄연한 법조항이기 때문에 그러한 법을 무시할 경우 불법집회라는 멍에를 벗기 힘들고 대중으로부터 역풍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위에 이야기한 이유보다 더 큰 이유는 집회 참가자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서 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소고기 수입 반대 집회의 주최측은 매우 미숙했다는 점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2. 구호와 연설 중심의 집회로는 사람들의 흥을 이끌어 낼 수 없다.
이번 집회에는 아직 실제로 참가를 해보지 않았습니다.(5월 6일 3차 집회에는 참여할 생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장 분위기가 어떠했는지 그리고 현장에 참여한 시민들이 불편한 점이나 불만은 없었는지 알길이 없습니다. 고작 알 방법은 현재 나오고 있는 뉴스와 영상을 통해서가 전부입니다.
그것들을 통해 알수 있는 이번 집회의 성격은 자발적이라는 점입니다.
집회가 누군가의 계획에 의해 인위적으로 생성되었는가 , 아니면 일반 시민들에 의해 자발적으로 이루어졌는가는 집회의 파괴력이나 향후 집회의 연속성에서 큰 차이를 가져오게 됩니다.
탄핵반대집회가 사회를 바꿀 수 있었던 것은 자발적이었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시민단체들이 개최한 수 많은 집회가 파괴력을 갖지 못했던 것은 자발적이 아닌 인위적이었기 때문입니다.
아마 6일 정식으로 대책위가 구성되고나면 6일 제3차 집회는 집회장 분위기가 많이 정돈된 상태에서 진행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에 비례해서 집회의 형식성도 커질 것입니다.
유명인사들이 나와서 연설하고 구호 몇번 따라 하고, 그리고 노래 한곡 하고 그리고 또 유명인사가 나와서 연설하고 끼워맞추기식의 자유발언 1-2번 하고....
이런 집회가 한 두번 이어지게 되면 일반 시민들의 참여는 극히 줄어들 수 밖에 없습니다. 집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생명력과 일체성입니다. 집회에 참여한 사람들이 스스로 이 집회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생명력을 느껴야 하고 또한 집회에 참여한 모든 이들이 하나라는 일체성을 느껴야 합니다.
그러한 것은 몇몇 유명인사들의 연설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형식적인 구호제창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음악과 율동. 그리고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구호들. 두려워하지 않는 자유로운 시민들의 발언들. 이러한 것들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는 것입니다.
대책위가 구성되고 집회가 제대로 이루어지기 시작하면 집회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해야할 것은 집회 순서나 형식을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시민들이 어떻게 하면 안전하게 집회장소에서 놀 수 있을 것인지 그들을 안전하게 놀 수 있도록 멍석을 깔아주는 역할에 집중해야 합니다.
-집회 장소 근처에 화장실은 몇개인지.
-그 화장실들을 어떻게 하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할 것인지
-그 근처를 지나다니는 자동차나 상점들과의 마찰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오랜 시간 바닥에 앉아있을 사람들을 위해 방석이나 깔개는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
-큰 집회때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노점상 아주머니들은 어떻게 정리를 할 것인지
-갑자기 사람들이 몰려왔을 경우 대중교통이 매우 혼잡해질텐데 그 문제는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
-참여한 시민들이 경찰과 불필요한 마찰을 가지지 않도록 어떻게 집회라인을 구성할 것인지
-수많은 시민들이 집회장소에 모일겨우 통행로는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촛불은 얼마나 준비하고 어떻게 배포해야 혼잡해지지 않을 것인지...
-어떠한 노래를 틀어야 시민들이 거부감없이 함께할 수 있을 것인지
-어떠한 쉬운 율동을 해야 남녀노소 모두 같이할 수 있을 것인지
-어떠한 구호를 외쳐야 선명하게 우리의 메시지를 알리면서 정치적인 마찰을 피할 것인지
-집회에 깃발을 들고 나오는 수많은 진보성향의 단체들은
어떻게 설득해서 깃발을 내리게 할 것인지..
집회를 실제적으로 어떻게 운영해서 어떻게 마무리하고 어떻게 집회 참가자들이 집으로 안전하게 돌아갈 수 있을지를 끊임없이 연구하고 고민해야 합니다.
제3차 집회때는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직접 참여를 해서 집회의 분위기와 필요한 것들을 머리속에 담아오려 합니다. 그리고 부족한 것이 있다면 다시금 글로서 많은 사람들에게 알릴 생각입니다.
3. 무의미한 폭력성은 집회의 뜻을 망가트린다.
집회를 하다 보면 아무런 이유없이 흥분한 채 경찰과 폭력적인 국면을 만드는 사람들을 자주 목격하곤 합니다. 특히나 집회의 규모가 커지게 되면 함께 집회에 참여한 사람들의 수를 믿고 그동안 억눌려 있던 공권력에 대한 반항을 집회를 통제하기 위해 나온 경찰들에게 푸는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됩니다.
한마디로 이야기하겠습니다. 그러한 사람들은 집회를 망치고자 나온 프락치와 전혀 다를 것이 없습니다.
현대사회에서 폭력 집회는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되지 못합니다. 그리고 그 뜻이 아무리 훌륭하다고 하더라도 집회가 무질서하고 폭력적으로 이루어지게 된다면 그 집회는 정당성을 잃어버릴 수 밖에 없습니다.
다행히 집회참가자의 대부분이 중고생과 학부모들이고 여성들이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몇몇 폭력 유발자들은 틀림없이 발생할 수 밖에 없습니다.
경찰에 대한 항의와 폭력이 그 순간은 자신을 영웅으로 만들어줄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그것은 집회를 망가트릴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집회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뜻을 생각하십시요. 그리고 순간적인 감정의 폭발을 억제하십시요. 그것이 집회를 유지시키는 길입니다.
4. 뜻을 함께한다면 집회에 함께 하십시요. 그것이 길입니다.
이번 소고기 수입 반대집회가 진정으로 사회를 바꿀 수 있는 지 없는지는 다음주 일주일이 매우 중요합니다.
광우병에 반대하고 미국산 소고기 수입에 반대하고 이명박 정부의 막가파식 정책에 반대하신다면 지금부터라도 집회에 함께 하십시요. 그리고 집회에 나의 머리수 하나라도 더 체워서 국민의 뜻을 더 크게 퍼트릴 수 있다고 생각하십시요.
머리속 공상만으로 세상은 바뀌지 않습니다. 컴퓨터 앞 화면만으로도 세상은 바뀌지 않습니다. 세상을 정말로 바꿔야 된다고 생각하신다면 함께 하십시요.
5월 6일 저녁 7시 청계천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