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26일 월요일) 집회가 있었단다. 나흘째 시위 중이라고 한다. 그리고 경찰 발표대로라면 3000명이 집결하여 49명이 검거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시위에 있던 사람들이 말한다. 2~3만명은 모여있었고 적어도 400명이 검거되었다고…… 그리고 경찰 발표가 그렇게 나온 근거는 사람들이 빠져나가기 시작한 1시 이후에 경찰이 진압을 시작했고 그 때 대략 남아있던 수는 1/4이 채 못 되는 인원이었으며, 기자들의 카메라와 녹음기 등을 몰수하거나 취재를 금한 뒤에 일제히 작전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사람들이 말한다. 그런 불법 폭력 및 도로 점거 시위는 더 이상 없어져야 하며, 강하게 진압해야 한다고 말한다. 쇠고기 문제에 반대하는 사람들도 촛불시위는 평화시위에 상징이었는데 그것을 구태 형태의 시위로 회귀시킨 것은 유감이라고 말한다.
그래, 잘못했다고 치자.
그래서 잘못한 사람들에게 어떻게 했는가. 분명한 것은 어제 집회에서는 노동자들의 파업처럼 죽창이나 화염병이 등장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전경은 방패로 그들을 내리쳤다. (RPG 게임사이트들은 주목해야 할 것이다. 방패도 공격기능이 충분히 가능하다. 굉장한 아이템이다.)
문제는 그저께 25일 신촌로터리에서부터였을 것으로 보인다. 그저께는 시민들 앞에서 대로변에 경찰이 발로 도망가는 학생들을 짓밟고, 옷이 찢어지게 잡아당기며 연행했다. 지나가던 행인들도 시위에 참가했을 거라는 의심이 가는 사람은 닥치는 대로 연행했다고 한다. 우리학교 학생 중에는 그렇게 어이없게 잡혀간 학생도 있다. 당연히 영장 따위는 없었다.
나는 이번 시위에(중고생이 대거 참거했다는 순수한 촛불 시위였던 초기를 제외하고) 그 이후에 신고없는 도로점검 및 대치상태까지 갔던 시위를 잘했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과연 그렇다고 경찰은 불법을 진압하기 위해 반드시 불법으로만 제압해야 하는 것인가.
대체 언제부터...
언제부터 경찰에게 시민을 향한 선제공격권이 주어졌으며, 영장없는 구속이 가능했고, 영장 없는 시위대 촬영이 가능했으며, 언론에 대한 통제를 아무때나 할 수 있다는 말일까.
그래도 자기들이 잘했다고 한다.
김경한 법무장관이 말했다. “주동자, 극렬 행위자, 선동 및 배후 조종한 자에 대해 끝까지 검거해 엄정처리하라”고 지시했다. 어청수 경찰청장도 목소리를 높였다. “불법행위에 대한 채증 결과를 바탕으로 사후 사법조치할 것”이라며 “대상자가 수백 명이라도 처벌하겠다”고 다짐했다.
근데 어쩌랴? 다른 말이 나온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부하 직원들이 다른 말을 한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가 말했다. “주동자가 있는 게 아니라 우발적인 것이라 고민스럽다”고 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도 말했다. “국가보안법 위반자나 학생운동 전력자가 개입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혼선이다. ‘수뇌’와 ‘말단’이 따로 논다. 손뼉이 맞아도 부족할 판에 ‘나이롱 박수’가 나온다.
이들이 부족해지는 말빨은 언론이 지원사격한다.
는 “일부 강성 사이트 영향(이) 작용했을 수도” 있다고 진단한다. “이번 촛불 시위를 주도한 한국진보연대가 작성한 ‘투쟁방안’ 문건”도 거론한다.
는 “이번 시위가 몇몇 신생 네티즌 모임에 의해 촉발된 것으로 파악”된 점을 중시하고, “불법 도로 점거 시위를 주도하는 20∼30대 핵심 인물들에 대해 주목”한다.
도 마찬가지다. “주말을 기점으로 집회의 주도세력이 10대에서 20, 30대로 옮겨간 모습”에 방점을 찍고, “현장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며 시위대를 이끄는 리더들이 있었다”는 한 시민의 전언을 중시한다.
그래도 힘이 없다. 논리가 빈약하니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신체의 자유의 구속은 물론이요. 구타 및 행동의 제약을 받을 필요가 있었는가.
공권력이 정당해야 한다. 강도를 잡았어도, 잡는 과정에서 미란다 원칙, 다시 말해서 이렇게 읊어줘야 한다.
당신은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고 변호사를 선임할 권리가 있습니다.
당신의 진술은 법정에서 불리하게 작용될 수 있으며,
만일 변호사를 구할 수 없을 경우 국가에서 변호사를 구해줄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를 잡더라도 무죄방면될 수 있다. 그가 불법을 저질렀지만, 검거과정에서 불법이 있었기 때문이다.
공권력은 절차적, 법적 정당성이 중요하다. 그것이 존재하지 않는 공권력은 깡패와 사실 다를 것이 없다. 정의롭지 못한 힘은 근원이 무엇이든 어쨌든 단순한 폭력이다.
이 정도는 당연한 논리가 아닌가?
이러면 점차 대통령만 힘들어지게 된다. 안 그래도 지지율 20%인데, 이 말은 정말 눈감고 지지하는 사람 빼고는 등돌렸다는 얘기다. 이해관계가 있어 지지했던 사람도 쇠고기 문제는 잘 못했다는 것이다.
국민 절반이 시가지에 나오면 그 때는 어떻게 할 것인가?
각종 유괴며, 성폭력 사례가 증가하여 치안이 불안할 때는 경찰 인력 부족을 탓하더니, 시위에 투입할 경찰 병력 3000명은 어디서 마련한 것인가? 급히 어디서 꾸었나?
어쨌든 살인의 추억으로 부족했던 70년대 우리 역사를 제대로 보충수업받고 있다.
기억나는가? 경찰은 그 당시 수사하는 시간보다 시위진압하는 시간이 길었던 것을..
이래서 교육이 중요하다
정권이 바뀌면서 교과서가 바뀌었다. 아마 그래서 사회교과서도 바뀌었나 보다. 그런데 의문인 것은 지금의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지금 교과서로 배운 사람들은 아니지 않나?
아, 독재정권 시대 교과서는 달라서 그런가? 그래도 현행법은 독재정권을 기초로 한 헌법에 아직도 기초하나? 헌법은 87년에 마지막으로 개정되었을 텐데 적어도..
적어도 내가 배운 교과서는 법률이 공권력이 시민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공공복리에 의해서 가능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 말은 자유의 수호가 이고, 제한은 예외라는 말이 아닐까?
그렇다면 논리학이 교과과정에 없기 때문에 약한 것일까?
그냥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그렇다. 합법적인 수단과 그에 대한 근거는 공권력에 주어진다. 왜냐하면 불법을 막는 수단으로서 발생했기도 하지만, 공권력이란 국가에 의해 주어지는 것이고, 그것은 법의 어떤 연원설을 따져도 시민이 법을 제정하고 선거로 선출한 국가에게 법에 의한 질서를 의탁하여 그 법에 기초해 생성된 것이기 때문이다.
그게 민주주의 국가이다. 아, 아니었나? 언제부터 우리나라가 민주주의 국가였냐고? 적어도 외국에는 그러고 다니지 않나? 실용외교를 아무리 펴도 우리가 독재국가나 공산국가라면 이 정도의 경제적 신임도를 얻을 수 있었을까?
그리고 현재 정권을 잡고 있는 보수주의는 자유를 평등보다 우선하는 이념이라고 대선 때 말하지 않았나? 그럼 자유를 보장해줘야지. 자유보다 뭐가 우선한 것인가?
그들이 수업시간에 잔 것 아닐까? 농림부 장관과 통상교섭본부장은 ‘보다 완화하겠다’를 ‘보다 강화하겠다’로 잘못 해석하지를 않나? (얘네는 영어시간에 잔 거라고 친다면..) 경찰청장과 법무장관은 정의와 공권력의 상관관계를 잘 모르니 사회시간에 잔 것인가? 그래도 그 자리 갈려면 공부했을 테니까 학원에서 배운 걸로 벼락치기는 해서 성적은 나왔을테고 그래서 우선순위가 헷갈릴 수도 있겠다. 아무튼 사교육이 문제다.
아니면 나의 12+4년간 스승들이 거짓을 가르치신 것일까? 내가 잘못 이해한 것일까? 분명 교과서에는 그렇게 나왔는데..
아니, 대체 이 교과서는 맞는 게 없어..
덧붙임..
전 정권에서 경찰청장을 지낸 허준영 전 경찰청장은 말했다. APEC 기간 중 발생한 불법시위를 강경진압하던 도중 사망한 농민에 대하여 “시위 중 숨진 농민들은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사람과 70대 노인이었고, 과거 이한열 사건처럼 경찰의 명백한 과실로 사망한 것도 아니라"며 "이런 일로 경찰청장이 물러나는 것은 소가 웃을 일"이라고 말했다.
특히 허 전 청장은 운동권을 '평생을 경찰로 적으로 여겨온 사람들'로 규정하면서 "시위대가 숨질 경우 장례비용이 가장 큰 쟁점인데 예전에는 '장례비를 경찰이 대주는 조건으로 처벌은 서장 선에서 끝내자'고 하면 협상이 됐으나 요즘에는 운동권이 청와대와 바로 통해 그런 것이 먹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허준영 전 경찰청장은 한나라당 당적으로 공천을 신청했으나, 탈락했고, 현재 불법선거운동에 관련되어 검찰에 조사를 받는 중이라고 한다.
현 경찰청장은 충정은 무엇을 의도하는지 짐작이 가는 행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