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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투 1위" 롯데 선발진의 양면성

조영우 |2008.05.29 14:34
조회 28 |추천 0


 

4월 막판 급격하게 흔들렸던 송승준(롯데)이 5월 들어 회복세에 접어들고 있다. 송승준의 5월 성적은 3승 무패 평균자책점 3.65. 22일 KIA전에서는 2실점 완투로 시즌 6승째를 마크했다.

 

이날 승리로 송승준은 김광현(SK)과 함께 다승 부문 공동 선두로 뛰어올랐다. 이보다 더 눈길이 가는 것은 '완투 단독 선두'가 됐다는 점. 비록 2차례에 불과하지만 올 시즌 현재 송승준 만큼 완투한 선수는 단 1명도 없다.

 

완투에서 만큼은 롯데가 독보적이다. 벌써 4차례나 나왔다. 송승준과 함께 마티 매클래리, 장원준이 1차례씩 완투를 보탰다. 롯데의 완투 행진이 눈에 띄는 이유는 롯데처럼 완투와 친한 팀이 없다는 것이다. 올 시즌 롯데 투수 외에 완투를 경험한 투수는 류현진(한화), 장원삼(우리), 이범석(KIA)이 전부. 두산, 삼성, SK, LG는 아예 완투 자체가 없다.

 

완투와 점점 멀어지는 최근 추세와 달리 롯데 선발진은 오히려 완투를 가깝게 여기고 있다. 롯데 선발진의 완투 증가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상위권을 유지하는 버팀목이 되는 동시에 문제점을 파악할 수 있는 증거도 되기 때문이다.

 

 

▲ 약점 커버와 넉넉한 지원사격

롯데 선발투수들은 잘만 던지면 끝까지 던질 수 있는 선수들로 구성돼 있다. 선발투수의 이닝 소화를 가장 중요시 여기는 제리 로이스터 감독의 스타일 또한 완투 행진을 이끌고 있다. 물론 5선발 이용훈은 오랜 이닝을 소화하지 못해 예외지만 5선발에게 이닝이터를 요구하는 건 사치다.

 

아이러니컬하게도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한 손민한(65⅔이닝·리그 3위)은 아직 공식적으로 기록된 완투가 없다. 그러나 알고보면 롯데의 완투 행진을 이끄는 선수가 손민한이다. 이미 2차례나 9회 등판 경험이 했으며 4월 18일 우리전 이후 7이닝 이상은 거뜬히 책임지고 있다.

 

최근 프로야구 추세는 '불펜 싸움'이다. 상위권에 들려면 강력한 불펜은 필수로 여겨진다. 그러나 아직까지 롯데가 허약한 불펜을 갖고 상위권을 유지하는 것은 선발투수진의 힘이 크다. 롯데는 선발투수에게 최대한 많은 이닝을 던지게 해 불펜의 부담을 최소화시키고 있다.

 

롯데 선발진의 완투 행진은 타선의 지원사격이 예년과 달라졌음을 드러내기도 한다. 2008년 롯데는 화끈한 팀이다. 이길 땐 확실하게 이기는 게 특징이다. 6점 이상 득점했을 때 롯데는 17승 1패를 거뒀다. 전체 승수가 22승이니 타선의 폭발력이 경기를 좌우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초반부터 넉넉하게 점수를 뽑아줘 선발투수의 부담을 줄여주고 끝까지 던지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롯데 투수들의 완투는 모두 큰 점수차에서 이뤄졌다.

 

 

▲ 지나친 기복과 1점 승부 극복이 롱런의 열쇠

롯데 선발투수진은 오랜 이닝을 끌고 갈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손민한을 제외하고 모두 기복이 심하다는 공통점을 안고 있다. 잘 던질 때는 에이스급 피칭을 하지만 그와 반대의 경우도 자주 볼 수 있다.

 

송승준은 기가 막히게 잘 던져도 다음 경기에서 페이스를 그대로 끌고 가지 못하며 장원준은 특유의 '롤러코스터 피칭'이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그나마 둘은 5월 들어 안정을 찾아 다행이다. 진짜 문제는 '무늬만 2선발'인 매클래리다. 강력한 공을 지닌 것도 아닌데다 제구마저 뒷받침이 안돼 5회만 되면 투구수는 100개에 다다른다. 타선의 힘을 빌려야 하는 처지다.

 

이들은 모두 완투 경력이 있지만 꾸준함을 인정받지는 못한 상태다. 장기레이스에선 가끔씩 완투를 하는 투수보다 매 경기 6이닝 이상 소화하는 투수가 더 유용하다.

 

지금까지는 선발투수진이 '비내리는 불펜'을 덮는 우산 역할을 하고 있지만 그럴수록 선발과 불펜의 격차는 점점 벌어지는 느낌이다. 롯데의 불펜은 부족함을 여실히 드러낸다. 아직 경험을 더 쌓아야 할 투수들이 박빙의 승부에 등장하고 있으며 특출난 불펜 에이스도 없고 왼손 릴리프도 과부족 상태다. 마무리 역시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최근 롯데 경기는 1~2점차에서 갈리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1점차 승부에서 4승 8패, 2점차 승부에서 2승 5패로 모두 열세다. 본격적인 레이스가 시작된 이상 박빙 승부는 잦을 것이고 그렇다면 불펜 싸움에서 희비가 엇갈릴 가능성이 크다.

 

언제까지 선발의 힘만으로 불펜을 덮을 수만은 없는 일. 그렇다고 하루 아침에 강력한 불펜을 만들 수는 없는 법이다. 앞으로 롯데의 투수 운용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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