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hiladelphia Orchestra
Christoph Eschenbach(크리스토프 에셴바흐) 지휘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5/30- 5/31
5/31 program
- Leonard Bernstein, Overture to Candide 번스타인, 캔디드 서곡
- Mozart, Sinfonia Concertante (Juliette Kang, violin/ Choong-Jun Chang, viola)
모짜르트,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위한 신포니아 콘체르탄테 E♭장조
- Shostakovich, Symphony No.5 in d Minor op.47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제 5번 d단조 op.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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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히 최고!!!!!!!!!!!!!!!!!!!!!!!! 라고 외칠수 있던
전날, 전전날 4시에 자고 아침부터 활동하고선
밥을 10분만에 drinking -_- 하고 세종문화회관 3층에 앉아서도
시위대와 전경에 쌓여 세종문화회관 주변에 1시간 반 갖혀있었어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잊을수 없는 최고의 공연
30년 만의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의 내한이라고 한다.
교회 음악 감상 동아리에서 부모님이 가시는데 그냥 따라간거라 어느 공연인지도 모르고 그냥 갔더랬다.
집에는 수많은 LP판과 턴테이블, 나만한 키의 스피커 두개가 있고
어려서부터 클래식을 들으며 자라온 나이지만, 사실 내가 클래식에 대해 알고 있는 지식은 아주 무지에 가깝다.
그냥 들으면 좋으니까 듣는 거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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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아실 나는 현악기를 편애한다.
관악기는 왠지 퉁명스럽고 둔하고 시끄러웠다.
그냥 날카롭고, 위태위태하기도 하며 날렵한 현악기가 좋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악기중에선 바이올린보다는 저음인 첼로와 콘트라베이스를 좋아하는건 사실 아이러니에 가깝긴 하다마는.(이건 내 목소리가 저음이라서 저음이 편하게 들리는 걸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사실은 나는 독주를 사랑한다.
바이올린, 피아노, 첼로, 기타. 주로 독주를 사랑한다.
내가 좋아하는 클래식은 독주이거나 혹은 특정악기음이 도드라 지는 그런 음악.
두번째 곡에서는 타악기, 관악기들이 거의 빠지고 바이올린과 비올라 독주가 들어있는 그 둘을 위한 곡이였는데
솔직히 나에겐 이 곡이 젤 지루했다.
현악기를 좋아하는 나에게 현악기 연주곡보다 관악기와 타악기가 모두 들어와 있는 오케스트라 전체의 조합이 아름답게 느껴진건 처음이였다.
.. '엇'
그러니까 내가 놀라웠던 사실은 요번 '오케스트라'를 통해 '관악기'를 새로 보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것도 내가 1년 정도 배웠었던(하지만 그 악기가 감히 그런 음을 낼 것이라 상상할 수 조차 없었던) 플룻과 그리고 플룻을 배우던 시절 옆 반에서 삑삑거리며 아이들이 불던 클라리넷. 제일 작지만 파워풀한 역량을 보여주는 피콜로, 애수를 띠는 음색의 오보에. (적고 보니 내가 맘에 드는 악기들은 모두 목관악기구나... 또 이런 편애현상 ㅋㅋㅋ)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의 연주자 정도라면 모두 soloist 정도의 수준급의 연주자 겠지만 특히특히특히 플룻과 클라리넷 main 연주자는 가히 환상적인 음색을 자랑하곤 했다.
다른 곡도 그랬지만 쇼스타코비치 5번 교향곡에서는 플룻과 클라리넷이 돋보이는 솔로에 가까운 부분이 군데군데 들어있었는데 그때마다 오묘한 매력으로 음색이 흘러나와 '무슨 악기지?'하고 둘러보면 어김없이 클라리넷과 플룻이였다.
나중에야 그냥 듣고도 알았지만 처음에 그 음색이 플룻이란 사실은, 나에게 심한 충격이였다.
내가 여직 들은 플룻 연주는 그저 그냥 그런 연주였을 뿐이다.
내가 다뤄봤던 악기이기때문에 그래도 어느 정도는 안다고 생각했고,
진명목을 알지 못한채 그 악기는 내 마음에 들지 않는거라고 착각했던 내 자신이 부끄러워 지는 순간이였다.
그렇듯 무언가를 '완전히' 파악하는 건 정말 터무니 없는 일이고, 그것이 깨지는 순간 사람은 발전하는게 아닐까.
오케스트라에 대한 지식과 관심이 전혀 없었던 지라 (말했드시 오케스트라 라는 단체 연주를 그다지 좋아하는 편은 아니였기 때문에)
어느 위치에 어느 악기들이 위치하고 특히 관악기 같은 경우는 어떤 악기가 무슨 악기인지 소리를 듣고 구분하거나 실제로 보고도 알아보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이 부분에서 그 소리가 엄청 좋았는데, 눈앞에 뻔히 보고도 그게 무슨 악기인지도 모르는거다. 어찌나 내 자신이 한탄스럽던지! 이래서 배경지식은 중요하다. 후.. 공부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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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다메 칸타빌레를 보다보면 남자 주인공 치아키(지휘자 지망)를 좋아하는 팀파니 연주자 마스미가 나온다.
그러던 어느 날 치아키가 오케스트라 연습을 구경오게 되고
마스미는 오케스트라 전체의 분위기와 연주에는 상관을 다해 최선을(?) 다해 무한 열심히 팀파니를 두드리다가 결국 지휘자에게 "팀파니, GET OUT!!"이란 소리를 듣게 되는 그 장면이 있다.
바로, 이 장면! http://blog.naver.com/joan0527/110012455443
만화를 보다가 꽤 인상깊었었나보다.
팀파니란 악기는 그저 북으로만 알았는데 요번 오케스트라에선, 왠지 유심히 관찰 해 보고 싶어졌다.
오케스트라에서 팀파니를 맡으신 분은 멀리 3층언덕에서 보기에도 흰머리가 지긋한 노년의 신사분이셨다.
점잖고, 힘차며, 정도 있는, 그러고 신중한 연주를 보여주신 귀여운 할아버지.
신기한 것은 정말 여러 종류의(거의 10가지는 되어 보이는) 채가 존재해서 그것을 바꿔가며 연주를 하셨고
연주 중간 중간에- 팀파니 위에 머리를 대고 무언가를 조정하고 계셨는데 궁금해 찾아보니, "막의 장력(張力)을 연주자가 조정해서 조율하는데 대체로 5도의 범위에서 변화시킬 수 있다."란다. 막을 조정하여 미묘한 울림 소리를 변화시키는 것이였다. 아- 신기해!!
나중에 나오면서 팀파니 멋있었다는 얘기를 어르신들과 다들 나누면서, 한두번 울리는 심벌즈나 트라이앵글, 탬버린- 그러한 타악기들. 자신이 나오는 그 한 두번의 순간 - 그 순간을 위해 그들은 1시간 가까이 되는 교향곡 전체를 외우고 함께 연습하고, 내내 유심히 듣고, 나올 부분을 정확히 맞추어 나오는 그 모습이 정말 아름답지 않은가. 작은 역할이지만 없어선 안될 큰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연주자들이 얼마나 멋있던가. 그러한 얘기를 했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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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스트라 음악 듣는게 별건가, 그저 고상한 척하는 건 아냐?
다를게 무엇일까? 얻는게 무엇일까? 라고 생각했한 편견
숨어있던 타악기와 목관악기의 발견
그리고 그 속에서의 즐거움.
30일날 공연했던 차이코프스키의 비창과 베토벤 전원 교향곡에 대한 아쉬움 만이 남았던 (아 그 유명한 곡들을 여기서 들었다면 새롭게 느낄수 있었을텐데!!!!)
그랬던 충분한 가치의 공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