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6월 6일(금) 0:56 [오마이뉴스]
[오마이뉴스 오마이뉴스 기자]현장 취재 : 전관석 안홍기 이경태 송주민 / 총괄 이한기 기자
사진 취재 : 권우성 남소연 유성호 기자
동영상 취재 : 김윤상 김호중 문경미 박정호 엄수용 / 총괄 이종호 기자
편집 : 권박효원 최유진 기자
[26신 : 6일 오전 11시 10분]
길거리 MT 본격화, 노숙하고, 밤새 시험공부하고...
서울광장에서의 '국민MT'가 본격화되고 있다. 돗자리를 깔고 아이들을 길거리에서 재운 시민도 있고, 자료를 잔뜩 싸들고 와서 밤새 길거리에서 시험공부를 하는 대학생도 있다. 시험을 끝내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참석해 시민들이 나눠준 '아주 특별한' 김밥과 라면으로 아침을 때우는 사람들도 있다.
오전 11시, 서울광장 한편에 마련된 서울지역 대학생이 농성하고 있는 천막 앞 게시판에는 시민들의 격려 글이 쇄도하고 있다.
"젊은이들이 행동해야 나라가 바뀝니다", "대학생 여러분 자랑스럽고 사랑합니다"라는 등이 글이 적혔다. "좀 더 노력하라"는 시민들의 쓴소리도 있었다.
서울광장 또다른 한편에 3.3㎡ 남짓한 돗자리에 두 아이와 함께 앉아 있던 허인숙(42)씨가 눈에 띄었다. 허씨는 "어제부터 왔다, 어젠 세종문화회관 인근에서 잤는데, 주위 사람들이 박스 등을 가져다 줘 잘 잤다"며 "72시간 함께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허씨는 "지난 주말에도 나왔는데, 초등학교 3학년인 쌍둥이가 물대포 맞은 대학생들 쬐라고 모닥불도 피웠다"며 "아이들에게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서울플라자호텔 쪽 서울광장에는 재밌게 웃고 즐기고 있는 여고생과 대학생들이 눈에 띄었다. 취재하려 하자, 이들은 웃으며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며 되려 기자를 취재하려 했다. 발랄함이 느껴졌다.
대학교 1학년인 백하나(19)씨는 "다음주부터 시험 기간이라며 프린트를 가져와 밤새 여기서 공부하면서 시위에도 참가하고 있다"며 "사실 공부보다 이 문제가 더 중요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백씨는 "시민들이 가져다 준 김밥과 라면으로 아침을 때웠다"며 "72시간 끝까지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옆에 있던 변선희(18)양은 "어제부터 나왔다, 너무 심각하게 할 필요 없다, 괜히 그러다 스트레스 너무 많이 받는다"며 "어제 시위할 때 웃고 노래하고 춤추면서 구호를 외쳤다"고 전했다. 변양이 취재하고 있는 기자를 흉내내자 인근 기자들의 카메라 세례를 받기도 했다.
외국의 사진학교에 진학하기 위해 검정고시를 마치고 집에서 공부하고 있다는 변양은 "먹을거리는 물론 시민들이 담요, 이불도 가져다 줬다"며 "완전히 엠티 분위기다, 놀 준비가 끝났다"고 덧붙였다.
[25신 : 6일 오전 10시 20분]
현충일 싸이렌 소리에 일제히 묵념
[오늘일정] 서울광장 누리꾼 모임,
홍대 밴드 공연, 대행진
'72시간 국민MT' 둘째날인 6일에도 시청 앞 광장과 대학로 등지에서 행사가 예정돼 있다. 다음 아고라 등에서는 네티즌을 중심으로 "낮 12시 시청광장에 1000만명이 모이자"는 논의가 급속도로 전파되고 있어, 얼마나 많은 시민들이 대열에 합류할 지 주목된다.
오후 3시에는 '밴드 더 문'을 비롯해 홍대 클럽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는 '하이 미스터 메모리', '바드 프로젝트', '아이러닉 휴' 등의 인디 뮤지션들과 청소년 힙합 그룹 등이 서울광장에서 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오후 4시에는 대학로에서 광우병 대책회의가 주최하는 '고시철회, 즉각 재협상을 위한 범국민대회'가 열릴 예정이며, 이들은 행사를 마친 뒤에 서울광장까지 행진을 해서 '30차 촛불문화제'를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앵-앵-앵-.
오전 10시,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에 울려퍼진 현충일 싸이렌소리다. '운하백지화국민행동', '서총련', '전교조', '시민네트워크 국민의 힘' 등 서울광장에 쳐진 26개의 천막에서 하루 밤을 지샌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일제히 묵념을 올렸다.
시청 광장 주변에는 현재 500여명의 시민들이 모여있다. 정오에 서울광장에서 예정된 누리꾼들의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시민들이 모여들고 있다. 좀 일찍 도착한 시민들은 안티조선 판넬 전시회 등을 둘러보거나 삼삼오오 모여 '길거리 시국토론'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 최재성 의원은 여러명의 시민으로 둘러싸여 있다. 한 시민은 "민주당은 왜 이리 뒤늦게 결합했는가"라고 문제를 제기하자, 최 의원은 "17대가 가축전염병 예방법, 재협상 촉구 결의안 등을 통과시키면 큰 성과이기에 그걸 위해 노력해왔지만 실패했다"면서 "그래서 가두로 나왔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한편 서울광장을 '장악'한 '대한민국 특수임무 수행자회'는 오전 9시부터 추모제를 열고 있다. 하지만 이 추모제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예비군복을 입은 한 시민은 "당신들 스스로 얼굴 깎아먹는 것"이라고 항의하기도 했다.
인천에서 왔다는 서정삼(36)씨는 수행자회원들이 이봉창, 안중근 의사의 대형 사진을 판넬로 설치한 것을 보고 "왜 그분들의 욕을 보이느냐"면서 "국민들이 이 말도 안되는 짓거리를 봐줘야 하나"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그는 현재 '독재학생 이명박 신의'라고 적힌 스티로폼 판넬 앞에 촛불을 켜놓고 "후손들이 못나서 이 열사들을 욕보이고 있다"고 말하면서 절을 하기도 했다.
경찰과 광우병 대책회의 관계자들은 수행자회원들과 시민들의 충돌을 막기 위해 현장에서 서울광장으로의 출입을 막고 있다.
[24신 : 6일 오전 7시 50분]
집회시작 12시간이 지났다. 분주하던 시청 앞이 잠시 차분해졌다. '정비중'인 셈이다. 많은 참가자들이 아침식사를 하기 위해 청진동이나 종로쪽으로 이동했으며 천막을 지켰던 단체 활동가들은 천막 청소를 하고 있다. 시청역 5번 출구 근처에서 한 참가자가 유쾌한 일인극 마당을 벌여 60여 명 참가자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이외에 20여 명의 참석자들은 꿋꿋히 서울광장 주위에 앉아 다음 일정을 기다리고 있다. 서울광장 안에 들어가 있는 북파공작원들과 간헐적으로 말다툼이 있지만 일시적이다. 커피를 타 나르고 생수와 김밥을 나눠주던 자원봉사자들도 잠시 쉬고 있다.
기자로서는 취재거리가 별로 없는 시간. 하지만 이런저런 평론과 말은 넘치는 공간. 참가자들 옆으로 가 대화를 엿들어봤다.
#1. 이 둘은 서로 모르는 사이다.
20대 여성 : 곧 이명박 대통령이 현충원으로 갈 텐데 우리도 그냥 여기 이렇게 있는 것 보다 그리로 가는 게 좋지 않을까요?
40대 남성 : 글쎄요. 제 생각엔 우리가 이 곳을 72시간동안 꾸준히 지켜내고 버티는 게 더 무서운 거 아닐까요. 저는 여기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0대 여성 : 여기서 이런 꼴(북파공작원 108배) 보면서 있는 게 너무 화가 나서요.
40대 남성 : 그래도 우리는 시청과 광화문을 지키기로 약속하고 나온 사람들입니다. 감정적으로 나가면 안되요.
논쟁이 점차 뜨거워질 것 같자 주위에서 만류. 결국 이 20대 여성은 다른 사람들에게 현충원으로 간다고 공개발언한 뒤 친구 4명과 함께 시청을 떠났다.
#2 이 둘은 서로 친한 사이다.
50대 남성 : (북파공작원을 쳐다보며) 청와대 작품이야 작품. 이게 모야 도대체. 이것 참...
50대 남성 : 내가 그걸 모를까봐 나한테 말하는 거냐? 누가 봐도 뻔하지. 할 일이 없어서 종일 절만 하고 앉았으니. 아니 그 고생했다면서 왜 저렇게 이용당하는 거야.
#3. 이 둘은 부부다.
50대 부인 : (역시 서울광장을 바라보며) 이명박이 참 별짓 다해.
50대 남편 : 그러길래 왜 뽑았어?
50대 부인 : 내가 뽑았어?
50대 남편 : 어. 너 진짜 안 뽑았어? 진짜? 돈 벌어준다니까 뽑....
50대 부인 : (목소리를 높이며) 진짜 안 뽑았다니까.
#4. 이 둘은 친구다.
30대 남성 : (꾸벅꾸벅 졸다가 갑자기 친구에게) 야, 우리 꼭 72시간 버티자.
30대 남성 : (하품하며) 아이구~~~~
#5. 한 천막 안. 5명의 사람들이 컵라면을 먹고 있다. 먹으면서도 시국토론. 2명이 붙었다.
"근데 이거 어떻게 되는거야. 이명박이...."
"뭘 어떻게 해. 끌어내려야지"
"야. 아무리 밉더라도, 말이 그렇지 끌어내리면 그 담엔 어쩔거냐. 국민 더 피곤해져"
"야. 그러면 그냥 이대로 가자는 거냐. 분위기 봐라. 앞으로 뭘 할 수 있겠냐. 정치 생명 끝난 거 아니야."
"좀 쪽팔리더라고 확 그냥 재협상 화끈하게 하고 버텨야지. 나라 힘들어진다."
"야 너 집에 가!!"
[23신 보강 : 6일 오전 7시 32분]
시청광장에서 국민MT 새 아침 맞는 시민들
새벽 5시 30분 자유발언이 모두 끝나자 광우병 국민대책회의가 시위대에 제안했다.
"오늘 낮 12시와 오후 4시에 시청앞과 대학로에서 각각 대규모 행진이 있으니 지금 시청광장 쪽으로 이동해 힘을 비축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시청광장 천막에서 새우잠을 청하던 관계자들은 광화문 시위대의 분주한 이동으로 인해 잠을 깨고 천막에서 나와 새 하루를 맞이하고 있다.
'시청 천막파'와 '광화문 시위파'는 서로 라면과 김밥을 교환하며 허기를 달래고 있는 중이다.
시청앞 잔디광장에서는 여전히 북파공작원들이 2인1조로 108배를 진행하고 있다. 현장에 속속 도착하고 있는 시위대는 시청 앞에 질서있게 앉아 '함께가자 우리 이 길을'을 부르고 있는데, 북파공장원을 처음 목격한 참가자들은 격하게 항의하기도 했다.
한편 라면과 김밥으로 배를 채운 시민들은 한판 마당놀이를 벌이고 있다. 현재 촛불문화제 스타 '청계천 쥐약장수'가 활약 중이다. 평범한 자영업자인 그는 이미 전날 밤 시민들 앞에서 삶은 감자 여섯 개와 생수 한 병을 준비해 오늘 이 자리를 떠나지 않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을 위한 기도문을 올렸다.
사랑과 은총으로 풍성한
우리주 예수 그리스도
어리석은 명박이가 더이상
개쪽 당하지 않고
고향으로 안전하게 내려갈 수 있도록
도와주시고
주님의 이름으로 탄핵시켜 주십시오
탄핵을 믿습니까? 할렐루야
사람들은 그의 기도문에 자지러지면서 '믿습니다' '아멘'을 번갈아 외쳤다. 청계천 쥐약장수가 "절대군주 시대에 왕보다 20~30살 많은 신하들이 왕이 잘못한 일이 있으면 '통촉하여 주십시오'라고 말했다, 그래도 안되면 소복이라도 입고나와 무릎 꿇고 석고대죄라도 드렸는데 지금 이명박이 미친 쇠고기를 들여오겠다는데 신하된 자들이 그 '통촉하여주시옵소서'도 안한다"고 비꼬자 사람들이 박수를 치기도 했다.
지금 현재 마당놀이 현장에선 시민들이 모두 각설이 타령을 부르고 있다. 시민들은 "오늘은 평화제로 들어가는 날이고, 이명박을 몰아내는 날"이라면서 각설이타령을 개사해서 부르고 있다.
'국민 MT' 그 이튿날 아침이 시작되고 있다.
[22신 : 6일 새벽 5시 25분]
'아침이슬' 부르며 아침 맞은 시위대
여명이 밝아오고 있다.
자유발언을 하며 또는 들으며, 때론 분노했다가 때론 낄낄대던 시위대는 '아침이슬'을 부르며 국민MT 이틀째 날을 맞이하고 있다. 태평로나 세종로 쪽에는 이따금씩 신문지나 우비를 깔고 자는 사람들도 눈에 띄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무리를 지어 앉아 노래를 부르거나 게임을 하고 있다. 조금씩 쳐져 있던 사람들도 기지개를 켜거나 몸을 가볍게 풀고 있다.
대학생 김경석(23)씨는 "전혀 피곤하지 않다, 친구 5명과 오늘도 계속 시청 앞과 광화문을 왔다갔다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시위대 사이에서 '아~우~~~웃' 구호가 유행이다. 한 사람이 '이명~박'이라고 외치면 주위의 사람들이 '아~우~~~~~웃', '미친 소!'라고 외쳐도 역시 '아~~우~~~~웃'. 동튼 새벽 까르르 웃음이 경쾌하다.
난데없이 대학생들 사이에서 '이명박을~밀어주자~'라는 노래가 나왔다. 사람들이 매섭게 쏘아보자 웃으며 '63빌딩 옥상에서~'라고 소리 지른다. '조선일보 옥상에서~' '동아일보 옥상에서~' 금방 변형이 나온다. 다시 까르르.
새벽이 되자 사람들이 또 분주해졌다. 4~5명의 대학생들은 손수 커피를 타서 시위대에게 나눠주고 있고 쓰레기를 줍는 자원봉사자들의 모습도 눈에 띈다. 멀리 신문로·종로 쪽으로는 버스 첫차가 운행을 개시했으나 회차하고 있다. 태평로쪽에서 종로쪽을 통행하는 버스는 정상운행하고 있다.
자유발언대는 여전히 줄이 길다.
한 대학생은 "오늘 여자친구와 사귄 지 2년째 되는 날인데 여자친구는 병원에 있다, 지난 1일 새벽 경찰의 강제진압에 부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너무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한 초등학교 교사는 "경찰이 촛불집회에서 발언한 교사를 학교로 찾아와 신원을 조사했다고 하는데 우리 학교도 찾아오나 한번 테스트하려고 나왔다, 32명의 반 아이들이 지켜보고 있다"라고 말해 시위대의 큰 박수를 받았다.
[21신 : 6일 새벽 4시 45분]
"엄마 늦게 들어가서 미안해, 나라 살리느라 좀 바빠"
6일 새벽 4시, 집회 시작 9시간째. 마이크마저 목이 쉴 정도의 시간이 흘렀건만, '자유발언' 대기자는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시간이 지날수록 광화문 광장의 열기는 식기는커녕 더 달아오르고 있다. 신문로 쪽에 마련된 간이 발언대에도 발언을 요청하는 행렬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고작 몇 분의 발언을 하기 위해 2시간을 기다리는 수고도 아끼지 않고 있는 것. 발언자 중 한 명은 오랜 시간을 기다렸음에도 발언대에 올라 "여러분 사랑합니다", 딱 한 마디를 하고 내려갔다.
태평로 쪽에서 축제를 즐기던 인파들도 발언대가 있는 쪽으로 이동, '소통의 광장'에 참여하고 있다. 이 곳 발언대에서 진행되고 있는 발언들을 날것 그대로 중계한다.
한 여고생 "맨날 공부만 하라고 하지만, 공부가 인생의 전부가 아니잖아요. 그리고 엄마 미안해. 오늘만 늦게 들어갈게. 내가 나라 살리느라 좀 바빠."
초등학생 자매 "광우병이 너무 무서워요. 친구들이랑 고기 편안히 먹게 해주세요."
한 대학생 "파도를 넘어야 한다. 넘실대며 우리를 막을 것이다. 파도를 넘어야 승리의 바다로 나갈 수 있다."
한 회사원 "아까 광화문에 있는데, 이순신 장군이 말했다. 이명박의 죽음을 모든 국민에게 알려라."
한 대학생 "내 조카를 보면 불안하다. 무슨 짓을 할지 몰라서…. 이명박 대통령이 딱 그렇다."
또다른 대학생 "시위 나가는 사람이 할 일 없는 사람이라고? 그럼 나는 취미로 나왔나. 그럼 소개팅 가서 '제가 취미가 시위가는 건데, 내일 큰 시위가 있는데 같이 가실래요' 이래야 하나."
[20신 : 6일 새벽 2시 50분]
광화문에 '김밥부대' 떴다... 전경과도 나눠먹어요
6일 새벽 2시30분, 갑자기 광화문이 크게 술렁이기 시작했다. 강력한 원군, '김밥부대'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김밥조공 왔습니다'라는 펼침막을 들고 '우리는 무적의 김밥부대다'는 조끼를 입은 이들은, 홀연히 나타나 시위대들 사이에 김밥과 초코파이를 내려두고 금세 사라졌다. 그들이 두고 간 김밥에는 이렇게 써 있었다. '함께 참여하지 못한 미안한 마음, 김밥으로 대신함을 용서해주세요-국내외배후시민 등'
그리곤 다시 진풍경이 벌어졌다. 시위대들이 저마다 김밥과 초코파이를 배급받기 위해 전력질주하기 시작한 것. 하지만 역시 시위대. 시위대는 전경들에게 김밥과 초코파이를 던져주는 동지애를 발휘하기도 했다.
[19신 : 6일 새벽 2시 30분]
광화문 사거리에서 일렁이는 '국민 촛불 장기자랑'
덕수궁 앞에서 시작된 촛불집회가 이제 막 7시간째를 맞았다. 오로지 '시청 잔디광장'만 제외하고 광화문 일대 모두가 촛불 물결로 일렁이고 있다. 그야말로 축제의 한마당이다.
경찰청이 있는 서대문 쪽에선 말이 끊이지 않고, 세종로에는 노래가 끊이지 않는다. 가족끼리 즉석 장기자랑을 하기도 하고, 보다 더 뜨거운 시국토론을 벌이는 사람들도 있다.
광화문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축제는 아직도 65시간이나 남았다.
[18신 : 6일 새벽 2시]
양초 떨어지면? 휴대폰 켜면 되고
사직터널과 서대문 미근동 경찰청 왕복투쟁을 하던 시위대가 다시 광화문으로 돌아왔다. 광화문에서 문화행사를 벌이던 시위대는 큰 함성으로 이들을 맞았으며, 무대 주변에 모인 참석자들은 휴대폰 액정 불빛을 흔들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현재 무대차에선 대학생들의 자유발언이 진행되고 있고, 경찰버스 근처에선 작은 음악회가 계속되고 있다. 한양대 학생들이 '애국가'를 '고음불가' 버전으로 불러 좌중을 한바탕 웃기기도 했다. 이외 거리에 있는 시민들도 '아파트' '연가' '사노라면' 등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 일민미술관 건물 앞에서 펼쳐지고 있는 난타 공연도 여전히 인기다.
광화문은 지금 종합문화 멀티플렉스다.
[17신: 6일 새벽 1시 40분]
경찰청 앞 시위대 "다시 청와대로!"
경찰청에 있던 시위대가 6일 0시 20분경 다시 청와대로 향했다.
시위대 중 일부가 "청와대로 가자!"고 외쳤고, 이에 술렁이다 청와대로의 행진을 시작한 것.
이들은 0시45분경, 다시 꽉 막힌 사직터널 앞에 도착했다.
여전히 경찰버스가 사직터널 앞을 막고 있었지만, 시위대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이리저리 몰려다니면서 우회할 수 있는 길을 찾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들이 가는 길목마다 경찰버스가 '떡' 하니 막고 있었고 결국 시위대는 뜻을 이루지 못한 채 "평화시위 보장하라, 평화행진 보장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다시 광화문으로 돌아가고 있다.
이들이 우회도로를 찾느라 골목골목을 돌아다니는 바람에, 지역 주민들이 밖으로 나오기도 했지만, 큰 항의는 없었다.
[16신 : 6일 새벽 0시 30분]
전경과 야식 나눠먹는 시민들 "MB 때문에 너희들도 고생이다"
수행자회는 시청 광장에서 쉰다
밤 12시 현재, 시청 광장은 여전히 북파공작원들이 점유하고 있는 상태다. 108배도 모두 끝나고 공작원들은 잔디광장에 앉아 쉬고 있다.
촛불을 든 참가자들과 간헐적인 다툼이 발생하고 있지만 경찰이 행사장 주위를 둘러싸고 있어 심각하게 번지지는 않는다.
지나가던 촛불들은 참여연대 천막 옆에 설치된 스크린에 중계되고 있는 생중계에 발걸음을 멈추고 있다. 마침 시청 상황이 생중계되고 있어 사람들이 자기 주위를 신기하게 돌아보는 등 호응이 뜨겁다 .
사람들 반응도 다양하다.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들은 댓글 창을 거론하며 "저건 누가 저렇게 정신없이 쓰는 거야"라고 말하기도 하고, 회사원으로 보이는 넥타이부대 2명은 여기저기 돌아다니지 말고 라면 사다가 이 앞에 앉아서 보자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광화문 사거리 이순신동상 앞. 6일 0시 10분 현재 전경과 시민과 기묘한 교감이 이뤄지고 있다.
한 시민이 편의점에서 사들고 온 빵과 우유·소시지·초콜릿 등을 전경버스 위로 하나 둘씩 먹으라며 던져 올리고 있다. 전경들도 이를 거부하지 않고 하나씩 받았다.
주변에 모여있던 시민들도 박수를 치며 "이명박 때문에 너희들도 고생이다"고 외쳤다.
"빵과 우유 등을 모두 던져올린 시민이 "나는 뇌물 줬다, 형은 건드리지 마"라고 외치자, 전경버스 위에 설치된 바리케이드 위로 손이 하나 올라와 시민을 향해 흔들었다. 이에 시민들은 "노래해, 춤도 춰"를 연호하고 있다.
한편, 전경버스에는 '불법주차' 스티커 뿐만이 아니라 현수막도 여러 개 걸려있다. 이 현수막에는 "촛불시민 10만명이면 들고온 카메라가 5만대다" "때릴 때 조심해라, 찍히면 인터넷 스타" "잊지 마라, 채증은 시민들이 더 잘 한다" 등의 내용이 적혀있다.
엄지의 KO승! 통신사보다 빨랐다
☞ #5505! 지금 바로 엄지뉴스 보내세요~
오늘도 디지털 게릴라 엄지족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엄지족('7425')으로 변신한 문경미 동영상팀 기자가 수행자회 '국민 엠티' 방해작전을 독자들에게 알렸다.
오후 2시 47분의 일로 텍스트로 정리된 기사나 통신사 기사보다 빨랐다. 말 그대로 '속보'다.
'8381'님은 서울 세종로의 '전경버스 블록 쌓기'의 생생한 현장을 폰카로 담아내기도 했다. 그는 "닭장차 블록 쌓기 시작!!! 매일 보는 건데 볼 때마다 흥미진진합니다ㅋㅋ"라며 사진에 생생한 해설도 덧붙였다.
엄지족들은 시민들의 아름다운 손길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모양이다. '0268'님은 '아름다운 손길들'이라는 제목으로 시민들이 서울광장에 산더미만큼 쌓인 양초와 종이컵을 정리하는 모습을 '엄지뉴스'에 보냈다.
'8104'님의 사진도 감동적이다. 아이들의 미래를 걱정하는 엄마들의 모임이라는 '미인계'에서 시민들에게 지원한 물품 상자를 찍어 보냈다. 참, 미인계는 아이들의 '미'래를 걱정하는 '인'간성 좋은 엄마들의 '계'모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