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과열이라는 점, 우려되는 점이 많습니다.
점차 시위구호가 바뀌는 것도 문제지만, 유난히도 주말 집회만이 격렬한 충돌이 일어나는
이유는 이해하기 힘들군요. 어제 시청에 갔을 때만해도, 상당한 질서가 이루어 지고 있었고
자신의 입장을 즐겁게 주장하고 있었는데....
도데체 청화대로 무조건 진출하려는 이유도 모를 일입니다. 차라리 청화대로 들어가는 초입
에서 토론회를 개최하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청화대에 부담을 줄 수
있고, 이를 외신에서 취재해 간다면 더더욱 정부에 압박을 줄 수도 있을텐데 말입니다.
오늘 전임 대통령도 언급했지만, 청화대로 가는 것은 지나친 과열이라 생각됩니다. 시민 여러
분들. 불과 몇달전에 2000표차로 당선된 대통령 입니다. 아무리 잘못된 일을 하였다고 해서
심각한 명백한 내란죄가 성립되는 죄악을 지니지 않은 이상, 정부를 끌어 내리고자 주장하는
그것 역시 헌정을 무너뜨리는 일은 아닌지 고민해 보게 됩니다.
대화와 타협도 필요합니다. 그리고 더 좋은 대안도 필요합니다. 현정부가 퇴진하면 시민 여러분
은 대안이 있으십니까? 진짜 대안이 있으면 모르되, 그렇지 않다면 지나친 돌발 행위는 삼가서
괜히 시위 자체가 불순한 배후세력이 있다고 오해하도록 책 잡혀선 안됩니다.
상고하기에, 지난 1980년 전국의 대학생들이 서울역에 모였습니다. 당시 전두환 신군부를 몰아
내고자 하는 열기에 몰려든 엄청난 임파의 대학생들! 그러나 청화대로 나아갈지, 아니면 여기서
자신들의 입장을 내 놓고 시국선언을 할지, 사전에 명백한 대안 없이 나간 결과는 너무나 참담
했습니다.
결국 당시 군부는 이를 빌미삼아 다음날 5월 17일 0시를 기해 비상게엄령을 전국으로 확대 하 였고 결국 광주의 끔찍한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6월 항쟁은 바로 바로 5월 16일 서울역 모임에서의 뼈 아픈 실책이 교훈이되어 이룩한 결과 였죠.
그러나 그런 6월 항쟁또한, 그 뒤로 별 대안없이 지역 할거주의의 어둠에 빠져, 결국 시민사회는
분열되고 지역주의식 정권구도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지금 연대하여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고, 부당한 정부에 항거하는 것은 분명한 올바른 저항권 입니다.
그러나 저항권이 이를 넘어서 헌정을 무너뜨리고자, 아니면 대안없이 무조건 밀어 부치자는 것은 아닙니다. 분명 1987년 당시의 정부와 지금의 정부는 너무나 다릅니다. 시민 여러분들. 진정 왜 시위를 하는 것인지. 그리고 어디까지 선을 그어야 하는 것인지는 정말로 생각좀 하셨으면 합니다.
언제까지 시위만 해서는 안됩니다. 대통령이, 그리고 현 정부가 갈팡지팡 하면 여러분이 직접 그 길을 제시하셔도 됩니다. 부디 무조건 덮어놓고 시위가 아닌, 냉철한 이성과 토론, 자율적인 외침이 있는 세계적인 시위로 역사에 남기를 간절하게 바라는 맘으로 이렇게 부족하게나 한 글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