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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말하다 - #139

강재진 |2008.06.11 10:44
조회 107 |추천 0


 

 

- 오빠 어제 또 술마셨지?

 

여자가 쫙 째려보며 앙칼진 목소리로 말하자,

그때까지도 비몽사몽하던 남자는

 

- 아니야.

 

하지만 여자는 남자의 그런 못미더운 반응에 더욱 심증을 굳히죠.

 

- 아니긴 뭐가 아니야. 아직 덜 깬것 같은데, 아니 술을 왜 그렇게 마셔?

술이 그렇게 좋아? 그럼 나 말고 술하고 사귀던가.

 

여자의 계속되는 공격에 남자는 욱하고, 뭔가를 말하려다가 꾹 참으며,

 

- 야, 그런거 아니라고 하잖아. 내가 무슨 술을 마셨다고 그래.

 

하지만 모든 상황상 여자가 그 말을 믿긴 어렵습니다.

 

- 술 안마셨으면, 왜 맨날 비몽사몽이고 헤롱헤롱인데.

말해봐. 말해봐. 말해봐. 그리고 요즘 왜그래? 맨날 바쁘다고 집에 일찍 들어가잖아.

도대체 누구하고 그렇게 술을 마시는거야? 나하고도 같이 못 만날 사람이 도대체 누구야?

말해봐. 말해봐. 말해봐.

 

다 참을 순 있지만, 과음을 의심하는 여자의 공격에 마침내 울컥한 남자.

있는대로 억울한 표정으로는 주먹을 불끈 쥐고는,

 

- 그런 거 아니라니까.. 알지도 못하면서 나 진짜 이.. 아 몰라.

 

그런게 아니면 왜 말을 못하느냐.

그런게 있다고 하질 않느냐.

그게 도대체 뭐냐.

좀 있으면 알게 된다고 하지 않느냐.

아웅다웅 한참을 싸우던 두 사람. 여자가 마침내 총정리 공격을 시작합니다.

 

- 맨날 졸린다고 비실거리지. 눈동자를 빨갛지.

저녁 때는 나 떼어놓고 일찍 집에 간다지. 내가 의심 안하게 생겼어?

오빠가 다른 사람이랑 술 마시는거 아니면 뭐야?

그럼 오빠가 나 줄려고 쓸데없이 십자수라도 한단 말이야?

 

쓸.데.없.이.십.자.수

 

마치 티비 화면에 쿵쿵 자막이 한 글자씩 바뀌듯,

남자의 귀에 들리는 일곱 글자.

헌데 확 굳어지는 남자의 얼굴에 더 놀란 건 여자 쪽이죠.

 

- 뭐야, 오빠. 정말.. 십자수 하는거야?

진짜? 진짜? 설마.. 그때 내가 십자수 열쇠고리 어쩌고 했다고.

그거 때문에 밤마다 십자수 놓고 그랬던거야?

 

상황은 완전 역전.

지금 여자는 남자를 달래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 미안해. 미안해. 난 그것도 모르고, 난 정말 바보같은 애인이야.

 

그러면 남자는 입이 태평소처럼 나와 가지곤 이러고 있겠죠.

 

- 됐어. 쓸데없이 십자수나 놓는 남자한테 왜그래.

아이 됐어. 완성은 무슨 완성이야. 이제 니 이름 마지막 자만 놓으면 되는데,

우리집 개 줄꺼야. 우리집 개. 우리집 개가 좋아해. 십자수.

 

이젠 다 아는 것 같았는데,

그 사랑이 너무 넓어서 아직은 모르는 부분도 많나 봅니다.

 

 

 

사랑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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