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0611 경주시 외동읍 석계리 야산 일대.
행님, 아니 오빠 왔다 ! ;;;
알아보지도 못하면서 괜히 호들갑스레 반기는 진돌양.
역시, 밥 줄사람 알아보는 건 모든 동물들의 본능인듯. (특히 사람 -_-)
.......-9;텁-9;
-_-;;
그래도 반겨주니 고맙고 귀여워서 쓰다듬어 주려는데
덥썩 문다
뭐니 얘.
결국 진돌양의 근거없는 앙탈에 분개한 라띠노뱅은
버릇을 고쳐주기 위해
진돌양을 데리고 하루를 같이 -9;여행 모드-9;로 돌아다니기로 결심하고야 만다.
그가 -9;여행 모드-9;에선 5시간 쯤은 논스톱으로 걸어다닌다는 사실을 까맣게 모르는 진돌양은
그저 산책 나간다고 들떠서 뛰어 오르고 난리다.
눈치 빠른 녀석이라면
배낭까지 맨 걸 보고선 따라나서지 않을 만도 한데 말이지. 후후후
-9;오빠, 달려-9;
라고 재촉하는 진돌이.
이 녀석, 자기가 아는 길에서는 졸졸졸 앞서가면서 따라오라고 재촉한다.
하지만 오늘은 어드벤처란다 후후후.
집에서 슬금슬금 걸어서 산으로 올라갔다.
아직 적긴 하지만 그래도 계곡물이 좀 불어있었고,
나는 본능적으로 물을 건너가서 이것저것 살피고, 만지고 있는데
진돌양이 낑낑댄다.
아직 어려서 그런지 콸콸 소리내며 흐르는 물이 무서운 모양일세.
그러거나 말거나 언제나 그렇듯 썡하고 혼자 물을 건너고는
벌레 구경들 좀 하다가 돌아와보니
안절부절 못하고 기다리고 서 있는 진돌양.
그러니까, 저 포즈는 늠름한게 아니고
마음은 가고 싶은데 다리는 안 떨어지는 엉거주춤 자세인 게다. ㅎ
그러니까, 겨우 요 정도의 물이었다니깐 -_-;;;
고양이었다면 가볍게 점프해서 왔을텐데, 역시 강아지란 ;;
라띠노뱅의 끈질기게 설득 끝에 겨우 용기를 내서 건너오는 진돌양.
어드벤처는 역시 낯선 곳에 가는 거란 말이지,
아직 낯선 곳이 무서운 진돌양은 내 다리에 착 붙어다녔다.
꽤나 진땀 흘리며 낑낑 댄 소심녀 진돌양을 위해서
잠깐 쉬어가기로 했다.
음, 사실은 싸들고 온 점심을 먹으려고 쉬는 거지만.;
넓다란 바위를 발견하고 짐을 풀었다.
아무래도 방울 토마토, 포도 쥬스, 롤빵으로 이루어진 점심식사가 맘에 안드는 진돌양.
험한 산중에 홀로 버려질까봐 차마 성질은 못내고
잔뜩 억울한 표정만 짓고 있다.
진돌이가 살짝 가리고 있는 저 동동주는 내가 마신 게 아니오 -_-;
어느 날 공자의 제자 중 한명이 자다말고 일어나 흐느끼고 있었다.
기이하게 여긴 공자가 그 제자에게 물었다.
"무서운 꿈을 꾸었느냐?"
"아닙니다."
"그럼 불행한 꿈을 꾸었느냐?"
"아닙니다, 달콤한 꿈을 꾸었습니다."
"그런데 왜 울고 있는게냐?"
"그 꿈이 결코 이루어 질 수 없는 꿈이기 때문입니다."
생각해보니 정말 슬픈 이야기로군.
<달콤한 인생>은 채널CGV에서 꽤 자주 해 준다.
아무튼 바위 위에 누워 물소리를 들으며 누워있자니
마음이 차분해지고 편안해지면서
.....졸렸다. -_-;
겁주려고 산에 데리고 갔는데,
이 녀석 금새 적응해 버렸다.
후다닥 앞서 달려가더니
어설프게, 하지만 진지하게 풀 속에 몸을 숨긴다.
"까꿍!"
잔뜩 웅크리고 엎드려 있더니
나를 놀래키려고 튀어 나온다.
귀여워.
하지만 감정기복이 워낙 없는 라띠노뱅의 무반응에 실망한 진돌양은
두 번 다시 이 장난을 치지 않았다 -_-;
약간 삐졌나 ;;
동네에서 내려와 먼길을 나서 보기로 했다.
동네 어귀엔 꽤나 넓은 대나무 숲이 있는데,
여길 어슬렁대며 구경하고 있을 떄
근처 농장에 살고 있는 검둥개 수컷 한마리가 졸졸졸 진돌이를 따라 내려왔다.
하지만 냉정한 오빠는
그 녀석 너무 못생긴데다 배까지 나와서
너랑은 안된다며
진돌양에게 딱 잘라 말하고는
검둥개에게 돌을 던져 쫓아버린다.
아,
역시 라띠노뱅은 예쁜 진돌양의 2세를 비싼값에 팔아치울 목적으로
이렇게 운동을 시키고, 남친을 엄격하게 판단하는 것이었던가.
만약 이것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진돌양과 아랫동네 -9;저수지의 개들-9;은
라띠노뱅에게 경주시 외동읍 석계2리의 요직인
골목대장 퇴진 압력을 가할 정당성을 얻게 될 것이다.
...음, 몰라 어쩃든 그녀석 눈빛이 맘에 안들었어. 변태 아저씨 같았다구,
이 어린애를 . -_+ ;
동네 아래쪽엔 꽤나 큰 저수지가 있다.
"캬~ 진돌아 여기 정말 멋지지 않니?"
검둥개 딱지 사건으로 살짝 미안해진 라띠노뱅은
괜히 분위기를 띄워보려 오버해 본다.
하지만 이미 마음 상할대로 상한 진돌양은
"개 풀 뜯어먹는 소리하고 있네"라며
몸소 풀을 뜯어먹어 삼켜 버리는 단호한 모습을 보였다.
야, 미안하다니깐..;;;
깊은 상처를 받은 진돌양은
개 풀 뜯어먹는 퍼포먼스로는 모자랐는지
저수지에 투신을 시도하려 뛰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재치있는 라띠노뱅은
진돌양에게
"아랫 마을 구판장에서 소시지 사줄게!!"라고 외치며
힘들게 녀석의 마음을 되돌리는데 성공한다.
자, 여기서 <구판장>이 뭔지 모르는 사람 손! ;;
이거 세대 차이여, 지역 차이여? -_-;
석계2리 상권을 독점하고 있는 편의점, 석계 구판장에 도착.
어르신 한 분이 경운기 시동도 끄지 않으신 채
가게 안에서 막걸리를 걸치고 계셨다.
진돌양에게 소시지를 사주려고 구판장 안으로 들어섰는데
아뿔사, 지갑이 없는 것이다.
아니,,,저질 핑계가 아니라 진짜 없었다니까 ;;;
아무튼 멋쩍어서
괜히 어르신께 말을 걸어본다.
"어르신, 요새 기름값도 비싸다던데 잠깐 쉬시더라도 시동은 끄시는 게...."
"총각, 경운기 몰아봤는교? "
"아...아니요,"
"아,경운기 안 몰아봤음 말을 말어, 이사람아."
"....;;;;"
※ 유통기한 확인은 셀프다. >.<
도망치듯 구판장을 나와
석계리 문화예술회관 앞에서 한 숨 돌리며
은근슬쩍 극적으로 진돌양과 화해하는데 성공.
음. 가끔 오해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9;새마을 운동-9;은 아직까지 진행중인 지역사회개발운동이니까,
새마을 운동 깃발이나 모자를 보고 비웃는 대오는 범하지 않도록 .
진돌양과의 석계2리 어드벤처, 어쨋거나 해피엔딩!
p.s (구판장 어르신 호통은 픽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