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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

이세협 |2008.06.25 15:15
조회 45 |추천 0



온 종일 온 세상이 흠모하던


해가


들어간다


 


해가 없는 이 때가


등대가 일을 하는 때이다


지켜봐주는 이 하나 없는


긴 밤이 시작된다


 


오늘밤도 지나는 이 없어


밤새도록 맴을 돌며 빛을 짜내는 것이


또 헛일이 될지도 모른다


 


그렇게 밤을 지새기로 한다


언제 누구 하나라도


그 덕을 입을지 모를 일이라며


평생을 그래왔다


 


언제 누가 덕을 입었는지


알지도 못한다


찾아와 고맙다 하는 이 하나 없었으니까


그래도 괜찮다 한다


다만 누군가 덕을 입었으리라 믿고


그것으로 감사할 뿐이다


 


평생을 한 자리에 서서


맴을 돌며 마음을 주어왔다


다만 누군가 행복하게 되었으리라 믿고


그것으로 감사할 뿐이다


 


언젠가


더는 맴을 돌 수 없는 날이 올 때까지


있는 것 다 주고 싶다 한다


 


오늘밤도 등대는


홀로 맴을 돌며


하늘 아래 전부를 감싸안는다 

 

 

 

by 이세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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