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종일 온 세상이 흠모하던
해가
들어간다
해가 없는 이 때가
등대가 일을 하는 때이다
지켜봐주는 이 하나 없는
긴 밤이 시작된다
오늘밤도 지나는 이 없어
밤새도록 맴을 돌며 빛을 짜내는 것이
또 헛일이 될지도 모른다
그렇게 밤을 지새기로 한다
언제 누구 하나라도
그 덕을 입을지 모를 일이라며
평생을 그래왔다
언제 누가 덕을 입었는지
알지도 못한다
찾아와 고맙다 하는 이 하나 없었으니까
그래도 괜찮다 한다
다만 누군가 덕을 입었으리라 믿고
그것으로 감사할 뿐이다
평생을 한 자리에 서서
맴을 돌며 마음을 주어왔다
다만 누군가 행복하게 되었으리라 믿고
그것으로 감사할 뿐이다
언젠가
더는 맴을 돌 수 없는 날이 올 때까지
있는 것 다 주고 싶다 한다
오늘밤도 등대는
홀로 맴을 돌며
하늘 아래 전부를 감싸안는다
by 이세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