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고 싶었다. 갑자기.
배가 차서 싸르르 하고 아플 때의,
아직 확실하진 않지만
뭔가 나쁜 일이 있을 것 같은 미약한 불안감과 같이
언제나처럼 불현듯 찾아오는
글에 대한 욕망.
남몰래 지녀왔던 감정이.
뚜껑 아래 감춰져 있던 그 수면이 휘몰아쳐
더 이상 숨길 수 없게된 순간.
결국 또다시,
사회가 요구하는 '표현하지 않는 인간'으로 가장해왔던 것이 탄로나버렸다.
말하고 싶다.
지금 내가 느끼는 모든 슬픔과 절실함과,
아직은 아쉬움으로 이름지을 수 없는 은근한 통증과 가려움들.
이 마음을
그저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내버리고 싶지 않았다.
나는 말하고 싶다.
보여주고 싶다.
외치고 싶다.
내가. 살아있다고.
이런 감정과 생각을 지니고 분명 이 자리에서 숨쉬며 존재한다고...!
나를 모르는 사람들에게라도
날 알리고 싶을 정도로 외롭고 또 외로왔었다.
..이런.
스스로 말하는 것을 터부시하고 있었지만
결국 이 외롭다는 단어를 또 사용해버리고 말았다.
고독에는
가족조차도 채워줄 수 없는 영역,
사랑하는 사람마저도 채워줄 수 없는 영역이 존재한다.
그 절대적인 어두움을 넘어 내민 손을
잡아줄 수 있는 자가 있다면.
더 이상 어떻게 할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그 바로 앞까지 다가와
서로의 등 맞대고
체온의 따스함을 전해줄 수 있는 자가 있다면
그는 나의
종교가 될지도 모르겠다.
오직 신만이 그런 기적을 이룰 수 있는 건 아니라 생각하기에
나는 오늘도 손을 내뻗는다.
끝없이 텅빈 이 공허함을 가르고 달린다.
외친다.
완전에 가까운 소통에의 열망을.
처절한 허전함의 끝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