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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하반기 주요 이슈(1) - 3차 오일 쇼크 다가오나

권용민 |2008.07.03 14:05
조회 35 |추천 0

 유가의 빠른 상승과 함께‘제3차 오일쇼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6월초 미국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기준 국제 유가는 배럴당 140달러에 근접했는데, 이는세계 경제의 원유 의존도 측면에서 보면 2차 오일쇼크 시기와 유사한 수준이다.


 과거 오일쇼크 기간 중 세계 경제는 높은 유가 수준을 감당하지 못하고 수년 동안 큰 폭의 경기 침체를 경험했으며 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선 이후 경기가 안정을 되찾은 바 있다. 국제 유가가 전년 대비로 167.9% 상승한 1974년 제1차 유가파동 기에는 세계 경제 성장률이 전년도의 6.9%에서 2.8%로 급락했으며, 그 다음해에는 1.9%로 떨어졌다. 제2차 유가파동기에는 세계 경제 성장률이 1979년 3.8%에서 1982년 0.9%까지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그러나 현재의 유가 충격은 과거 오일쇼크 시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오일쇼크의 주된 원인은 공급 측면의 차질이었다. 제1, 2차 유가파 동기에는 중동전쟁, 이란혁명 및 이란-이라크전 발발 등으로 원유 공급이 크게 줄어든 바 있다. 특히 2차 오일쇼크 시기 원유 생산은 1979년 1일 생산량 6,600만 배럴에서 1983년 5,700만 배럴로 14.3%나 줄었다. 급격한 원유 공급의 축소가 제조업의 생산 차질로 확산되는 과정에서 전세계적 불황이 지속되었다.


 반면 현재 국제 유가의 급등 현상은 수요 확대에 기인한 바 크다. 선진국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10%의 고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중국을 비롯하여 개도국 경제가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세를 유지해 원유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석유 생산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원유의 공급이 기대만큼 늘어나지 않고 있어 장기적 공급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지만, 단기적으로 공급이 급격히 줄어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가격 상승이 수요를 둔화시키는 시장 메커니즘이 작용하게 될 경우 경제 성장이 멈추기보다는 둔화되는 수준에서 유가가 안정되는 시나리오를 예상해볼 수 있다.

원유 수요 둔화될 조짐
 원유 수요가 어느 정도의 유가 수준에서 본격적으로 줄어들게 될 것인지를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최근 들어 원유 수요가 줄어들 조짐이 나타나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세계 최대 원유 소비국인 미국에서 고유가로 인한 원유 수요 감소 전망이 제시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원유 소비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을 중심으로 금년 들어 물가상승률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그 동안 고유가에도 불구하고 개도국의 높은 원유 수요를 지속시켰던 유가 보조금 정책도 한계에 이른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등 일부 아시아 국가들에서는 보조금 정책의 폐기에 뒤이어 물가 급등에 항의하는 시위가 발생하고 있다. 중국이 보조금 정책을 고수하고 있지만 유가 급등으로 국내외 가격 차가 급격히 확대되고 있어 유가 상승분을 모두 보전해주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그 동안의 유가 상승으로 인한 영향이 향후 세계 각국의 경제에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조짐으로 평가해볼 수 있다. 즉 이는 세계 경제가 지난 5년간 기록해온 평균 5% 수준의 고성장을 포기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계 경제 둔화는 다시 유가안정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게다가 세계 각국에서 고유가에 따른 물가상승 우려가 고조됨으로써 미국을 비롯한 각국 시장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여, 그동안 ‘금리인하→ 과잉유동성 확대 → 투기수요 확대 → 유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어느 정도 완화될 가능성이 크다.


 특별한 공급 측면의 충격이 없다면 유가는 금년 중 배럴당 140~150달러 수준을 피크로 하여 안정을 찾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 평균 국제 유가는 WTI 기준 110~120달러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장기적으로 고유가 지속 전망
 중장기적으로는 원유의 공급 제약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유가가 원래의 낮은 수준으로 회귀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동안 세계 석유 생산 확대에 막대한 기여를 해 왔던 러시아의 석유 생산량이 금년부터 감소기‘( 피크 오일’)에 진입함에 따라 국제적으로 원유 공급의 피크가 가까워졌거나 이미 도래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주요 연구기관들은 세계 석유 생산량의 한계치인 전세계 기준의 피크 오일을 하루 1억 배럴에서 0.9억 배럴 내외로 하향조정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유가는 일시적으로는 하락세를 보이더라도 하락 폭에는 한계가 있으며 중장기적으로 상승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과거 오일쇼크 시기에 유가가 다시 원래 수준으로 낮아지면서 세계 경제가 안정을 되찾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고유가 지속이 세계 경제의 장기침체를 가져올 우려도 제기될 수 있다. 그러나 현재의 경제상황은 당시와는 다른 것으로 판단된다. 물량 기준으로 볼 때 원유가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꾸준히 감소해왔다. 80년 세계 경제의 원유 의존도는 7.3%였으나 2007년에는 가격 상승을 배제한 실질 기준 원유 의존도가 4.0%로 줄었다. 이는 그만큼 원유를 제외한 다른 부문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여지가 커졌음을 의미한다. 중국 등 개도국의 노동력과 선진국 기술의 결합에 의한 생산성 확대 여지가 커짐에 따라 세계 경제의 잠재 성장능력이 증대되어 있는 상황이다.


 결국 공급 제약이 장기 추세로 나타나면서 유가가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이에 따라 세계 경제의 고성장이 제약될 것으로 보이지만, 과거 오일쇼크 시기처럼 세계 경제가 심한 침체에 빠질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보인다.


 물론 공급 측면에서의 충격이 동시에 발생할 경우 오일쇼크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우려는 여전히 존재한다. 이스라엘이나 미국의 이란 공격 등 지정학적 리스크의 현실화로 인해 하루 수백만 배럴 수준의 공급 차질이 3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세계 각국의 원유 비축량을 고려하면 제3차 유가파동이 현실화될 수도 있다. 이 경우 국제 유가는 하반기 평균 배럴당 170달러 이상으로 상승하고 세계 경제 성장률은 2%대로 급락할 우려가 있다. 반면 인플레이션 확대와 이에 따른 긴축 기조 강화가 전세계적인 내수 경기의 위축으로 이어지면서 세계 경기가 크게 침체할 경우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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