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e 1 질 안 좋은 로미오
나보다 좋지 않은 지방대를 다니고 있다는 이유로 부모님은 남자친구를 크게 반대하셨다. ‘네 조건으로 왜 그런 남자를 만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게 명문대 출신인 부모님의 가장 큰 반대 이유였다. 하지만 내겐 그게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만난 첫날 우린 부모님이 집을 비운 사이 집에서 첫 섹스를 했다. 그 이후로도 주말마다 그는 내가 자취를 하고 있는 집에 와서 지냈고(동생들이 집에 있을 때도) 휴학 중인 나도 그의 자취방에 놀러 갔는데 우린 그야말로 ‘찰떡 같은 속궁합’을 100% 느끼는 사이였다. 그가 어느 날 ‘내가 수은이를 좋아하는 이유 10가지’라는 글을 주었는데 그중에는 ‘우린 운동(?) 호흡이 잘 맞으니까’라는 이유도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평일에는 서로 떨어져 있다는 사실이었다. 집이 지방인 나는 서울에서 남동생 둘과 아파트 전세를 얻어 살고 그는 집이 서울이고 학교가 나의 집이 있는 지방에 있었다. 그러다 보니 평일에 전화를 하면 난 그가 누구와 있는지를 항상 물어봤고, 연락이 안 되면 그의 주변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어 그가 같이 있는지 캐묻는 식이었다.
나의 집착하는 성격을 그는 피곤해했고 그를 싫어하는 우리 가족들과는 완전히 적이 되기 시작했다. 나와 통화를 하다 언쟁이 붙자 거리에 있는 공중전화 부스를 주먹으로 쳐 부수기도 하고 그의 생일에 내가 직접 차려준 생일상 앞에서 남동생과 싸워 동생의 이빨이 부러지기도 했다. 한번은 집에 그와 함께 있는데 엄마가 오시는 바람에 둘이 함께 집을 나가고 엄마는 ‘경찰을 불러서라도 너희를 잡겠다’고 길길이 뛰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화가 난 그는 나에게도 욕을 해대기 시작했는데 “너같은 X은 발가벗겨서 명동 한복판에 내놔야 해”라는 폭언도 서슴지 않고 했다. 결국 그와는 헤어졌지만 그 이후에도 무난한 남자에게는 호기심이 생기지 않는다. 이수은(28세·취업준비생)
problem 문제는 스스로를 로미오를 만난 줄리엣으로 착각했다는 점이다. 감당 못할 남자에게만 끌리고 게다가 집안의 반대까지 한몸에 안은 남자이니 얼마나 도전하고 싶은 상대였겠는가. 하지만 연애는 사점을 극복해서 금메달을 따는 게 성공이 아니다. 주변 사람들의 반대로 사랑 자체의 목적을 잃고 스스로를 차분히 돌이켜볼 여유가 없었다는 점이 문제다.
Case 2 서른이 되도록 자립 의지가 없는 의지 박약아
나름대로 파티 플래너라는 트렌디한 직업을 가진 남자였다. 부모님은 안 계시고 나이차가 많이 나는 누나 한 분이 미국 애틀랜타에 살고 있었는데 한국에는 혼자 있었기 때문에 외로움을 많이 타는 편이었다. 또 대학에서 전공한 관광경영학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업무 성격 탓에 늘 일에서의 갈증을 호소하곤 했다. 때문에 생활이든 일이든 늘 욕구 불만의 상태로 나를 만나는 것만이 오로지 그가 행복을 느끼는 시간인 듯했다. 만난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그는 자신과 함께 미국으로 가서 공부를 하자고 권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웃기는 건 결혼을 하고 가자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무작정. 난 방송국 PD를 꿈꾸고 있어 얼마 남지 않은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때였다. 사귄 지 한 달밖에 안 된 남자와 함께 뚜렷한 목적도 없이 그저 영어 공부나 하러 갈 나이도 아니었다. 게다가 결혼도 안 한 상태로 말이다. 그는 그 자신의 뚜렷한 플랜도 없이 이미 직장엔 사표를 낸 상황이었다. 잘 안 되면 누나에게 기대면 된다는 식인데다가 내게 내민 제안이 그렇게 한심하기 짝이 없으니 도대체 어떻게 믿으란 얘긴가. 결국 정신을 차리고 그와 헤어진 뒤 다시 언론 고시에 몰두했다. 이민영(26세·회사원)
problem 책임감 있게 생활하는 부모님의 모습을 본 적이 없어 그는 생활력이라든지 현실 감각이 결여되어 있다. 연애만 한다면 그의 우유부단하고 연약한 성격이 그리 큰 흠은 아니지만 결혼을 눈앞에 두고 있다면 이런 남자는 경계해야 할 대상 1호.
Case 3 지나치게 자유로운 라이프 스타일의 풍류남
그는 나보다 한 살 위의 음반 프로듀서. 하는 일도 멋지고 스타일도 멋져서 친구들도 모두 나를 부러워했다. 늘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잘해서 여럿이 있으면 화제를 이끌어가고 리더가 되는 타입이었는데 나도 그가 친구일 때는 그런 밝고 긍정적인 모습에 끌렸다. 그런데 가깝게 서로 만나다 보니 그는 별로 재미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어찌나 지루한지. 그는 무엇을 보든, 무엇을 하든, 어떤 이야기를 하든 뭐든지 일과 결부시키는 버릇이 있었다. 영화를 함께 보러 가서 내가 “저 장면, 감동적이지 않아?”라고 하면 “저 감독 특유의 장치지”라는 식. 게다가 웃는 포인트가 달랐다. 사소할지 모르나 이건 몹시 괴로운 노릇이었다. 서로 재밌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일치하지 않으니 함께 있어도 재미가 없었고, 문화적인 일을 하는 그의 취향에 내가 뒤떨어지는 게 아닌가 하고 생각하게도 되었다. 또 스타일이 좋은 대신 옷값으로 나가는 돈도 만만치 않았다. 경제 관념 없이 명품 옷을 사들이면서도 재테크에 대한 관심은 전혀 없었다. 만약 내가 대학생이라면 그런 그가 매력적으로 보일 수도 있었겠지만 스물여덟 살의 나에게 필요한 것은 그런 자유로운 라이프스타일의 남자가 아니었다. 손진명(28세·비서)
problem 분명 이런 남자와의 연애는 확실히 즐겁다. 이야기까지 잘 통한다면 말이다. 늘 새로움을 추구하고 새로운 화제를 몰고 다니기를 즐기는 그는 매력남임에 틀림없으나 서로 코드가 안 맞는다면 두 번 만날 필요가 없다. 결혼 상대를 찾는다면 신간 코너가 아닌 스테디셀러 코너에서 찾아야 한다.
Case 4 소유욕, 집착, 폭력의 화신
5년간 사귄 남자친구와 작년 말쯤에 헤어졌다. 그는 정말로 여자를 구속하는 타입이었다. 하루에도 4∼5번은 전화를 했고 내가 연락을 하지 않으면 화를 냈다. 미리 말하지 않고 쇼핑을 갔다고 화를 버럭 내며 내 아파트 벽을 내리쳐서 구멍까지 뚫어놨다. 대학교 1학년 때부터 사귄 같은 과 선배였기 때문에 난 학생 때도 아무 동아리에도 들 수 없었다. 소개팅도 못해봤고 짧은 스커트도, 가슴이 파ㅇㄴ 브이넥 티셔츠도 모두 금지였다. 심지어는 여자 친구 집에서 자는 것까지 그의 허락을 받아야 했다. 가끔씩은 자기 분을 삭이지 못해 가볍게 폭력도 휘두르는 편이었다. 그러다가 작년 크리스마스 직전에 그에게서 전화가 왔는데 “여자친구가 생겼으니 헤어지자”는 게 아닌가. 한편으론 잘됐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그 여자와 잘 안 되었는지 계속 전화해서는 “다시 시작하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다시 만나봤자 똑같은 결과일 게 눈에 보여 더 이상 만나지 않았다. 송지은(26세·공무원)
problem 터프한 게 꼭 남자다운 건 아니다. 자상하고 배려심 깊은 남자가 최고 남자다. 별로 챙겨주지도 않다가 갑자기 “나 너 없으면 안 돼”라고 한 마디 한다고 해서 그게 사랑의 증거는 아니란 말이다. 정신 차려라. 폭력까지 쓴다면 볼장 다 본 거다.
"여자를 괴롭히는 남자들에겐 한결같이 공통점이 있다"
막말한다 말을 막하는 것은 그가 자란 가정 환경에 스트레스가 많았음을 엿보게 한다. 위기의 순간에 냉정하게 대처하지 못하기가 쉽다. 게다가 가장 아끼고 보살펴야 할 사람에게 욕을 하는 건 수준 이하의 남자나 하는 짓이다.
먼저 사과하지 않는다 사과란 꼭 자신의 행동을 뉘우치는 의미만 있는 게 아니라 자신과 상대방의 찜찜한 마음을 거두고 싶다는 제스처이기도 하다. 그런데 상대방의 언짢은 마음을 뻔히 알면서도 아무 말 안 하는 것은 이기적이다.
감정 기복이 심하다 화를 냈다가 금세 웃으며 선물을 사주고, 하루에도 몇 번씩 기분이 왔다갔다 하는 타입의 남자는 좋은 남자일 수가 없다.
여자친구의 비중이 너무 없거나 너무 많다 메신저로 말 걸면 “오랜만이네?”라는 남자, 하루에도 열두 번씩 전화하는 남자. 둘 다 문제다. 여자가 인생의 전부인 남자도, 여자가 인생의 별 거 아닌 남자도 다 멀리 해야 할 남자다.
주변 사람들이 말린다 그의 문제를 나도 알고 내 주변 사람들도 모두 안다. 다만 나는 자신보다 그를 사랑하기 때문에 결점을 대수롭지 않게 넘기고 주변 사람들은 나를 더 사랑하기 때문에 내게 옳은 선택을 권하는 것이다. 사랑에 눈 멀어 있을 때는 이런 소리가 듣기 싫지만.
돌연 냉정해진다 휴대폰에 내 이름을 이름 그대로 저장하는 남자, 사귀고 있는데 “넌 여자로 안 느껴져. 동생 같아”라는 말을 버젓이 하는 남자. 내 앞에선 다정해도 내가 안 보는 곳에서는 차가운 남자는 뒤로 숨기는 것이 있다.
그가 한 잔인한 언어 폭력들
이런 말을 이제껏 한번도 들어보지 않았다면 그만큼 당신은 좋은 남자만 만나온 것이다. 세상에는 이런 말을 하는 상식 이하의 남자들도 있다.
-약혼까지 한 사이였다. 그런데 서로 현실적인 문제로 감정이 상하는 일이 생기자 돌변하기 시작했다. 처음의 예의 바른 모습은 어디 가고 나의 가족들을 가지고 시비를 걸기 시작했다. “솔직히 너희 집 사치하는 것도 마음에 안 들어. 너네 엄마 골프 치는 거 오버 아니냐?”라고까지 했다. 채현선(24세·대학원생)
-한참 싸우던 중 점점 수위가 높아지자 대놓고 “너 같은 여자는 성격이 이상해서 득이 될 게 없어”라고 했다. 그러는 자기는 얼마나 좋은 성격이기에 여자친구에게 그런 말을 퍼붓는지? 그런 말이나 하는 인간이라면 더 볼 것 없이 No다. 우지연(25세·회사원)
-친구로 지내다 사귀게 된 남자친구였다. 그래서 나의 과거 연애사에 대해 대략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나와 사귀자마자 단순한 친구일 뿐인 남자부터 사귀었던 남자까지 들먹이며, “너 남자 되게 밝힌다. 너, 변태냐?”라고 몰아세웠다. 미친 XX. 한승연(26세·방송작가)
-사귄 지 3개월쯤 되었을까, 남자친구는 계속 섹스를 하자고 졸랐고 난 확신이 없어서 늘 거부하고 있었는데 그가 “나랑 자지 않을 거면 헤어지자. 난 그런 여자랑은 못 사귀어”라고 선언했다. 그런 남자라면 그만 만나고 싶은 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박현진(27세·포토그래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