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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할머니 돌아가셨을때..

정애순 |2008.07.13 22:31
조회 101 |추천 1

군대 입대한지 얼마 안되서 이등병.. 공지합동 훈련때..

여느때와 다름없이 고참들의 갈굼을 받으며 훈련장에서 뺑이를 치

고 있었다..

평소때 나를 잘 갈구던 고참 한명이 급하게 뛰어와서 훈련중 쉬고

있던 우리 소대에 와서는... 나에게 하는 말..

"너희 어머니 성함이 정애순씨냐..??"

"행정반에 너 찾는 전화가 와있다!! 빨리 뛰어와!!"

무슨일인지 영문도 모른채 훈련장 행정텐트에 도착한 나는 중대장

님의 말을 듣고 전화를 받았는데 어머니가 우시면서 외할머니가 돌

아가셨다는 말씀을 하셨고...

난 그자리에서 다리에 힘이 풀린채 두 무릎을 땅에 떨구며 전화통

화를 하게 되었다..

 

나를 21년간 키워주셨던 할머니..

외할머니였지만 어렸을때 어머니와 아버지는 이혼을 하셨었기 때

문에 그냥 할머니라는 존칭을 쓰며.. 세상에서 가장... 그 누구보다

내가 가장 사랑했던 분이셨다..

어머니는 돈을 벌어야 했기 때문에 따로 살았었고.. 친누나와 나는

오로지 할머니께 의지하며 할머니가 해주시는 밥.. 할머니가 빨레

해주신 옷.. 할머니가 주신 용돈으로 어린시절을 모두 보냈었기 때

문에 아무리 성인이 되었다해도.. 아무리 군인이 되었다고 했어도..

너무나 큰 충격이 아닐 수가 없었다...

 

급하게 훈련중 청원휴가를 받아 집으로 이동하는 열차안에서도 거

의 2시간을 불안해하며 눈물을 닦으며 황급이 집으로 갔다..

친척들이 모여있고.. 또 다시 이동한 병원 영안실.. 그리고 이어진

외할머니 묘 장소로 이동...

이동하는 내내 울면서 할머니와의 추억.. 기억만 머리속을 스치며

지나갔다...

묘로 옮겨지는 외할머니의 묘..

그리고 더욱 더 쏟아지는 눈물...

정말 눈물이 모자를 지경이었다..

 

초등학교때 친구와 싸우든.. 동네에서 동네형에게 맞고 돌아오든..

할머니가 지켜주었고.. 공부를 못해도.. 가지말라던 동네오락실을

몰래가다가 들켜도 몸만 괜찮으면 따끔한 꾸중만을 하시고 나를 곧

바로 안아주셨던 할머니...

내가 아무리 지지리 말을 안들어도 사랑으로 나를 감싸안아 주시던

우리 할머니...

친척들의 손자,손녀들이 친손자,친손녀였지만 외손자인 나를 더 아

껴주셨다.. 나는 그런 할머니를 생각하면 아직도 눈물이 나려고 한

다..

 

비보이로써 고등학교 2학년때부터 외박에... 새벽연습실 다닌답시

고 집에 연락을 몇일간 안하고 걱정도 마니 끼쳐드렸던 기억이 난

다.. 그래도 걱정도 많이 하셨지만 한편으로는 손자 자랑을 많이 하

셨던걸로 기억된다..

 

할머니의 동네 친구분들도 나이가 많으셔서 가끔씩 한두분이 돌아

가셨다는 소식이 들리면 난 우리 할머니의 손을 꽉잡으며 "우리 할

머니는 나 버리고 가면 안된다며 눈물을 글썽거렸고" 할머니는 내

가 다 클때까지는 절대 다른곳으로 안간다면서 나를 안심시켜 주셨

다.. 그 약속을 지키는 시기가 나의 이등병 시절이었던것 같다..

 

난 아직도 잊지못한다...

어머니께 정말 죄송스럽지만...

난 어렸을때 할머니가 세상에서 가장 좋았다..

가장 사랑스러웠고 사랑받고 싶었다...

지금은 어른이 되어 사회생활을 하고있지만..

언젠가 내가 돈을 많이 벌고 제대로 성공하게되면...

할머니 묘소에 가서 꼭...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 것이다...

이렇게 늦게 성공하게된 잘못을...

이렇게 늦게....

외할머니 없이도 혼자서 열심히 살아갈 수 있게 된 나의 잘못을...

내가 이렇게...많이 컸다는 것에 대해선 인정도 받고......^^

 

하루 빨리 그런 날이 와야할텐데.......

 

추천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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