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에로스 화살은 두 종류다.
이 중 화살촉이 ‘황금’인 화살에 맞으면 불타는
사랑을, ‘납’ 화살촉을 맞으면 차갑고 냉담한 마음을 갖게 된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사랑은 어디까지나 두뇌의 화학작용이라고 말한다.
젊은 남성이 첫눈에 반한 여자 때문에 하루종일 싱글벙글하는 모습,
한창 열애중인 여성이 갑자기 우울해지는 현상, 죽자살자 교제하던 커플이
몇년 후 지쳐서 헤어지는 경우 등 일상의 많은 일들이 모두 과학으로 설명된다는 논리다.
처음 상대방에게 호감을 느끼면 대뇌에서 신경전달 물질인 도파민이 생성된다. 먼발치에서 상대방을 보더라도 가슴떨리고 하루종일 행복감을 느끼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랑에 빠지면 중추신경을 자극하는 천연각성제 페닐에틸아민이 만들어져 제어하기 힘든 열정이 분출된다. 이때쯤 되면 뇌하수체에서는 연인을 껴안고 싶은 충동이 일어나는데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옥시토신이라는 호르몬 때문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사귄지 18개월 이상이 되면 대뇌에 항체가 생겨 이러한 화학 물질이 생성되기 어렵다. 요즘엔 이처럼 사랑을 화학적으로 설명하는 방법이 많이 인정되는 분위기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러한 설명은 배척되거나 인정머리 없다고 무시당하기 일쑤였다. ■ ‘프로포즈한 남성’ 속마음도 알 수 있다 ■“이혼 보험을 취급하는 보험사가 가입 신청자의 뇌를 미리 조사, 이혼 가능성을 알아본 뒤 가입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가능할까?” “프로포즈를 받은 여성이 그 남자가 진짜로 자신을 사랑하는지, 조건을 사랑하는지를 뇌 스캐닝을 통해 알 수 있을까?” “남편이 혹시 세 들어 사는 여성에게 성충동을 느끼고 있는지 부인이 남편 뇌 스캐닝을 통해 알 수 있을까?”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호에서 이 같은 문제제기를 했다. 사랑이 이렇게 화학적으로 설명된다면 머지않아 충분히 현실이 될 수도 있다는 논지다. 연장선상에서 이코노미스트는 “화학물질을 주입, 어떤 사람을 사랑에 빠지게 하거나 헤어진 연인을 다시 만나게 할 수는 없을까” 하고 질문을 했다. 이에 대해 짐 파우스 박사(몬트리올 콩코디아 대학)는 “미래에는 가능할지 모르나 현재까지는 제한된 범위 내에서의 조절만 가능하다”고 밝혔다. 인간의 세로토닌을 조절해 바람피는 남성이 부적절한 관계를 정리하도록 유도하거나 관련 화학물질을 주입해 파트너와의 로맨틱 감정을 계속 유지시키는 정도까지가 현대 과학으로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현대 과학으로는 아예 헤어진 커플이나 애정이 없는 남녀를 조정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정도의 차이를 조절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 과학으로 본 사랑 ■럿거스 대학의 헬렌 피셔연구원에 따르면, 사랑은 욕망(Lust), 로맨틱 사랑(Romantic Love), 오랜 집착 및 애정(Long-term Attachment)으로 나뉘어진다. 한눈에 반해 어쩔 줄 모르는 남성은 욕망 단계에 있다. 이때는 남성의 몸에 세로토닌, 옥시토신, 바소프레신 등이 많이 분비돼 붕뜬 기분을 유지하게 된다. 한편, 이러한 욕망 이론은 남녀간의 차이를 설명한다. 여성보다 남성이 시각적 효과를 더 선호하는 특성을 보이는데, 남성이 여성보다 포르노사이트나 잡지 등을 더 찾는 것도 이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여성은 외모보다는 돈이나 교육, 지위에 더욱 끌린다고 한다. 피셔에 따르면, 길거리에 못생기고 볼품없는 남자가 젊고 아름다운 여성과 데이트하고 있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남자가 부자이거나 권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