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있음]
이준익감독을 사랑한다.
아, 말도못할 왕의남자, 천만 관객을 동원할 수 있었던 건 나같은 5번씩 영화관에서 본 사람이 있기때문이겠지요,ㅎㅎ
그리고 라디오스타, 이건 뭐라 말할 수 없는 감동, 마지막 장면의 벅참.
이준익의 name value를 믿었다.
"님은 먼곳에"를 들고 다시 돌아와주셨다.
하지만 내가 기대한 만큼의 포스는 없었다. 그리고 그 저변에 깔린 생각이 으흠, 하고 생각을 멈칫, 하게했다.
굳이 부인이 싫었던 것은 아니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기에 부인을 피해 군대 간 남편.
이젠 너무나 유명해진 "니 내 사랑하나? 니 사랑이 뭔지 아나?"라는 대사
"니 내 사랑하나?"라는 질문에 대답을 하지 못하는 순이도 남편을 사랑하지는 않지만,
여자라서 도망갈 곳도 없었다.
말 그대로 '시'집을 간 순이.
꼿꼿한 시어머니 수발하며 한달에 한번씩 면회를 간다.
말도 없다. 그냥 시키는대로 한다.
그러다가 남편이 말도없이 월남으로 떠난다.
시어머니, 니가 우쨋길래 말도 없이 월남을 가노??!!
여자는 죄인이었다. 집안에 잘못된 일이 있으면 집에 사람 잘못들어와서라며 아무잘못없는 며느리를 탓하고
남편이 바람을 피면, 니가 어떻게 했길래를 말하며 여자를 손가락질 한다.
식모이자, 가문 연속성을 위한 재생산의 도구이자, 모든 잘못된 현상의 원인제공자,
그것이 과거의 며느리였고, 순이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래도 그게 당연히 나의 역할이라 믿었던 그시절의 며느리들.
여자로 태어난게 죄라 믿고 체념했던 그시절의 며느리들.
월남에 왔다.
밴드와 함께 왔다.
김추자를 꺽던 순이는 수지큐에 울고 울릉도 트위스트를 흔든다.
순이가 이쁘긴 하다 음, 군복을 절케도 귀엽게 소화해내다뉘, 순이 짱이여ㅡㅋㅋ
하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불쾌감을 감출수 없었던 것은,
순이만 나타나면 열광하는 군인들은, 지금이 전쟁중이기 때문이라는 사실이었다.
그곳이 군대라는 곳이기 때문이었다.
한국에서는 받아야할 사랑도 못받고 말도 못했는데
이제, 무대 위에서 환호를 받는다.
짧은 치마를 입고, 몸매를 드러내고 순이의 생물학적 성에만 관심을 보인다. 열광한다.
제한된 상황에서만 가능한 열광.
그리고 전쟁중에 성적 노리개로 희생된 수많은 여자들이 함께 스쳐가는건 왜일까,
나의 생각이 너무나 왜곡되고 너무 많이 확장되었다면 감독님께 사죄를,,
하지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정경호가 참으로 멋있어졌더구나야, 타조알일때만해도 참, 타조알스러웠는데 말이다.
써니를 좋아하게 된 정경호가 묻는다
"남편은 왜 찾아요?"
그 순간, 두가지가 머리를 지나간다.
'사랑한다고 말할걸 그랬지, 님이 아니면 못산다할것을,'
"니 내 사랑하나?"
순진하게도 로맨스를 믿었다.
하지만, 동시에 수동적인 여성상을 그려낸 작품의 초반부를 생각하면서 그냥 시어머니가 가라니까 간다는 뭐, 그런 생각도 했다.
감독이 하고싶었던 말은 그게 아니였다.
싸대기 10대? 그걸 위해 베트남으로 왔다.
그것보다 감독이 말하고싶었던 것은 아마도 적극적인 여성상으로 변한 순이를 말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무릎꿇은 엄태웅과 선채로 내려다보는 수애,
갑자기 엄태웅은 왜 반성모드가 된걸까,
싸대기 10대에 정신차린건가ㅡ ㅋ
어쨋든, 전쟁과 여성은 뭔가 슬프다.
저항할수조차도 없기에 그 둘의 관계에서 여성은 너무 슬프다.
이렇게 밝은 전쟁영화도 있을수 있구나 싶다,
수애의 연기 또한 나름 훌륭했다.
수애를 위한 영화였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쟁터에서 만난 남자들은 모두 수애를 보면 풀어준다,
말이 안된다. 그래서.
뭐 오늘 글이 잘 안써지기는 하지만,
어쨋든 맘에 안드는 부분이 있었던것도 사실이고
감독님이 이번영화에서는 이름값 못했다는것도 사실이다.
여기까지만, 더 길어지면 글이 또 구질구질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