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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바지가 무겁게 느껴지는 여자 -

주동희 |2008.07.30 12:27
조회 115 |추천 0


 

그 앤 비오는 날을 싫어해요,

 

우산 들고 다니는 것도 귀찮고,

 

청바지 밑단이 빗물에 젖어 무거워지는 것도 싫고,

 

우산에 가려 하늘을 볼 수 없는 게 답답하고 싫대요.

 

그래서 비오는 날이면, 누굴 만나기로 했든 약속을 잘 취소해 버려요.

 

그래서 우린 비 오는 날, 함께 있었던 적이 거의 없어요.

 

그 앤.. 비 오면 학교도 안 오거든요.

 

 

그래서 오늘도 얼굴 보기는 틀렸구나...하고 있었어요.

 

아침에 눈을 떴는데...공기에서 물기가 촉촉하게 느껴지더라구요.

 

그래서 창문도 열어보기 전에 알았어요.

 

밤새 비가 내렸구나..그리고 지금도 내리고 있구나..

 

어제 하늘색 스카프를 두른 기상 캐스터의 말대로

 

하루 종일 빗줄기가 오락가락할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다른 친구들한테 영화 보러 가자고 연락을 했는데,

 

생각지도 못한 문자가 도착을 했어요.

 

비도 오는데..웬일로 그 애가 만나자고 하더라구요.

 

 

그 때 눈치를 챘어야 하는데...

 

바보처럼 난, 비 오늘 날 처음 하는 데이트라고 들떠서

 

며칠 전에 산 하얀 블라우스 까지 꺼내 입고,

 

언니가 생일날 선물로 받아온 삼단 우산을 들고...뛰어나갔어요.

 

반가운 마음에 만나자마자...먹는 얘기부터 줄줄 해댔죠.

 

"우리 어디 갈까? 우동 국물 정말 맛있는데 찾아냈는데..거기 갈래?"

 

순간..어색한 침묵이 흘렀습니다.

 

그리고..그의 입에서 조용히 흘러나온 한 마디...

 

"미안해...너한텐 진짜 미안해..."

 

 

소문이 진짜였던 모양이에요.

 

지난 번 과 MT 때...난 엄마가 아파서 못 갔는데...

 

그 때, 후배 효진이랑 그가 밤새 강가에 앉아 얘기 나누는 걸 봤다고,

 

아무래도 둘이 수상하다고...과 친구 민정이가 그랬거든요.

 

그래도 난 끝까지..말도 안 된다고 박박 우겼어요.

 

믿고 싶었는데..근데..이렇게 날 배신하네요.

 

 

미안하다는 그 애 앞에서..아무 말도 못했어요.

 

미리 예보라도 해 줬으면..무슨 말이도 준비했을 텐데...

 

아무 말도 생각나지가 않더라구요.

 

 

버스에서 한 남자가 내리고 있습니다.

 

한 남자가 우산을 들고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네요.

 

두려워요...내가 저렇게 매일 그 애를 기다리게 될까봐..

 

오늘 따라 젖은 청바지 단이 유난히 무겁게 느껴집니다.

 

그가 왜 미를 싫어하는지..조금은 알 것 같아요.

 

 

사랑이...사랑에게 말합니다.

 

곧 다시 해가 뜰 거라고,

 

다시 사랑하고, 다시 웃고, 다시 설레게 될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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