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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은이와의 전쟁...

바이올렛 |2003.02.20 13:07
조회 301 |추천 0

잠시 작업이라도 하려고 컴퓨터에 앉기가 바쁘게
어디선가 "우당탕"소리가 난다.
으-앙!!
특유의 높은 울음소리를 오래 끄는것을 보니
또 뭔가를 뒤집어엎었나 보다.
19개월의 작은 머리로도 나날이 늘어가는 꾀가
아주 영악스러울 정도다.
손에 닿는 작은 소품이며,화장품,심지어는 리모컨까지
가은이를 피해 높은 곳으로 이사를 다닌지도 오래되었다.
외출을 하지않는 날은,종일이 그야말로 전쟁터를 방불케한다.

십여년만에 생각지도 않게 얻은 늦둥이...
신문에 날만큼 힘들게 가진 아들에 비하면
가은이에겐 모든게 --- ' 감사합니다.' 하고픈 마음이다.
별 탈 없이 건강하고,밝게 자라주는것만 해도 좋은데
그 애교와 터프함이 또한 장난이 아니다.

우리집 씽크대 문짝의 칼꽃이에는 식칼이 없다.
우리 가은이의 위험천만한 애장품인 식칼들은 항상 요주의 감시대상이 되곤 한다.
아끼고 아끼던 음악 테이프는 벌써 몇 개가 요절이 났는지 ...

열흘전에는 정말 깜쪽같이 리모컨이 사라졌다.
그것도 두개씩이나 ...
한번씩은 정말 기상천외할 장소에서 툭-툭 튀어나오는
생황용품으로 인해 그때마다 혀를 차기가 바쁠 지경이다.
아침마다 눈 뜨면 바로 보는 어린이 채널은 왜 그렇게
번호가 높은지 --- 리모컨대신 손가락에 불이날 지경이다.

가은이 태어나 첫 나들이 날 ...
아들 하나 키우다 곰실곰실한 바비인형을 보는거 같아
이쁘기만한 내눈에, 교회식구를 비롯한 여러 지인들은
한결같이 말했다.
"어머,애기네!!... " ???
...........................

며칠전에 가은이 사진이며 애기용품을 정리하다
비디오를 보았다.
나의 오랜 서운함과 의문은 그 테이프에서 고스란히
묻어나왔다.
"고슴도치도 자기 새끼는 예쁘다는데 ..." ^^
...............................

아니나다를까!
화장대를 덮어 둔 레이스를 잡아당겨 그야말로 난장판을
만들어놓고 울고 있다.
천연덕스럽게 ...
조금씩 기어들어가는 울음으로 흘-끔 내 눈치를 살핀다.
입술을 꽉다물고 인상을 한 번 쓰다가 움찔거리는 표정이 귀여워
손을 내밀었다.

"엄-마 " 하고 달려와 목줄기를 감싸안는다.

오늘도 내가 졌다.
후다닥 흩어놓은 잡동사니들을 대충 정리하고 돌아서는데

" 오, 마이 갓!!! "

어쩐지 조용하더라니 ...

컴퓨터마우스며, 프린터까지 ...

마시다 두고온 커피에 젖어 ------ 작품이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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