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이것부터 이야기 하고 리뷰를 시작하자. 이 영화의 개봉소식에 더불어, 우리는 히스레져의 수면제 과다 복용으로 인한 사망 소식을 접했었다. 배트맨 비긴즈2, 바로 'The Dark Knight의 Jocker 역할을 아주 신들린 듯이 연기했다'는 호평과 함께, 그는 차가운 시신으로, 자신의 집안에서 하얀 천이 덮인채 빠져나왔다. 그의 죽음으로, The Dark Knight 는 군중의 기대심리의 정점에섰다. 미국에서도, 그리고 한국에서도, 또 그리고 전 세계에서.
어느순간, 이 영화는 배트맨 비긴즈2가 아니라, 누구도 모르게 Jocker's Returns가 되어있었다.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아마 100명중 90명은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나머지 10명은 아마도 배트맨이 주인공이라고 생각하겠지.)

전작에서의 주인이었던 잭 니콜슨의 Jocker와, 히스 레져의 Jocker를 비교하려면, 우선 그 생각부터 집어치우자. 언론의 호평은 그 만큼의 가치가 충분했다. 입이 찢어지고 떡칠한 하얀 화장을 하는 보라색 옷의 Jocker, 미치광이 Jocker, 악의 상징인 Jocker, 그리고 인간인 Jocker를 누구보다도 잘 연기한 사람이 히스 레져 그 였다. 만일 이 역할을 잭 니콜슨이 이어 받았다고 하더라도, 이 만큼의 퀄리티는 창출해 내지 못했을 거라고, 나는 장담한다. 아주, 가벼운 본인의 판단일 뿐 이지만, 잭 니콜슨은 그저 어릿광대인 Jocker(The Fool)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The Dark Knight 에서는 히스레져가 마치 The Dark Knight 의 Jocker 인냥.
그 악당의 이미지는, 히스레져의 자살과 맞물려, 더더욱 악랄하고, 잔인하고, 혹독하게 만들어져갔다.
하지만 이번 The Dark Knight의 Jocker는 그저 즐거움을 추구하는, 쾌락을 추구하는 어릿광대임에 동시에(살인에 의한 즐거움만을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니다), 인간의 본성을 끄집어내고, 그리고 그것을 대변하는 인물로 연기했다. 입을 쩝쩝 다시며 혀를 날름 거리며 한마디 한마디 내 뱉는 Jocker의 대사가 본인은 틀린말은 아니라고 영화를 보며, 생각했다. 그것이 인간의 본성이라고. 좋은 것만 보이려고 하는 인간들이기에, 저것을 윤리라는 틀에 가두어 저 사람을 악당이라고 생각하기도 전에, 판단해 버리는 것 이라고. 그리고 저 Jocker는 그런 인간들중에 이성보다는 본능에 충실하는 성장하지 못한 사람이라고. 그래서 더더욱 악랄한 악당이라고.
Jocker가 인간의 본질을 꿰뚫고 조종하는 능력은 가히 경탄스러울정도다. 누구든지 선악을 그에게 대입해서 그가 어떤인간인지 알아볼려고 하는 순간 빨려들어가게 된다. 그는 혼돈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고로 그에 대해서 더욱 자세히 설명하는데에는 한계가 있다. 최대한 표현하자면 그는 혼돈이며, 똑똑하고, 무절제하고, 파괴자체를 즐긴다는 것 정도이다. 지극히 언어의 한계를 느낄수 밖에 없는 현실에 답답할뿐이다. 도저히 말로 표현할 수 없을정도의 느낌들이 무수히 많다. 내가 저 별들 평점에서 말하지 않았는가. 보고와서, 이야기하자고.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무섭게 질주한다. 영화안에서도 미친듯이 달려나간다. 152분이라는 러닝타임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쉴새없다. 유일하게 단점으로 꼽으라면 꼽을 수 있는 우울함마저, 정신없는 긴박감과 재미로 별 거 아닌 것 처럼 만들어 버린다. 하지만, 그렇게 예전의 설날, 추석특선영화의 배트맨처럼 단순하지도 않다. 그렇게 즐겁지만도 않다.
시종일관 영화는 각종테러, 묻지마살인, 자연재해같은 내일 무슨일이 터질지 모르는 혼돈속에서 사는 우리들의 모습을 그대로 비춘다. 이런 혼란스러운 세상속에서 스스로가 혼돈이 되어 불완전한 모든 것들을 즐겨버리는 Jocker의 모습은 분명 범죄자가 맞지만 차라리 다른 순하디 순한 인물들보다는 나은 것 같다는 씁쓸한 느낌마저 가슴한켠에 남게한다. 영화는 이런 인간의 양면성을 말하는 것 같지만 더 나아가 양면성에 대해 고민하는것조차도 가치있는 것이냐며 쉴새없이 뿜어대는 비수같은 말들은 보는 이로 하여금 생각할 겨를도 없이 광기에 휩쓸리게 만든다.

이제까지 Jocker 이야기만 열심히 침 튀기며 이야기 했지만, 이 영화가 배트맨 시리즈임을 잊지 말자. 그리고 히스레져가 죽었다는 사실도, 그리고 이 영화에는 하비 덴트를 연기한 '아론 에크하트'도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더더욱 안된다. 사랑의 레시피에서의 요리사따위는 잠시 잊어도 괜찮겠지만, 아론 에크하트라는 이름은 잊어도 좋겠지만, 이 영화를 보고 난 후에는 '하비 덴트는 잊지 못한다'에 저 위의 노란별 10개를 걸겠다. 이 영화의 기대심리가 히스 레져 혹은 Jocker에 무겁게 걸려있다면, 잠시 그 무거운 옷걸이를 그에게 옮겨주어도 좋을 것이다. (다시 회수하던지, 말던지는 당신의 몫이지만). 내가 왜 기대심리의 옷걸이를 운운하는지, The Dark Knight 를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하면 아론 에크하트의 배역 옆에 <하비덴트/ 투페이스> 라고 적혀있는 이유가 궁금하다면 지금 당장 영화관으로 가야하지 않을까?
정리하려고 보니, 뭔가 허전하가. 아, 맞다 배트맨. 우리의 배트맨 이야기를 안했구나.

솔직히 말하자면, 배트맨에 대한 기대는 별로 없었다. 생각보다 배트맨이 늙어보였다는 것? 그의 람보르기니가 멋있다는 것? 그가 갖고서는 악당을 물리치는 무기들이 너무 탐이 나서 영화 내내 군침을 흘렸다는 것? 영웅은 고독했구나. 라는 말을 하고 싶었다면 정말 고독하겠구나 한거? 전면적으로 내세운 주인공의 가치는 그리 비중있지 않았지만, 그가 영웅이라는 사실을 부각시키고, 생각하게 만들고, 그리고 크리스찬 베일이 멋있는 사람이라고 엄지손가락을 지켜들어줄 수 있는 사람으로 다시 한번 만들어준 배트맨. 또 하나 우리앞에 나타난 배트맨 시리즈. 멋있는 The Dark Knight 는 배트맨 이라고. 그리고 그 배트맨은 크리스찬 베일 이라고. (미안합니다.. 배트맨 ... 당신은 이게 전부네요 ......<)
The Dark Knight 대박이 결코 히스 레져의 죽음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대박치지 못했다고 하지만 이 영화는 확실히 배트맨의 간판을 내 걸은 놀란의 재해석에 의해 새로이 창조된 고담이며, 배트맨스러운 느낌은 오히려 많이 퇴색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 The Dark Knight 는 다른 어떠한 영화보다 배트맨의 박쥐에 대한 인상을 강렬히 남긴다.그는 밤에만 활동하며 초음파를 시선으로 삼는 등, '박쥐' 같은 분위기를 많이 채용했다. 하지만, 그것때문에 이 영화의 색이 바래냐면 또 그건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모든 사실이나 어떠한 것에 대해서 사람들의 반응은 한결 같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의견이 있으면 저런 의견도 있기 마련이니까.
나는 연휴 특선영화이기만 했던 배트맨과 멍청이였던 Jocker에게 지불한 7000원의 가치가 아깝지 않다.
+) 그리고, 천재는 단명한다 라는 빌어먹을 말을 온 몸으로 증명해준 히스레져 고인의 명복을 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