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골프를 한마디로 정의하라면?
나에게 골프는 `딜레마'다.
자동차 기자를 하기 전까지, GOLF는 나에게 구입의 대상조차 되지 못했다. 다른 많은 여자애들이 그렇듯, 나는 뉴비틀이나 아우디TT를 사고 싶어했다....-_-
이제 자동차를 타보고, 평가하고, 또 정보 접근성이 기존에 비해 100만배쯤 용이해진 지금은...
나의 경제력 + 운전스타일 + 외모 등을 종합해봤을때
두 모델로 좁혀졌다. BMW 미니냐, 폭스바겐의 골프냐....
실용성 면에서는 골프가 단연 앞선다.
일단 4도어라는 점. 이거 무시 못하는 장점이다.
그리고 2도어 골프보다 오히려 밸런스는 더 잘 맞는다는 느낌?
게다가 레그룸이 넓어 차가 보기보다 큰데다가...
성능면에서 정말 동급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한다.
1) 언뜻 평범한 디자인
- 주유소 GTI를 끌고 간 적이 있다. 도곡동에 있는 SK주유소였는데..
몇번이나 확인했다. 고급유를 넣어달라고...그런데 문제의 주유원은 딴청을 했는지 어쨌는지 그냥 일반유를 넣어버렸다. 화가 나서 펄펄 뛰고 난리를 쳤지만 이미 들어간 기름 뺄 수도 없고 해서 그냥 화만 내다 말았는데.. 요는 골프 디자인은 평범하다. 특히나 디자인을 차구입시 최우선순위에 두는 나는 골프가 너무 평범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나같이 튀는 거 좋아하는 애한테 골프는 평범하다.
- 그나마 4200만원이나 하는 GTI는 벌집그릴도 그렇고 특색있고 강렬한 편. 색깔에 따라서도 차이가 나는데 검정이나 빨강 GTI는 특색있고 멋지다. 그러나 내 구매력에 걸맞는 3200만원짜리 2.0 TDI모델은 그릴도 그렇고 그냥 다 그렇다. 일견 시시해보인다. 까짓꺼, 튜닝샵 가서 바꾸면 되지 할 수도 있겠지만 난 개인적으로 상위급 차처럼 보이려고 튜닝하는 거 무지 싫어한다...
- 잘보면 골프만끔 아기자기한테 이쁜 차도 없건만, 난 어쨌든 튀는 차가 좋다. 여기서 일단 딜레마발생.
2) 모델별 성능차이, 너무하잖아
- 골프에도 3종이 있다. 사진에서처럼 2.0 TDI, 2.0 GT Sport TDI, 2.0 GTI. TDI 두 모델은 디젤, GTI는 가솔린이다.
- 난 분명 디젤차를 좋아하는 사람 중 하나다. 디젤의 묵직함과 밀어붙이는 힘은 가솔린처럼 RPM을 마구 출렁대며 미친듯이 쌩쌩 달리는 그런 매력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 그럼에도 불구, 골프의 TDI는 GTI에 비해 드라이빙 맛이 너무나도 떨어진다. 단순 최고출력 이런게 아니라 운전해보면 딱 티가 난다. 솔직히 2.0 TDI는 나도 못타봤고, 좀 낫다는(그냥 TDI보다 30마력이나 좋아진 최대출력 170마력) 2.0 GT Sport TDI를 타봤는데 차가 악셀을 밟았을때 한박자 느린거까진 참아주겠는데 심한 진동과 소음이 밀려오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사운드? 나도 사운드 좋아하지만 GTI의 그 명쾌하고 심장터질듯한 사운드가 아니라 이건 명백히 차가 나가야 하는데 힘이 부족해 그르렁거리는 소리였다.
- 결국 난 GTI의 성능과 디자인을 미친듯이 좋아하는데 가격이 너무 비싸서 못사는 딜레마를 겪고 있는 셈이다.
*한가지 더 추가하자면 GTI는 2.0 TDI보다 단순히 1000만원 비싸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GTI에는 왠만하면 고급 휘발유만 넣어야하고(리터당 100원 이상 비싸다) 연비도 공인연비 12.2km/리터는 완전 쌩구라다. GTI를 진정으로 좋아하는 나같은 사람이 GTI식대로 밟고 즐긴다면? 리터당 6km가 나올까 말까다. 반면 TDI는 공인연비 15.9km/리터...밟아도 저RPM 영역에 주로 머무르는 특성상 리터당 13-14km는 문제없다. GT Sport TDI는 55리터 주유로 800킬로미터까지 주행해봤다. TDI는 훨씬 더 연비가 좋으니 1000km도 가능하리라 본다. 결국 GTI는 차값 1000만원이 비싼데다가 유지비가 또 엄청나게 많이 든다는 결론이다.
**이래서 골프는 나에게 고민을 안겨준다. 차라리 TDI가 확 싸기라도 했다면...2700정도? 그럼 가격대비라는 말을 들어 고민안하고 TDI를 샀을지도 모르겠다. 근데 그것도 아니다. 그래서 계속해서 딜레마다. TDI를 사고 싶지 않고 GTI를 사고 싶은 마음, 그러나 그러기엔 부담스러운 마음... 아마 연봉 4000-5000만원의 수입차를 사고싶은 나같은 사람들은 비슷한 고민을 할 것 같다.
***아직도 고민이다. 그런데 만약 지금 GTI 패런하이트가 다시 나오면 가격 상관없이 지를지도 모른다. 하지만 안나온다-_-
****내년에 폭스바겐이 1.4 TDI 모델을 들여온단다. 가격은 2000만원대 초중반이라고 폭스바겐코리아 부장이 코멘트해줬다. 결국 나 미니 버리고 기다려야 하는거야? ㅠ_ㅠ 1.4 TDI가 2300정도 찍어주고 연비 17-18km/리터 나오면...결국 골프로 갈 수 밖에 없을것 같다. 앞그릴 못생긴거? 그간의 신념(?)을 버리고 벌집으로 바꾸지 뭐-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