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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의 경계 대상은 ‘이원론’ 아닌 ‘혼합주의’

김현수 |2008.09.15 11:56
조회 144 |추천 2
오늘날 한국교회가 경계할 대상은 교회와 세상을 분리하는 ‘이원론’이 아닌 세상 정신이 교회 내에 침투해 혼합되는 ‘혼합주의’라는 견해가 제시됐다.


한국교회의 문제는 바로 ‘혼합주의’

청어람아카데미ㆍ한동대 학문과신앙연구소ㆍIVF 복음주의연구소는 28일 이틀 일정으로 서울 명동 청어람에서 ‘제1회 기독 소장연구자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컨퍼런스 첫날 ‘이원론 vs 혼합주의’라는 주제로 발제한 김기현 목사(부산 수정로침례교회)는 성과 속, 곧 교회와 세상의 영역을 구분하는 성속의 이원론이 아니라, 성과 속이 혼합돼 속에 의해 성이 잠식당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현재의 교회는 혼합주의에 깊이 물들어 있어, 교회의 깊숙한 중심이 세속적인 전제에 따라 행동하는 한 그 사회를 구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기독교에서 흔히 말하는 ‘세상’은 ‘하나님이 창조한 피조물 전체를 가리키는 세상’과 ‘육신의 정욕ㆍ안목의 정욕ㆍ이생의 자랑으로 상징되는 세상의 정신을 가리키는 세상’이 있는데, 한국교회의 문제는 후자가 교회 안에 침투해서 사실상 이것에 장악당한 데 있다는 것이다.

김 목사는 “교회가 세상의 정신을 내면화하고 있기 때문에, 야고보는 그 교회와 신자를 향해 ‘간음하는 여자들’이라고 엄히 경책했다”며 “한국 기독교 세계관의 분투도 이원론이 아니라 혼합주의”임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는 한국교회가 혼합주의를 경계하는 데 있어 자연히 뒤따르게 되는 딜레마에 관한 지적도 빼놓지 않았다. 세상에 참여할수록 교회 고유의 정체성을 상실하는 위기에 봉착하고, 반대로 교회가 고유한 색깔을 옹호할수록 세상과의 관련은 멀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그는 “혼합주의 경계가 세상으로부터 자신을 격리하는 이원론으로 나아가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양자의 균형과 긴장을 늘 유지해야 한다”며 “교회는 세상을 위해서 존재하기 때문에, 교회가 세상으로 변해서는 안 되며 교회 본연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도덕적 다수’ 아닌 ‘예언자적 소수’ 역할에 충실해야

김기현 목사는 이러한 한국교회 내 혼합주의의 양상이 정치적인 영역에 적잖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데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양심적 병역거부, 이라크 파병, 국가보안법, 사학법 등의 사안과 관련해 보수적인 교회의 사회적 발언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며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성경과 신앙을 수호하는 것은 바벨탑 쌓기나 다름없다”고 꼬집었다.

△영화 <다빈치 코드> 상영 금지, △사학법 개정을 위한 삭발 단식, △이라크 전쟁 지지는 하나의 정치적 견해로 용인될 수 있어도 성경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또한 그는 “최근 미국의 부시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한국교회의 보수파가 광장에 모여 미국 대통령을 연호하면서 찬송가를 부르는 모습은 ‘신의 이름으로 국가 이익을 합법화하는 것’이며, ‘예배라는 미명으로 드리는 정치 집회’”라고 비난했다. 이는 지나치게 정치적인 것이 아니라 지나치게 종교적이라는 게 그의 견해다.

김 목사는 “당대 문화와 국가에 대한 충성을 그리스도에 대한 충성과 혼동하는 것이 바로 혼합주의”라며 “여기서 타협이란 결코 용인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이어 “교회가 대형집회를 통해서 기독교의 요구를 관철하고자 한다든다 기독교 인구수에 상응하는 또는 그 이상의 발언권에 집착하는 것은 세상의 셈법”이라며 “교회는 ‘도덕적 다수’가 아닌 ‘예언자적 소수’이며, 교회의 권위는 실용성이나 효용성이 아닌 신실함과 자기 비움에 근거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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