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마를 타고 떠난 한 여인이,
여성들에게도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다 현학적으로 써내려간 글은
지금 내 세대의 여자들이 '자기만의 방'을 가질 수 있게 해줬다.
내 또래의, 적어도, 내가 만나는 여성들은
아름답고, 총명하며, 능력을 가지고 당당히 세상을 개척해나간다.
그렇지만 이따금씩 느껴지는 건
그녀들 중 상당한 수가 자신의 방 안에서 외로워한다는 것.
능력으로 승부하고, 남성도 여성도 아닌 한 개체로 인정받는 것,
그렇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glass ceiling들보다도 더 힘든건
한 인간으로서 인정받고자 해도 결국 돌아오는 단어, bitch.
결국 bitch라는 낙인을 감수하고 실력으로 승부하겠다며 몰입하는 인생은, 방문 문고리에 더욱 튼튼한 자물쇠를 걸어 스스로 고립되어버리는 길은 아닐까.
나는 bitch가 아니다. 그러나 그들에게 나는 bitch다.
요즘, 그런 견제와 태클이 견디기 힘들다.
그렇다고 나의 방을,
스스로를 인정받고자 하는 바램을 포기할 수는 없다는 딜레마.
때로 나는 나만의 방 안에 갇혀 이도저도 신경쓰지 않고 싶다.
그러면서도 내가, 과도한 자아 존중감이 만들어낸 닫힌 방 안에 틀어박히는 게 아닌가 무섭다.
울프가 말한, 여성에게 필요한 독립적인 수입과, 자기만의 방은
이런 방이었을까? 우리는 bitch가 될 수밖에 없는 걸까?
아직도, 그렇게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때로는 방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
루틴한 삶을 사는게 덜 외롭고 편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외롭다.(이 부분은 방이라는 메타포에 대한 명백히 자의적이고도 중의적인 해석이다)
간단한 이야기이다.
아직도, 적당히 예쁘고 귀여우며, 자의식이 강하지 않고
결국 그들에게 한 수 물러나주는 포지셔닝을 취하는게 살기 쉽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