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등대 불빛이 왜 깜빡거리는지 알아? 밤새도록 켜두면 될 것을 굳이 등대를 켰다 껐다 점멸시키는 이유."
"몰라요."
"일종의 신호야. 대부분의 항구마다 등대가 있잖아. 모든 등대를 계속 켜두기만 하면 바다에서 볼 때 다 똑같은 불빛으로 보이거든. 어느게 항구 등대인지 모른다는 거지. 이곳 묵호항으로 들어와야 할 배가 등대 구분을 못해서 속초항으로 가버리면 안 되잖아. 그래서 각각의 등대마다 서로 다른 시차를 두고 깜빡이게 만든 거야. 먼 바다에서도 점멸하는 불빛만 보고 쉽게 어느 항구의 등대인지 구별할 수 있도록."
.
.
.
"사람도 마찬가지인 거 같아. 지구상 육십오억 인구 중에 매 십 초마다 점멸하는 불빛을 내보내는 사람은 오직 단 한 명밖에 없어. 때로는 너무 먼 바다에 나가버린 탓에 등대 불빛이 안 보일 수도 있고, 또 때로는 거센 풍랑 때문에 점멸 신호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기도 하지만."
- 이지아「미안하다는 말 대신 사랑한다는 말 대신」中
Copyrightⓒ 2008 All Rights Reserved Designed By E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