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연일까요..
잠에서 깨었습니다..
조금 두꺼운 이불을 덮었는데..
서늘한 공기가 내 볼에 찾아와 살며시 만짐니다..
평소엔 힘들게 일어났을 침대이지만..
오늘은 적당히 개운하고 가볍게 일어났습니다..
창문 너머로 보이는 세상은 아직 약간 어둡습니다..
우연일까요..
평소보다 조금 일찍 버스에 올랐습니다..
다행히 내가 좋아하는 자리가 나를 향해 웃고 있었습니다..
자리에 앉아 여느때 처럼 음악을 듣습니다..
왼팔을 차창에 기대어 볼을 감쌈니다..
평소 나오던 플레이 리스트를 랜덤으로 바꿔보았습니다..
그리곤 차창밖을 내다봅니다..
잠이 들었었나 봅니다..
아직 첫 음악이 끝나지 않았습니다..
다시 차창밖을 바라보다 문득 1년전 지금이 생각났습니다..
우연일까요..
1800개의 음악중에서..
신기하게도 1년전 지금의 시기에 즐겨 들었던 음악들이 나옵니다..
무언가 가슴이 뭉클해졌습니다..
차창밖을 바라보던 눈을 흐리게 해봅니다..
초점이 없어지고 차창에 아직 다 가시지 않은 이슬이 보입니다..
그리곤 극지방에서나 볼 수 있다는 오로라가 나타났습니다..
우연일까요..
버스는 평소보다 출렁임이 심하지 않았지만..
이어폰이 스스로 흘러내렸습니다..
몇번이고 다시 꽂아보았지만..
이내 다시 스스르 흘러내립니다..
도착지까지 얼마 안남았습니다..
포기하고 버스에서 흘러나오는 라디오를 들었습니다..
버스에서 내렸습니다..
평소보다 시간의 여유가 있어 작은 커피숖에 들어갔습니다..
평소 즐겨 마시던 커피를 들고..
평소보다 여유있게 거리를 걸었습니다..
우연일까요..
여유에 행복함을 더하듯이..
다시 내 볼에 오로라가 나타났습니다..
조금 눈이 부셨지만 너무나 행복한 오로라였습니다..
그리곤 나무사이로 사라졌습니다..
그늘이 잠시 심통이 났나봅니다..
오늘은 평소보다 조금 서늘하여 외투를 입었습니다..
우연일까요..
1년전의 추억이 아직 가시지 않은 외투입니다..
조금 이른 기상..
조금 이른 준비..
조금 이른 자리..
조금 이른 도착..
조금 이른 햇살..
조금 이른 그늘..
조금 이른 바람..
그리고..
조금 이른 추억..
우연일까요..
저는 본 적이 있는것 같습니다..
그 계절의 그날 그리고 그 시간에서..
이 계절의 오늘 그리고 이 시간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