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로 생을 마감한 故최진실 씨를 추모하는 방송과
증권사 여직원을 비판하는 글들이 속속 올라오는 가운데,
고인의 동생인 최진영 씨가, 그녀를 용서하지 못하겠다는
글을 미니홈피에 남기면서, 故최진실 씨를 둘러싼 논쟁은
더욱 가열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 와중에, 고인이 생전에 펴냈던 자서전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또 한번 논란이 일고 있다.
고인이 과거에 펴냈던, 그래 오늘 하루도 진실하게 살자
라는 책을 출판사가, 유족들과의 동의 없이 출간하면서 문제가
되고 있는 것.
출판사는 실제 책을 쓴 사람은 지금은 고인이 된 최진실 씨로 되어
있지만, 최진실 씨가 정리한 내용을 토대로,
대필 작가가 글을 써서 대필 작가에게 허락을 받았으므로,
괜찮다고 하는데...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인가 싶다.
자서전 대필을 했다고 해서, 대필 작가가- 그 삶을 대신
산 것은 아니지 않은가. 말 그대로 대필만 한 것이지.
출판사는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음을 강조하면서도
도의적인 책임이 있다는 것은 인정했다고 했는데.
여기서 내가 궁금한 것은 이것이다.
1년씩 계약이 연장된다고 했는데,
사람이 죽었는데도 계약이 안 끝난다는 말인가?
책이 팔리면 수익이 발생하고 이때 작가에게 지급되어야 하는
인세 문제도 있을 텐데. 죽은 사람에게 인세를 지급할 수도 없는
거고. 다시 재계약을 했어야 한다. 작가가 사망하고 없으니
유족들과 했어야 한다.
그런데 이러한 과정을 거치지 않고 재출간을 했다는 것은
이것은 말이 안 된다. 저작권을 출판사에서 일부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다시 유족들과 재계약을 한다던지
하는 과정을 거쳤어야 한다고 본다.
자서전의 경우는 다른 책들과는 달리,
개인의 지극히 사적인 이야기가 담겨 있을 가능성이 높은 책이다.
따라서, 그 책의 내용의 일부를 수정하여, 최근에 쓴 책인 것 마냥 꾸며서 내놓았다는
것은 고인의 죽음을 이용하려는 얄팍한 상술로 밖엔 안 보인다.
뭐, 좋은 의도에서 그랬다고 하는데.
이승연 씨가 과거에 좋은 의도로 위안부를 컨셉으로 한
사진을 찍었다가, 사회적으로 비난을 받았던 일을 생각해 보았을 때
아무리 그 의도가 선했다 하더라도
유족들의 동의 없이 과거에 냈던 책을 - 그것도
고인의 의도와는 상관 없이 앞부분을 수정하여 새롭게 펴낸 것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고 있는 일이기 때문에 - 그들에게
미칠 영향을 고려해보았을 때 분명 문제가 있는 행동이다.
원작자의 의도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마음대로 내용을 바꿔버린 게
- 극히 미미한 부분이라 할지라도
그것을 받아들이는 대중들에게 잘못 전달될 수도 있음을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사전에 양해를 구하고, 허락을 받아서
했어도 얄팍한 상술처럼 보였을 것이다.
정말 좋은 의도로 그러한 일을 했다면,
그 전에 일을 진행시켰어야 옳고
고인을 추모하기 위한 의도로 이후에 자서전 재출간 작업을 진행시키더라도,
유족들의 동의를 꼭 받아야 했다.
그리고 내용 중 일부를 수정했음도 밝혀야 하며
재출간 의도를 밝혀, 독자가 이를 제대로 인식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정말 고인의 죽음을 욕되게 하지 않는 일일 것이다.
삶이 힘들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을 이용해,
돈을 벌려는 개수작을 부리는 출판사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