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카스테라, 지구영웅전설의 작가 박민규의 장편 소설이다. 솔직히 얼마전까지는 삼미슈퍼스타즈만 읽어봤었고 그래서, 대국교수님이 주신 카스테라를 처음 읽을때만해도 박민규란 작가가 삼미슈퍼스타즈의 작가인줄은 몰랐었다. 그런데 카스테라를 읽으면서 정말이지 새로운 문체와 기발한 생각이 왠지 낯이 익다는 생각이 들어서 앞페이지를 보고나서야 이작가가 그작가구나라는 걸 알게되었고, 박민규의 팬이 되어버렸다.
단편으로된 카스테라는 하루에 다읽기가 아까워서 하루에 한편씩 읽고 있는중이고, 대국 과제로 내주신 감상문쓰기를 위해서 이 핑퐁이란 책을 샀다. (5권중에 고르는 것이었는데 당연히 박민규씨작품을 골랐다.)
역시 박민규식(?)문체와 글은 흡입력이 강하다. 판타지를 제외하고 이렇게 책을 빨리 읽어보기는 처음이다.(어떻게보면 이소설도 판타지의 일종으로 볼수도 있을거 같다. )삼미슈퍼스타즈와, 카스테라에서도 그랬듯이 마치 독백을 하는듯한, 단락구분과 따옴표없는, 마치 "이상"의 시와같은 느낌의 문체는 특이하게도 굉장히 빨리 읽히면서도 집중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만의 독특한 표현들과 과장된 상상들은 책에서 눈을 뗄수 없게만든다.
처음엔 핑퐁이라고 해서 탁구선수나 뭐 이와관련된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왕따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서 좀 당황했었다. 핑퐁은 삼미슈퍼스타즈에서의 비주류보다도 더 비주류 사회로부터 "깜빡"된 두 중학생 왕따에 대한 이야기이다.
두 소년 못(맞는 모습이 못이라서)과 모아이(얼굴이 모아이석상처럼 거대해서)는 치수패거리들에게 맞고 돈을 뜯기는게 일상인 두 왕따이다. 그들은 하도 그 일상에 익숙해서 그게 나쁜건지도 잘 모른다. 왜냐하면 항상 그래왔기 때문에 다른것이랑 비교할 꺼리가 없기 때문이다. (다만 좋지 않다는것은 알고 있다.) 그들이 맞는 이유는 치수에 말에 따르면 "그냥"이다.
이렇게 항상 맞던 아이둘은 어느날 판에서 탁구대와 소파를 발견하게되고 그후부터는 맞고난 후 벌판에 와서 서로 아무말없이 탁구를 치고 소파에 누워 있는다. 그러던 중 치수가 사라지게 되고(그가 관리하던 여자애가 자살을 한다.) 그들은 정식으로 탁구를 하기 위해 라는 탁구용품점에가서 세끄라탱이라는 외국인을 만나 제대로 탁구를 배우고 탁구가 하나의 의견이라는것을 알게된다. 그렇게 탁구에 더 빠져들게된 아이들은 치수의 빈자리를 메운 종수라는 아이마져 교통사고로 사라지자, 맞는일없는 평화로운 일상(탁구만 치는)을 살게 된다.
어느날 핑퐁을 하자는 세끄라탱의 전화를 받고 들판에 나간 아이들은 세계는 탁구계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알게되고 세계를 이대로 유지할것인가(인스톨) 아니면 포맷해버리고 새로운 세계를 마들것인가(언인스톨)을 두고 인류의 대표(먹이에의해 훈련된 밤말도 안듣는 쥐와 낮말도 안듣는 새)와 탁구시합을 하게된다. 7전4선승제에서 세트 스코어 3:0에다가 8:1로 지고 있다가 새와 쥐의 과로사로 이기게 된 그들은 여러 고민끝에 언인스톨을 결정하게 되고 모아이는 숟가락 구부리기를 하러가고, 못은 학교에 간다.
박민규소설을 보면서 느끼는것은 굉장히 읽기가 쉬우면서도 어렵다는 것이다. 분명히 이렇게 비꼬며 쓰는 풍자속에서는 그가 말하려는 바가 있을텐데, 그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치수로 대표되는 2%의 세상을 이끄는 사람들의 횡포와 치수의 패거리들처럼 그 2%에 빌붙어 다수인"척"하며 사는 98%, 그 어느곳에도 끼지 못하고 세계로부터 소외가 아닌 "깜빡"된 존재(?)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풍자한 것일 거다.
그러나 좀더 깊게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바는 정확하게 파악못하겠다. 결국 마지막 언인스톨을 하는 장면으로 인류는 존재할 가치가 없다는 것인지(마지막 작가의 말에도 이와같은 말이있다.) 아니면 뭔가 개혁해야 해야된다는 소리인지 잘 모르겠다. 만약 전자가 맞다면 그는 대안없는 비판만 하는것일테고, 후자가 맞다면 그는 그 대안을 제대로 드러내지 못하고 있는것 같다.(내가 이해 못한것이겠지만, 어쨋든 좋은 글이란 쉽게 이해될수 있어야 하는거 아니겠는가) 아무래도 한두번 더 봐야겠다.
아무튼 그래서인지 박민규의 소설은 재미있고 흡입력도 있지만 뭔가 아쉬운 느낌이 든다. 뭔가 2%가 부족하댈까? 너무 흡입력과 문체에 신경쓴 나머지 정작 말하고자하는 바가 제대로 드러나지 못하는것만 같은 느낌이다.
그래도 어찌됐건 그의 글은 정말 신선하고 재미있다. 마치 "공중그네"의 작가인 "오쿠다 히데오"의 글을 보는 것만 같다. 그 속에 담고 있는 내용은 논외로 삼더라도 그 내용을 담아내는 그의 독특한 문체는 그의 소설을 지금까지의 한국 소설과는 다른 박민규식 소설을 구축해나가고 있는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