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슬픔은 아주 사소한 것으로부터 갑자기 튀어나와 나를 찌르곤 해.
종이에 베인다거나 날카로운 펜에 찔린다거나, 그런 것과 비슷해.
이를테면 책갈피 속에 꽂혀 있는 콘서트 티켓이라거나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라거나
늦은 밤, 우리 집 창 밖에 서서
오래오래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는 사람이
우리가 공유했던 것들을 상기시킬 때,
아픔은 내가 뒤집어쓰고 있는 딱딱한 껍질을 뚫고
단번에 심장에 이르러.
우리는 어쩌자고 그렇게 많은 것들을 함께 나누었을까.
그 순간은 행복했고 모든 추억은 지나고 나면
아름다워지는 거라고는 제발, 말하지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