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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글라스 파는 여자 -

주동희 |2008.12.10 15:07
조회 59 |추천 0


 

끝날 때까지 기다리겠대요,

 

난 더 이상 할 말이 없다고 그랬는데도,

 

그 사람은 꼭 해야 할 말이 있다며,

 

늘 기다리던 그 서점에서 기다리겠다고..문자를 보내왔습니다.

 

 

연애의 시작은

 

스트로배리 무스 케이크처럼 달콤하고 촉촉했는데,

 

그래서 하루하루가 과자로 넣은 집에 사는 것처럼 동화 같았는데...

 

연애의 끝은 참 초라하고, 건조합니다.

 

꼭 물기 없이 바짝 말라버린 우리 집 장미 화분 같아요.

 

베란다에 미니 장미 화분이 있는데,

 

오늘 아침에 보니까..손끝으로 만지면 부서질 것 같이 말라 버렸더라구요.

 

며칠 동안 감기를 심하게 앓아서 물을 못 줬거든요.

 

그랬더니 끝내 버티지 못하고..죽어버렸네요.

 

 

아파서 그저께는 백화점 근무도 미숙씨랑 바꿨어요.

 

몇 년 동안 겨울에도 안 걸렸던 감기인데,

 

이런 여름에 걸려 고생을 하는 걸 보니,

 

그 사람을 떠나보내는 내 마음도..많이 힘들긴 힘든가 봐요.

 

그 사람에게 헤어지자고 말을 하고 돌아서던 날,

 

집으로 가는데 갑자기 천둥 번개가 치면서 비가 오기 사작했어요.

 

생각해보니까 우산을 카폐에 두고 나왔더라구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 비를 다 맞고 집까지 갔습니다.

 

사실 우산을 사서 쓸 수도 있었는데,

 

그 날은 그냥.. 그렇게 오는 비를 다 맞고 싶었어요.

 

그랬더니 다음 날, 열이 나고 기침이 콜록콜록..감기에 걸려 버렸더라구요.

 

차라리  다행이다 싶었어요.

 

그 사람은 세상이 무너진 것처럼 힘들고 아플 텐데,

 

나만 아무 일 없는 듯 멀쩡하면..미안하잖아요..

 

 

날이 더워지니까, 선글라스 매장에 사람이 부쩍 많아졌어요.

 

세일이라는 팻말 때문에 사람들이 더 몰려드는 것 같아요.

 

다들 자기한테  어울리는 선글라스를 찾기 위해

 

기본적으로 열 개는 끼어보고 사 가요.

 

방금 전에 우연히 친구들을 만나서 가 버린 여자 손님은

 

스무 개도 넘게 끼어보고..거울보고..남자친구한테 물어보고..그러고도

 

딱히 마음에 드는 게 없다며 그냥 가 버렸어요.

 

이렇게 선글라스 하나 사는데도,

 

자기한테 어울리는 스타일을 찾느라 최선을 다하는데,

 

그러는데..결혼할 사람은 더 신중하게 찾아야죠.

 

 

그래요, 그 사람하곤 그냥 연애만 한 거니까,

 

다섯 살이나 어린 취업 준비생과 결혼을 할 수 없으니까,

 

그러기엔 내가 너무 속물이니까...

 

그러니까..이쯤에서 헤어지는 게..가장 좋은 길 일 거예요.

 

그러니까..그 사람이 밤새 기다린다고 해도..나가지 않는 게 맞는 걸 거예요.

 

 

사랑이..사랑에게 말합니다.

 

정말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느냐고,

 

새로운 사랑이 다시 찾아 올 거라는 확신이 있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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