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녀가 말했다.
"눈을 감아봐. 뭐가 보이니?"
그는 우주가 보인다고 말했다.
작은 빛들이 움직이는 것이 꼭 눈 안의 은하수 같다고.
그가 그녀에게 넌 눈을 감으면 무엇이 보이냐고 물었을 때,
그녀는 고개를 살짝 숙이고 대답했다.
"우리 헤어져 있었을 땐, 눈을 감으면 네가 보였어."
두 사람 사이에는 특별한 것이 있었다.
두 사람은 닮았거나 아주 달랐다.
커플이 오래 지속되려면 가치관과 경험이
비슷해야 된다고 한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두 사람은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시냇물이 바다로 가기 위해선
급류와 폭포를 만나야 한다.
두 사람은 얼마 전에 심하게 다퉜다.
그녀는 너무 심하게 상심한 나머지 이것이 끝이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그 날 저녁 책장을 정리하다가,
이젠 누렇게 변해버린 결혼한 언니의 책을 발견했다.
첫번째 집어든 책은 이별이었다.
그녀 역시 읽은 적이 있는 밀란 쿤데라의 소설이었다.
그 책을 잡자, 제목이 무슨 칭호인 것처럼 느껴져,
카페인의 공격을 받은 것처럼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정말 끝일까?
계속 책 정리를 하다가,
그녀는 밀란 쿤데라의 다른 책을 발견했다.
이번 책의 제목은 사랑이었다.
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끝이 아냐, 이렇게 중얼거렸다.
그 때 그로부터 전화가 왔고, 두 사람은 다시 만났다.
인간은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
특히 상실 앞에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