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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어정쩡 민주당, 언론법 방어도 ‘적신호’

이강율 |2008.12.14 23:10
조회 785 |추천 1

한나라당, 새해 예산안 강행처리 정국 급랭

 

김형오 국회의장이 ‘부자 감세’ 법안으로 불렸던 종합부동산세법 개정안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처리 없이 직권상정으로 통과시킨 점은 주목할 대목이다. 국회의장은 좀처럼 직권상정 카드를 꺼내 들지 않는다.

 

국회의장이 자신의 힘을 믿고 직권상정을 시도하면 여야 관계 급랭은 물론 결과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국회의장이 떠안아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다. 여당 소속이던 국회의장도 여당의 의견을 일방적으로 들어주기 곤란한 이유이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의 주축 중 한 사람인 김형오 국회의장은 직권상정 카드를 사용했다. 민주노동당 의원 5명이 김형오 의장 앞에서 직권상정의 부당성을 지적했지만 299명 가운데 5명의 힘은 미약했다. 종부세 등 예산안 관련법을 통과시켰던 한나라당은 새해 예산안도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이 빠진 가운데 처리했다.

 

형님예산으로 불렸던 특정 지역 지원 예산과 대운하 의심 예산인 4대 강 정비 관련 예산도 사실상 정부의 원안대로 통과됐다. 자유선진당이 국회 표결에 참여했지만 제1야당이 빠진 결과라는 점에서 여당의 일방적인 예산안 통과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형님 예산, 대운하 의심 예산 강행처리 논란

 

 

2009년 새해 예산안 처리는 표결에 참여한 자유선진당도 문제가 있다는 점을 시인할 정도로 논란의 대상이다. 박선영 자유선진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번 예산안 처리는 절차상으로나, 내용상으로 문제가 많았다는 점에서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선영 대변인은 "대운하 사업의 전초 예산으로 의심받았던 ‘4대강 정비사업’건만 해도 그렇다. 어제 분명히 3당 원내대표 회담에서 ‘4대 강 정비사업’ 예산을 500억 원 삭감하기로 합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원안대로 처리되었다"고 설명했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은 논평에서 "한나라당이 오늘 통과시킨 2009년 예산안은 민주적 논의절차도 무시된 채 경제위기 속에서 1%만을 위해 망국으로 가는 위험한 예산안이다. 시장 상인의 눈물을 닦아준 지 며칠이나 되었다고 재벌 특권층의 곳간만 채워주는 예산안을 날치기로 통과시킨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의 두 얼굴의 사기극을 국민들은 분명히 기억하고 반드시 심판하고야 말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불도저 강행처리', 언론 측면 지원 자신감? 

 

한나라당의 예산안 강행처리는 여론의 반발을 넘어설 수 있다는 자신감이 담겨 있다. 경제 위기 속에서 예산안을 시급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명분도 갖고 있다. 게다가 주요 언론이 공격의 화살을 민주당이나 민주노동당으로 향하고 있다는 점도 힘을 주는 대목이다.

 

여야 합의 예산안 처리의 원칙이 무너진 이번 결과는 여당인 한나라당의 책임이 적지 않다. 민주노동당이 한나라당 주도 예산안을 '망국으로 가는 위험한 예산안'이라고 비판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원내 83석을 지닌 제1야당 민주당의 대응도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이다. 정세균 대표가 12월12일 예산안 처리 기한을  합의해 준 것은 전략적 실패로 결론이 났다.

 

특히 올해처럼 주요 쟁점 법안을 놓고 첨예한 대립과 갈등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야당이 예산안 처리를 부드럽게(?) 용인한 것은 부메랑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은 입으로는 부자 감세 저지를 외쳤지만 행동의 결과물은 5석 민주노동당보다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대안 야당 기대 이하, 견제 야당도 기대 이하

 

적당히 협상하고 적당히 반발하고 적당히 언론플레이를 하는 모습으로는 민주당이 기대했던 대안 야당, 견제 야당 중 어느 것도 성과를 거두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민주당은 협조할 것은 협조하고 견제할 것은 견제하겠다는 기조로 협상에 임했다.

 

결과적으로 한나라당 대표(총재)들이 당을 이끄는 한나라당 자유선진당 친박연대의 연대 속에 부자 감세 법안은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한나라당 일방 통행 정치에 비판의 화살을 돌리고 싶겠지만 무기력한 민주당의 모습이 감춰지는 것은 아니다.

 

민주당의 어정쩡한 모습은 언론법 등 18대 국회 주요 쟁점 법안 처리까지 ‘적신호’를 던져주고 있다. 최재성 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11일 논평에서 “예산심의가 끝나면 또 정부여당발 갈등 법안, 소위 MB악법이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MB 악법, 호락호락 넘어갈 수 없어"

 

 

▲ 48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미디어행동, 전국언론노동조합, 민주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창조한국당은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한나라당 언론장악 7대 악법 규탄 및 재벌방송 조중동 방송 저지 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열었다.

 

최재성 대변인은 “민주당은 이 문제 만큼은 결코 좌시할 수 없다. 호락호락 넘어갈 수 없다. MB악법을 강행통과 시키려고 무리한 수를 쓰다가 야당의 저항은 물론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것임을 경고해둔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결의에 찬 발표가 나온 다음날 밤 국회는 본회의를 열고 민주당이 부자 감세라고 비판했던 그 법안을 통과시켰다. 민주당이 MB악법 중 하나로 분류하고 있는 언론관계법은 재벌 대기업에 방송진출의 기회를 제공하고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 일등공신 중 하나인 보수신문에 선물을 주는 내용이 담겨 있다.

 

민주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과 미디어행동은 12일 국회 본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송마자 재벌과 조중동에 내줄 수 없다고 결의했다. 한나라당이 예산안 처리 이후 주요 쟁점 처리에 집중할 것이란 점은 예고된 일이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과 언론 시민단체들이 우려하는 상황이 생기지 않으려면 제1야당 민주당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주요 쟁점법안 처리결과, 야당 지도부 개편 신호탄 될 수도

 

문제는 현재의 민주당이 언론자유 수호라는 시대적 과제를 수행할 힘과 전략이 있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언론법 처리는 예산안 문제 이상의 거센 저항과 반발이 예고되는 사안이다. 예산 관련법을 직권상정한 김형오 의장이 여야의 첨예한 대립 속에 언론법을 직권상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민주당은 호락호락 넘어가지 않겠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결과도 그렇게 될 것인지는 두고 볼 일이다. 민주당은 지지율 10%대의 늪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국민적 비판여론이 강한 상황이지만 야권의 지지율이 미약한 현실은 한나라당 체제가 앞으로 4년은 물론 그 이상 진행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 연말 민주당이 강력한 야성을 보여주게 될지 아니면 예산안 처리에서 보여줬던 어정쩡한 모습을 다시 반복하게 될지 지켜볼 일이다. 언론법 등 쟁점법안 처리 문제는 정세균 지도체제에 대한 근본적 문제제기로 이어져 야당 지도부 개편의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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