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켄네트) : 안녕하세요? 역시 에오는 평일 런치에도 고객들로 가득하군요.
(chef) : 아, 별말씀을요. 낮이긴 하지만 좋은 화이트 와인이 남았는데 한잔 하시겠습니까?
(쿠켄네트) : (취재중에는 술을 하지 않는 게 필자의 원칙이긴 하지만, 와인도 하나의 음식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정중히 받아 들였다.) 저, 취재중에는 제가 자제합니다만...
(chef) : 괜찮습니다. 제가 추천하는 이유도, 오늘 좋은 화이트 와인이 남아있어서 추천해 드리는 거에요.
이렇게 어윤권 chef와의 대화는 자연스럽게 시작되었다. 취재 예정시간보다 30분이나 먼저 도착하였지만, 싫은 내색 하나 없이 반겨주는 부분에서 왜 리스토란테 에오라는 곳이 청담동의 메카가 되었는지를 알 수 있었다. 에오는 청담동에서 떠오르는 레스토랑에서 벗어나 확실한 트렌드 세터가 되었다. 내노라하는 한국의 미식가들을 에오를 거치지 않으면 안 될정도의 인지도를 보유한 에오. 지금부터 궁금했던 chef와의 이야기를 나눠본다.

(chef) : (필자가 질문하기도 전에 주제를 먼저 꺼낸다.) 요즘 블로거들은 너무 문제가 많아요. 순수 커뮤니티가 아닌 껍데기만 ‘트렌드 세터’라고 자칭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문제에요. 물론 그들과 chef들이 인격적으로 친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그들은 결국 업주에게 근본적으로 바라는 바가 달라요. 그네들이 좋은 대접을 받기위해 글의 내용이 달라지게 되죠. 그러면 처음 방문하는 고객들 또한 그네들의 글을 보고 레스토랑을 다르게 생각해 버리게 되요.
온-오프라인의 매체라는 부분은 고객과의 중요한 약속입니다. 단순히 매체를 통해 보여지는 부분이 전부가 아니라 소개되는 그이상도 그이하도 아니게 제공하여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현재 국내시장은 여러 가지 복잡한 부분이 얽혀있기 때문에 눈에 보이는 대로 설명할수 없고, 또 그런 것들을 통하여 독자와의 약속도 깨지는 것이죠.
(쿠켄네트) : 그러면 구체적으로 어떠한 부분이 잘못되었다는 건가요?
(chef) : 물론 모든 블로거들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현재 활동하고 있는 자칭 스타 블로거들은 자신이 요리에 대한 전문가적인 입장이 아니면서 요리문화를 평가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결국 처음에는 자연스럽게 접근해서 결국 엄청난 조건을 요구합니다. ‘나 누군데’ 라는 의식을 버려야 합니다.
저 또한 음식에 대하여 비판 받는 것이 두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소신껏 자신의 생각을 적어내는 것과 다른 물리적인 부분이 겹쳐져서 평가되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쿠켄네트) : 조금 상황을 정리하겠습니다. 저 또한 동감하는 부분입니다. 스타 블로거들이 많은 새로운 부분을 대중에게 알리고 있지만, 그들이 실제로 물질적인 부분을 요구하는 것은 잘못된 일입니다. 이런 것들을 통해 정말 순수하게 취재하는 블로거들까지도 역량이 줄어드니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조금 다른 질문을 해보겠습니다. 이태리에 계시다가 청담동으로 들어오신 이유가 무엇인지요?
(chef) : 하하. 조금 날카롭군요. 사실 가장 큰 이유는 언어적 이유입니다. 제가 이태리말을 못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한국 사람들끼리 한국말로 이야기하는 것처럼 정서를 교감할만큼 언어를 수행하지 못합니다. 때문에 거기서 발생되는 괴리감이 음식에도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그 이유가 첫번째 이유가 될 듯합니다.
또한 제가 청담동으로 들어온 이유는 청담동이 한국의 요리문화 지역에 있어서 소위 말하는 1군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요리에 대한 욕심은 10%의 오만, 40%의 욕망, 그리고 50%의 DNA입니다. DNA 라는 것은 다른 뜻이 아닌 선진 기술을 뜻하는 겁니다. 한국요리에 소개되어 있지 않은 외국에서 습득한 기술이죠.
(쿠켄네트) : 그러면 에오의 전체적인 스타일은 어떠한 것인가요? 그리고 이태리 현지의 음식과 에오의 음식을 객관적으로 비교한다면 에오의 음식이 이태리 현지요리와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요?
(chef) : 에오의 요리는 모던 이탈리언입니다. 물론 이태리에서도 다양한 조리기법이 있습니다. 클래식 기술이 있고 모던 이탈리언도 있고 정말 많은 기술이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추구하는 요리는 기본을 탄탄하게 준비하기 때문에 언발란스하지 않은 맛을 연출하려고 합니다. 맛에 대한 기본을 깔아놓은 다음 새로운 표현을 자꾸 만들어 나가는 것이죠.
현재 에오의 음식은 외형적으로 볼 때 95%는 현지의 음식과 같습니다. 하지만, 정말 자세히 들여다 보면 40%정도 만이 현지의 맛과 같다고 할 수 있죠. 그 이유는 한국의 유통 인프라와 직결합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구입하는 루꼴라나 바질 같은 채소류는 이태리 현지의 맛을 내는 것이 100번중 겨우 한두번일 정도입니다. 때문에 무늬만 이태리 채소이지 맛은 전혀 나지 않게 되는 것이죠. 국내 식재료의 퀄리티가 너무 up & down이 심하고, 수출입의 유통인프라가 탄탄하지 못하기 때문에 요리하는 입장에서는 정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쿠켄네트) : 화제를 조금 돌리겠습니다. 아직까지 한국에서 음식산업이 확실한 문화산업으로 자리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의 음식문화는 해외 선진국의 음식문화산업과 비교할 때 어떤 점이 부족한가요?
(chef) : 프랑스 와인 한병을 파는 것이 자동차 한 대를 파는 것보다 더욱 부가가치가 높게 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이런것들을 비춰볼 때 음식산업은 확실한 문화산업으로 자리잡은 듯합니다. 하지만, 한국의 결정적 문제는 아직까지 수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선진국은 사회적으로 물질-경제적으로 풍부하기 때문에 음식에 대하여 돈을 쓰는 부분에 있어 ‘사치다’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비싼 음식을 먹으면 ‘사치’라는 생각이 앞서며, ‘죄의식’이 지배적입니다.
이러한 생각들에서 벗어나서 세계속에서 경쟁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 중요합니다. 일본에서는 공항에서 판매하는 음식이 정말 다양합니다. 때문에 일본을 방문한 외국 관광객들은
너무나 많은 관광상품으로 일본 음식을 구입해 갑니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고작해야 명란젓이나 젓갈 정도 밖에 없습니다. 이런 한국적인 음식을 구입하는 사람은 결국 한국사람뿐입니다.
(쿠켄네트) : 모든 chef들에게 공통적으로 드리는 질문을 하겠습니다. 어윤권 chef에게 “맛”이란?
(chef) :맛이란 두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하나는 감상하며 즐기는 맛과 식사하면 먹는 맛으로 나눠진다고 생각합니다. 감상하며 즐기는 맛은 모든 감성이 포함되는 맛입니다. 음식의 변화나, 향, 그리고 얼마나 시간을 투자했는지까지도 포함되어있는 섬세한 맛의 차이입니다. 그리고 식사를 하며 느끼는 맛은 단순히 신선한 향과 간이 잘 맞으면 느느끼는 맛입니다. 이는 신선한 재료로 음식을 만들면 누구나 느끼고 판단 할 수 있는 맛입니다. 때문에 어느 순간에 어떠한 맛을 느끼는 것은 본인이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