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별로 안 친하고 싶은 친구가 한 명 있다.
우연한 기회에 그 친구의 집에 놀러갔다가
냉동실 문을 한번 열어보곤 깜짝 놀랐다.
다름아닌 냉동실안에 콘돔이 들어 있었던 것이다.
솔로인 친구에게 콘돔이 있는 것도 의심스러웠지만
콘돔을 냉장고에 넣어둔 의도가 더 궁금했다.
집요하게 묻는 내게 그 녀석이남긴 말은 이러했다.
"여자를 만나고 사귀다 친해지면 집엘 오게 돼.
서로가 서로의 감정을 알기에
어느새 우린 이성을 잃고 하나가 돼.
마지막 순간.
냉장고 문을 열고 콘돔을 꺼내 그걸 끼다보면
그 차가움에 움찔 거리며 정신을 차려.
그 짧은 순간 많은 생각을 해.
지금 이 행동.
충동적이진 않을까?
이 여자 정말 내가 사랑하는가?
책임질 수 있는 행동인가?
그럼에도 주저함이 없다면 난 그녀와 하나가 돼.
후회따윈 없는 사랑일테니...."
그 친구의 눈을 한참 쳐다 봤습니다
처음으로 그 친구가 커 보였습니다. 산처럼 하늘처럼...
오늘 내 심장을 꺼내 하루쯤 냉장고안에 넣어 두었다가
내일 아침 꺼내 보렵니다.
그럼에도 멈추지않고 여전히 힘차게 뛰고 있다면
온기를 잃지 않는채 따스하다면
아직은 살아야 할 날이 많은 내가
아직은 보아야할 게 많은 이 세상이
정말이지 못내 사랑스러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