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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쓰고 현금출납기 앞에만 서도 절도죄? - 오마이뉴스

박종호 |2008.12.29 19:30
조회 452 |추천 4

길게 스크랩 안하고 요점만 스크랩 했습니다.

꼭!!!  한번정도 30초만 투자해서 읽어주세요!!★

 

12월 28일 한나라당은 국회의장에게 85개의 법안에 대해 직권상정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다고 한다. 이 85개의 법안에는 소위 사회개혁법안이라고 하는 13개의 법안이 들어 있는데, 사회개혁이라는 말과 그리 친하지 않았던 한나라당이 '개혁'이라는 말을 굳이 사용하는 법안들이 과연 무엇인지 궁금해 살펴봤다. 

 

사이버모욕죄를 신설하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복면을 착용하고 집회에 참석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것 등을 내용으로 하는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이하 "집시법")개정안", 집회에서 발생한 손해에 대해 집회 참가자 및 주최자에게 책임을 지우겠다는 "불법집단행위에 관한 집단소송법(이하 "집단소송법")" 등이 포함돼 있다.

 

보통 구습이나 악습을 타파하고 더 민주적인 제도를 갖추는 과정이나 행위를 일컫는 것이 개혁이기에 위 법률들은 개혁이 아니라 '개악'에 해당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만약 개악에 해당한다면 이 법안들을 추진하려는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바로 개혁의 대상이 되어야 할 것이다. 한나라당이 호기롭게 사회개혁법안이라고 부른 법안들이 과연 '개혁'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개악'에 해당하는지 집시법개정안과 집단소송법을 중심으로 살피도록 하겠다.  

 

집회, 이제는 꿈도 꾸지 마!

한나라당의 집시법 개정안은 '경찰차, 소방차, 구급차 등 비상차량의 통행을 방해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집회 및 시위를 금지하거나 교통질서 유지를 위한 조건을 붙여 제한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쇠파이프 등 다른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거나 신체에 해를 끼칠 수 있는 도구를 휴대 및 사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사용할 목적으로 제조·보관·운반하는 자까지 처벌하도록 했다. 

 

여기에 그치는 게 아니다. 집회 또는 시위의 주최자 및 참가자가 일정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신원확인을 곤란하게 하는 가면, 마스크 등의 복면 도구를 착용하는 경우를 처벌할 수 있게 하고, 관할경찰관서장이 집회 또는 시위의 주최자에게 통보만 하면 영상촬영을 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벌금형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벌금형의 상한액수를 증액하고 과태료를 삭제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다. 

 

먼저 도로교통소통을 위한 금지 조항을 살피면, '경찰차, 소방차, 구급차 등 비상차량의 통행을 방해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라는 더 쉽게 주장될 수 있는 사유를 집회 및 시위에 대한 제한 사유로 새롭게 규정했다. 전체적으로 집회에 대한 제한가능성의 폭을 넓히고 있다. 왜냐하면 서울의 경우 평상시에도 교통혼잡 등으로 경찰차 등이 통행하기 곤란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해당 장소에 비상차량의 소통이 필요한 비상상황이 발생할 것이라는 것은 사전에 예상할 수 없는 것이어서 결국 자의적인 판단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사항이다. 그런데 이를 경찰의 판단에 전적으로 일임하고 있기 때문에, 경찰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집회를 여는 것이 거의 불가능해질 수 있다.

 

다음으로 쇠파이프 등의 제조, 운반 등까지도 처벌하는 조항은, 집회에 대한 제한은 공공의 안녕 질서에 대한 직접적인 위험이 명백하게 존재하는 경우에 한하여만 허용되어야 한다. 하지만 한나라당의 법안에는 단지 위험한 물건을 제조, 운반만 하여 특별한 위험이 없어도 처벌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명백, 현존하는 위험이 존재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집회에 대한 자유를 제한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물론 위험한 물건을 제조, 운반하는 경우도 위험하지 않느냐라고 반문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 형법이나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의 경우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거나 사용하는 경우만을 처벌하고 있을뿐, 사용할 목적으로 제작하거나 운반하는 행위까지는 처벌하지는 않고 있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이는 과잉 입법임이 명백하다. 또한 위험한 물건의 예로 돌덩이 등 수많은 물건이 포함될 수 있기에 과연 무엇이 위험한 물건인지도 명확하지 않아서, 이 역시 경찰의 자의적인 판단이 개입될 수밖에 없게 된다는 점도 큰 문제이다.

 

그리고 집회현장에서 복면을 착용하면 처벌하는 조항의 경우, 복면이나 마스크 등을 사용하여 얼굴을 가리거나 숨기는 행위는 일의적으로 표현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매우 다양함에도 불구하고 개정안은 '신원확인을 곤란하게 하는 가면, 마스크 등의 복면도구를 착용해서는 안 된다'고만 하고 있어 처벌의 대상이 되는 행위의 범위를 명확하게 한정하지 않고 있어 명확성의 원칙에 위반되며, 복면을 착용하는 것 자체만으로 복면을 착용한 자가 구체적인 범죄행위를 하지 않아 위험성이 전혀 없더라도 이를 처벌할 수 있게 함으로써,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의 원칙과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하여 집회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마스크 등을 쓰고 현금출납기 앞에만 서도 절도죄로 처벌하는 것과 다름없다 할 것이다. 또 시위장소 촬영조항에 대하여는, 경찰이 통고만을 요건으로 하여 피촬영자의 동의없이 집회 현장에서 얼굴을 촬영하게 하는 것으로 이는 초상권에 대한 침해가 될 수 있다. 더 나아가 개정안은 촬영된 사진을 보관하는 시한이나 요건에 대한 규정이 없어 계속 보관할 수 있는 것처럼 규정되어 있는 바, 개인정보에 대한 자기결정권의 침해 정도가 심대하다고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형벌을 강화하는 조항의 경우, 개정안은 현행법이 가지고 있는 집회자유의 제한에 대해서는 크게 시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오히려 집회의 자유에 대한 제한을 강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집시법위반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다는 것은 집회의 자유에 대한 심대한 침해가 될 것이다.

 

현행 집시법이 워낙 집회의 자유를 제한하여 정말 '엄마 친구의 아들' 같은 집회도 하기 어려운 상황인데, 집회를 제한하는 새로운 사유를 규정하고, 기존의 제한 사유는 강화하는 한나라당의 집시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정말 집회는 꿈도 꾸지 말아야 할 지도 모르겠다. 

 

  출처 : 마스크 쓰고 현금출납기 앞에만 서도 절도죄?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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