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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따뜻해지는 미니의 토요일 마지막 밤 이야기

정재민 |2009.01.18 03:25
조회 45 |추천 0

<기분좋게 마무리한 토요일 밤>

 

PM 06:54 RFC 93기 동기 미영이 누나와 급만남을 갖게 됐다.

      08:30 누나가 사주신 맛있는 추어탕을 먹고 커피를 마시기

             위해 자리를 옮겼다.

      11:10 누나와 커피를 마시면서 즐거운 수다를 나누다가 구

              정 뒤, 회사에서 지회령 팀장님과 함께 식사하기로

              약속한 후 헤어졌다. (당근 커피는 내가 샀다. ㅋ)

      11:40 전철을 잘 못 타서 까치산까지 가버렸다. 이거 왠걸

              전철이 끊겨버렸다. TT

              이 때, 중국인처럼 보이는 커플이 역무원에게 무언

              가를 물어보는데, 역무원이 이를 알아듣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보고, 넉살좋은 내가 그들에게 다가가 전

              철이 끊겨서 택시를 타야한다고 말해주고, 택시 타

              는 곳까지 안내해주었다. 그들은 홍콩에서 왔다고

              했고, 양평의 한 호텔에서 묵고있으며, 내일 남산타

              워를 끝으로 여행을 마치고 홍콩으로 돌아간다고 했다.

              택시를 대신 잡아주고 먼저 태워 보냈는데, 택시가 5 m

              정도 가다가 멈춰섰다. 그걸 본 나는 뛰어가서 어떻게

              된일인지 확인했다. 기사님과 커플이 언어소통이 되지

              않아 택시가 멈춰선 것이었다. 결국 난 그 커플과 동승

              했다. 사실 나도 영국에서 지내면서, 처음에 언어

              소통이 되지않아 이들처럼 힘들어했었기에 그 상황이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아 도와주게 되었다. 

              그 덕분에 난 영어를 사용할 수 있어서 좋았다. ㅋㅋ

      12:00 그들은 너무 고마운 나머지 나에게 이메일 주소를 알

              려주면서, 이메일로 자주 연락하고 혹시 홍콩에 오게

              되면, 관광가이드를 해주겠다고 말했다.(빈말일지라도

              기분이 좋았다. 그들이 한국 떠나기 전날 우리나라에

              대해 좋은 기억을 하나라도 더 만들어갔으니 말이다.)

      12:20 양평역 1번 출구에서 그들을 내려주고, 난 타고왔던 택

              시를 그대로 타고 이대 집으로 향했다. 그런데 이건 또

              무슨 운명의 장난이란 말인가? 현금이 없는데, 카드택

              시가 아니었다. 이런 된장~

              신촌 현대백화점에 다다랐을 때, 이 사실을 인지한 나

              는 동생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동생은 압구정에 있었다.

              그래서 아트레온 건너편 패밀리마트 앞에 내려서 현금

              지급기 앞으로 갔는데, 술취하신 어르신께서 30만원씩

              돈을 계속해서 인출하시는 것이었다. 그분은 술을 많이

              드셨는지 몸을 계속 비틀거리셨고, 비밀번호도 여러번

              틀리셨다. 그렇게 5분이 경과되었는데도 어르신께서는 

              ATM기를 떠나지 않으셨다. 난 택시기사님께 가서 사정

              을 말씀드리면서, 양해를 구했지만 기사님께서는 할증

              시간인데 이렇게 오랫동안 발이 묶여있으면, 어떻게 하

              냐면서 발을 동동구르시다가 급기야 택시 안에서 담배를

              피우셨다. 완전 죄송해서 죽는 줄 알았음 TT

              그래서 난 ATM기 앞으로 뛰어가서 어르신께 여쭈었다.

              나 : 어르신 다 이용하셨으면, 제가 이용해도 되겠습니

              까?

              어르신 : (술이 잔뜩 취한 걸걸한 목소리로) 뭐야? X놈

              의 X끼가... 니놈 새X 때문에 내가 돈을 못 찾았잖아~

              딱 찾을려는 찰나에~ 너 이리와봐! 뭐야 너 이 개X의 X

              끼야~

              나 : (솔직히 이것보다 좀 더 심한 욕을 들었지만 자세

              하게 생각은 안난다. 순간적으로 화가 났지만, 술을 많

              이 드신 어르신이라서 이해했다.) 사장님~ 죄송합니다.

              제가 실수했습니다.

              어르신 : 야야!! 너너 이리와봐~ 죽을라고 이게~

              나 : (혹시라도 다툼이 일어날까봐 뒷걸음질치면서...)

              죄송합니다. 돈 찾으세요~

              어르신 : 야~ 니가 돈 대신 찾아주라! 비번은 XXXX고,

              금액은 30만원이야~

              나 : 네 알겠습니다.(조금이라도 빨리 일처리를 하기위

              해 내가 했다.)

              

              어르신 돈을 다 찾아드리고, 카드를 손에 쥐어드리면서,

              난 재차 사과를 했고, 조심히 들어가시라고 인사드렸다.

              돈을 찾고 있는데, 그 어르신께서 나에게 다가왔다. 순

              간 흠칫 놀랐지만, 그분은 나에게 다가와 아깐 미안했다

              면서, 요즘 젊은 사람들하고 틀리게 착하다면서 연신 고

              맙고 미안하다는 말씀을 되풀이하셨다.

             

              어르신 : 어이~ 자네 이름이 뭔가?

              나 : 정재민 입니다.

              어르신 : 정재민이~ 내가 그 이름 기억하겠네.

              나 : 어르신 죄송합니다. 택시기사님께서 너무 오랜시간

              저를 기다리셔서 빨리 가봐야겠습니다. 조심히 들어가세

              요.

              어르신 : 자네 무슨 일 하는가?

              나 : 네? LIG 손해보험사 자산관리팀에 근무하고 있습니

              다.

              어르신 : 그래? 명함 하나만 주게~

              나 : 네? 명함이요? 네 알겠습니다. 택시에 제 가방이 있

              으니까 가방을 가져와서 드리겠습니다.

              어르신 : (1만원을 내 손에 쥐어주시면서) 택시비는 내가

              줌세~ (계속해서 거절했지만, 결국 어르신의 성의를 무

              시하는 것 같아서 일단 받았다.)

              나 : 기사님 죄송해요~ 15,000원 드릴께요. 좋은 하루되

              세요.(원래 택시비는 8,000원 정도 나왔고 택시가 약 10

              분간 정차되어 있는 동안 1,500원 정도가 올라가 9,500

              원 정도가 미터기에 찍혀있었지만 그냥 15,000원을 드렸

              다. 요즘같이 힘든 시기에 힘내시라는 의미에서... ㅋ)

              기사님 : 감사합니다.

              나 : 아니예요. 제가 죄송해요~

              나 : (명함을 기다리시던 어르신께 뛰어가서) 어르신 여

              기 제 명함입니다.

              어르신 : 그래~ 얼굴도 잘생겼는데, 착하기도 하네~ 보

              기드문 젊은이야. 고마워!!

              나 : (받았던 돈을 돌려드리며) 돈은 괜찮습니다.

              어르신 : 그냥 넣어둬~ 내가 너무 미안해서 주는 돈이야

              나 : (두세 차례의 거절 끝에) 네 그럼 잘 쓰겠습니다. 감

              사합니다.

              어르신 : 아니야~ 내가 고맙지!

              나 : 다음에 뵈면, 꼭 밥한끼 대접해드리겠습니다.

              어르신 : 인연이 되면 봄세~

              나 : 내일이라도 괜찮습니다.

              어르신 : 그래? 그럼 내 연락처 적어봐.

              나 : 네~ 잠시만요. 말씀해주세요.

              어르신 : 010-74XX-7XXX 손XX

              나 : 그럼 내일 연락드리겠습니다. 근데 저를 기억하실런

              지 모르겠네요.

              어르신 : 기억하구말구...

              나 : 그럼 조심히 들어가세요.

              어르신 : 그래그래~ 고맙네~ (허리까지 숙여가시면서

              나에게 인사를 하셨다.)

 

오늘 이 일을 통해, 한번 더 참는다는 것이 어떠한 의미인지, 남을 배려한다는 것이 어떠한 의미인지 조금이나마 깨닫게 되었다. 좀 더 세상이 따뜻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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