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무기력하고 지칠때 대학로를 갑니다.
대학로는 언제 가더라도 활기가 넘칩니다.
많은 젊은이들이 밝은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연극을 한 편 보기로 합니다.
여기저기서 극장과 연극을 홍보하고 있습니다.
마로니에 공원쪽의 알려진 극장보다는 다른 곳을 가보고 싶습니다.
여기저기 붙어있는 포스터를 보고 찾아가기로 합니다.
<진과준>
타이포 그래피가 마음에 드는 포스터입니다.
찾아가 보기로 합니다.
극장은 선돌극장입니다.
혜화동 로터리 쪽에서 sk주유소 길로 들어가서 안쪽에 있습니다.
쉽게 찾기힘든 곳입니다.
일단 티켓예매를 합니다.
일요일 4시 티켓입니다.
2009년 1월18일입니다.
좌석은 D-4,D-5입니다.
<진과준>은 2009년 2월1일까지 공연합니다.
<선돌극장>은 11월 23일 처은 개관한 극장입니다.
개관공연으로는 최진아 연출의 <사랑 지고지순하다>가 올랐었습니다.
02)741-3385~6
아직은 시간이 일러서 그런지 티켓을 구매하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시간이 좀 남습니다.
점심을 안 먹고 나왔더니 배가 고픕니다.
간단히 식사를 할 요량으로 다시 혜화역 쪽으로 향합니다.
대학로 명물 <옛날깻잎떡볶이>입니다.
대학로 갈때마다 간신거리로 간간히 사먹는 곳입니다.
사실 깻잎이 들어간 것 말고는 특별한 맛은 없습니다.
이곳에서 먹은 뒤로 집에서 떡볶기를 만들어 먹을때도 가끔 깻잎을 넣어서 먹기도 합니다.
깻잎에 삼겹살을 싸먹으면 맛있습니다.
오뎅국물은 서비스입니다.
당연합니다.
떡볶기 1인분과 만두튀김1인분을 주문해서 먹습니다.
허기가 달래집니다.
잠시 전에 구매한 <진과준>의 팜플렛을 봅니다.
<진과준>은 샴쌍둥이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샴쌍둥이는 몸의 일부가 붙은 채로 태어난 쌍둥이를 말합니다.
모두 7개의 장면으로 나누어집니다.
연극 시작 시간이 다가옵니다.
서둘러 선돌극장으로 향합니다.
연극은 1분이라도 늦으면 입장이 불가합니다.
5분전에 도착합니다.
관객들이 이미 꽤 많습니다.
자리가 상당히 좁습니다.
다행히 등받이는 있습니다.
다리를 모으고 앉아야 합니다.
객석에는 빈틈이 없습니다.
불편합니다.
다행히 제일 앞자리가 비어있습니다.
연극이 시작되는 찰나 자리를 앞으로 옮깁니다.
암전됩니다.
연극이 시작됩니다.
첫번째 장면이 시작됩니다.
플라타나스 나무로 배경을 연출했습니다.
조명은 등 하나입니다.
등으로 배우들의 심리를 연출해 냅니다.
남자와 여자는 초점없는 눈으로 의미를 알 수 없는 대사를 읊습니다.
어렵습니다.
처음부터 집중하기가 힘듭니다.
서로 주고 받는 대사가 아니라 공중에 던져지는 대사들은 귀에 쉽게 들어오지 않습니다.
연출가가 어떤 의도로 연출을 했는지는 어렴풋이 머리에 들어옵니다.
그래도 산만합니다.
아까 먹은 떡볶기 탓인지 잠도 오기 시작합니다.
두번째 장면은 속옷만 입은 진과 준이 등장합니다.
겨울입니다.
극장안이어도 춥습니다.
배우들이 측은해보입니다.
현재 상황에 대해 아무런 부연설명이 없습니다.
둘의 대사 역시 방향성이 없게 느껴집니다.
남자배우의 목소리가 답답합니다.
의사 전달이 잘 되지 않습니다.
집중하기가 힘듭니다.
역시 연출가의 의도는 희미하나마 파악이 됩니다.
하지만 어렵습니다.
복잡합니다.
조명으로 배우들의 심리묘사를 해낸것은 좋았습니다.
세번째 장면은 한 학생이 나와서 글을 읽습니다.
갑자기 출입문을 열고 들어와서 깜짝 놀랐습니다.
앞자리에 앉으면 이런 불편함들이 있구나 생각합니다.
남한과 북한의 분단에 대한 글입니다.
학생의 머리위에 설치된 4개의 티비에서는 남한과북한에 대한 뉴스들이 영상으로 보여집니다.
글을 낭독하면서 학생은 눈물을 흘립니다.
눈물을 흘리기 어려운 글임에도 불구하고 우는연기를 배우가 잘 해냅니다.
좀처럼 집중하기가 힘든 연극입니다.
4번째 씬은 좀 쾌활합니다.
서커스를 합니다.
바카디로 불을 뿜습니다.
가운데에서는 진과준이 춤을 춥니다.
사회자인 남녀는 흑인으로 분장하고 재미있게 사회를 봅니다.
천장에 달려있는 네개의 티비에서는 포르노가 나옵니다.
상당히 적나라 합니다.
남성의 성기와 여자의 성기도 모두 노출됩니다.
시선을 왔다갔다하게 됩니다.
잠도 깹니다.
앞자리에 앉아서 배우들의 시선과 연기가 부담됩니다.
진과준은 서로 육체적인 사랑을 나눕니다.
연기로 표현 못하는 부분을 설치연출로 잘 표현했습니다.
외설적이고 산만하지만 그간의 장면들이 정리되는 씬입니다.
다섯번째 장면은 지금도 이해하기 힘든 장면입니다.
대사도 많지 않습니다.
다시 본다면 집중해서 보고 싶은 씬입니다.
남자배우는 홈키파를 뿌려댑니다.
엄청나게 뿌려댑니다.
반경 10미터내의 모기들은 다 죽을정도입니다
겨울에는 모기가 없습니다.
냄새가 나지 않는 것을 보니 다른 액체를 넣은 것 같습니다.
역시 자리가 상당히 불편합니다.
극장이 다소 춥습니다.
처음에 벗었던 외투와 니트들을 하나씩 다시 걸칩니다.
여섯번째 장면은 묘한 꿈이야기 입니다.
진과준역을 맡은 배우들의 발음이 부정확합니다.
대사들이 귀에 쉽게 전달되지 않습니다.
어렵습니다.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저의 역량에 한숨을 내쉽니다.
일곱번째 씬은 라스트 씬입니다.
가벼운 사회자의 멘트에 따라 배우들이 모두 나와 춤을 춥니다.
슬로우.. 슬로우.. 앤 퀵퀵~
연극을 보면서 가장 귀에 남는 대사입니다.
인생은 느리게 혹은 빠르게 가야 합니다.
그것을 조절하는 것은 바로 자신입니다.
배우들이 인사를 합니다.
박수를 칩니다.
서둘러 극장을 나섭니다.
상당히 묘한 연극입니다.
곱씹어서 생각할 수록 새로운 것이 생각나는 연극입니다.
희미하게 무언가 머리를 맴도는 연극입니다.
하지만 연출가의 정확한 의도는 파악이 안됩니다.
크게 마음에 와닿는 것도 없습니다.
산만하게 많은 것들을 늘어놓고 그중 하나 주워먹어라 식의 느낌입니다.
그래도 간만의 연극이라 좋습니다.
앞으로 기회가 닿는대로 연극을 보기로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