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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식어빠진 마음앞엥서 사랑을말하다.

이세희 |2009.02.05 13:58
조회 72 |추천 0


 

많이 바빠?

그녀는 많이 바쁘답니다

내가 어서 전화를 좀 끊어주었으면 하는

그녀의 바람이 전화기 이쪽까지 느껴지지만

나는 모른척 다른 말을 합니다

컬러링 바꿨더라

나는 컬러링 바꿨더라 그 말 뒤에 생략된 이야기를 그녀가 알아주길 바랍니다

컬러링 바꿀 시간은 있으면서 주말 내내 나한테 전화할 시간은 없었니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응 바꿨어

무심한 대답과 탁탁탁 자판 두들기는 소리만 들려줄 뿐

나는 나와 통화를 하면서도 계속 다른 일을 하는 그녀가 절망스러워

 하마터면 전화기를 던져버릴 뻔 하다가

그래도 이대로 끊을 수는 없다는 생각으로

간신히 마음을 가라앉혀서 물어봅니다

너 많이 바쁜 것도 알고 다 아는데 그래도 계속 이렇게 지낼 수는 없잖아

전화도 잘 안되고 얼굴도 못 보고 넌 이렇게 지내는 게 괜찮니

이럴 게 아니라 내가 지금 너네 집으로 갈까 아니면 내일 회사로 갈까

내가 뭘 어떻게 할까

근데 그녀가 대답합니다

여전히 탁탁탁 자판소리를 내면서

당분간 그냥 좀 내버려두라구요

그냥 좀 있어달라 그녀가 내게 바라는 것은 그 뿐이랍니다

걸고 싶어도 전화를 걸지 않는 것

보내고 싶어도 메세지를 보내지 않는 것

보고싶어도 찾아가지 않는 것

 

그만 헤어져줄까

넌 내가 헤어져주면 그게 제일 좋겠지

난 생각만으로도 서러워지는 그 말을 꾹꾹 삼키며

알았어 일해

전화를 끊습니다

오늘 내 앞에 바쁜 것은 그녀의 시간이 아니라

그녀의 마음인 것을 알고 있으므로

당신의 다 식어빠진 마음 앞에서

그래도 난 이렇게

 

사랑을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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