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기까지면 됐다고 생각했는데 어디까지 걸어가야 길은 끝나는 것일까.
매번 이렇게 흐린 날이 계속되었다
현실을 떠나보겠다고 막상 떠나온 여행.
이렇게 걷고 또 걷다보면 다 잊혀지겠지.
그 괴로운 현실로부터 모든 걸 내려놓을 수 있겠지, 하고 생각했는데
비가 계속 내리자 자꾸만 내가 내 마음에 축축하게 젖는 것이었다.
자연은 이래서 무서운 것이다.
내가 날씨 하나에 마음이 동요될 수 있다는 사실.
그의 말투, 몸짓 하나보다 더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비가 더욱 세차게 내리자 나는 걸음을 멈추고 울기 시작했다.
writer 이용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