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성
법과대학 법학부
220.118.17.33
2007-03-05 17:01:02
우선 글을 전재(轉載) 하신 이진아 씨에게 몇 가지 부탁드리건대 차후에라도 답변글이나 내용을 통해서 글의 출처 정도는 밝혀주셨으면 합니다. 물론 저작권 있는 자료나 무단전재가 문제되는 신문 기사는 아니오나, 과장된 표현이나 비약적 단어 사용 (어떠한 것을 말하는 지는 이어질 내용을 통해 언급하겠습니다) 등으로 미루어 보아 이 글이 이미 심각한 편향성을 띄고 있다고 보기 충분한 점을 염두한다면 '여기저기서 글들을 읽다 퍼왔다' 고만 밝히는 정도로는 이 글이 객관적 시각을 담보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또한, 타인의 글을 전재하실 때에는 적어도 그것이 사건에 대한 정확한 사실관계를 알고 있는 분의것인지를 확인해주셨으면 합니다. 가뜩이나 논점 이탈이나 아전인수 격의 사건 해석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에서 글쓴이 스스로 "가해자와 피해자의 사실관계가 어떻게 되는지는 아직 모르겠다. 어쨌든 ~" 이라고 밝히거나 심지어는 맞고소가 아님에도 "맞고소를 한 것이고" 처럼 사실을 잘못 알고 있는 글을 모두가 읽어봤으면 하고 권하는 것은 적어도 객관적 사실을 바탕으로 자신의 의견을 낼 권리 있는 경희대 학우들에게 큰 실례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1.
우선 이 글을 그 동안 자유게시판에 올라왔던 다른 글들에서 본 것과 유사한 내용인 성폭력 사건의 특수성을 언급하며, 이번 사건이 사법적 판단에 의해 최종적으로 성폭력 사건 아님으로 결론나더라도 검찰과 현행법의 문제점으로 말미암아 그 판단에 승복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지를 드러내는 논거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미 법이 개입하여 그 판단의 주체가 사법기관으로 옮겨진 마당에 법적 판단 결과를 부정한다면 문제 해결을 위한 더 이상의 어떠한 노력도 무의미합니다. 그렇다면 인민재판 식의 여론몰이로 가겠다는 것인데 이것이 과연 학내 자치기구가 취할 수 있는 합리적 발상인지는 의문입니다.
2.
이 글은 사건, 정확히는 성폭력 사건이 무혐의 결론 나고 무속인이 무고죄로 기소 중인 사건에 대한 학내 여론이나 네티즌 반응을 상당히 전하면서, 그들이 총여의 실수라고 여기는 부분에 대해 어떠한 것을 지적하고 있는지는 쏙 빼놓은채 "이번 사건에 그 학교 총여학생회가 대응을 했는가 보다' '라고 간단히 언급함으로써 마치 지금의 비판과 감정적 비난이 충분한 당위 없이 그저 총여가 사건에 대응한 것 자체로 형성된 반대 세력의 반동인 양 표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총여의 대응이 조직적이고 적극적이었던 상황에서 사건의 또 다른 면(무고 혐의)이 드러남으로 인해 총여가 받게 될 비판의 수위도 자연스레 높아질 수 밖에 없었음을, 사실관계를 정확히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예상했을 것입니다.
또한 그 자세한 내용을 전하는 데 있어서도 상당히 격정적인 표현을 사용하는데 "문제는, 지금 사이버 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또 다른 성폭력이다" 라는 표현 속의 성폭력은 대체 어느 정도의 범주를 포함하고 있는 것인지 우선 묻고 싶습니다. 총여의 행동에 대한 비판에 외모나 여성에 대한 고리타분한 부정적 관념이 합쳐져 비난으로 변질 된 내용 모두를 '성폭력'이라고 포함한다면 온라인, 오프라인을 구별할 것 없이 우리 나라는 실로 성폭력의 본산이요 강간의 왕국일 것입니다. 사건의 바람직한 해결을 바라는 경희 학우를 비롯한 이성적 사고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의 의견은 도외시한채 페미니즘이나 여총 자체를 반대하는 세력의 극단적 표현을 문제삼는 것은 스스로 논점 일탈을 하고 있음을 자인할 뿐입니다. 심지어 미1친1놈의 망언 정도로 밖에 볼 수 없는 성적 비하 표현에까지 눈길을 주고 반응을 보이는 것은 과잉친절일 뿐이니 하지 않으셔도 된다 말하고 싶습니다.
"경희대 성폭력을 검색하자"는 등의 캠페인을 통해 온라인 상을 통한 사건 공론화를 시도했던 총여 측이라면 사건에 있어서 비판의 대상이 바뀐 이상 그 공론화 된 힘이 어느 쪽으로 쏟아질 지는 예상했어야 합니다. 만일 예상치 못했다면 "양날의 검"인 인터넷을 너무 순수하거나 혹은 무지한 입장에서 이용한 것이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테러나 테러리스트라는 표현은 이제 소소한 곳에까지 워낙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것이니 굳이 언급 하지 않겠으나, 윤봉길 의사나 안중근 의사도 당시 시대의 일제가 가진 시각에서는 테러리스트였음을 알려드립니다. 총여를 옹호하는 입장에서 비난하는 그들을 싸그리 테러리스트라 할 수는 있겠지만 무조건적이거나 일종의 재미를 위해서 접근하는 부류와 사건의 올바른 해결을 바라는 부류가 다 같은 것은 아님을 알고 계시길 바랍니다.
3.
"학내 성폭력 사건이 벌어졌을 때 총여학생회가 나서지 않는다면, 그것은 직무유기가 아닌가?"라고 문제 제기한 부분에 대해서도 직무라는 비유에 맞추어 표현하자면 이번 일은 '직무 오,남용' 이라 하고 싶습니다. 학교 본관을 압박하기에 앞서 검찰의 정확한 수사를 촉구하기 기다리는 것이 총여에서 취할 수 있는 적절한 '직무 수행'의 정도가 아니었을까요? "법이 유죄 판결을 할 때까지 가만히 있다가 모든 일이 끝난 뒤 뒷북치듯 입장 발표만 한다면 그게 더 이상한 것 아닌가?"라는 부분에 대해서도 "법이 유죄 판결을 하기도 전에 교수를 성범죄자로 확정하고 학교 측을 닥달하여 결국 교수를 직위 해제 하도록 한 것은 이상하지 않는가?" 라고 묻습니다. 왜 최종적인 유죄 판결 이후에 총여에서 취할 수 있는 다양한 움직임이 '뒷북' 이며 '이상한 것' 이 되는지 묻고 싶습니다. 교수에 대한 징계 요구, 교내 성폭력 근절 캠페인은 사법적 판단 뒤에 하는 것이 시기적으로 더욱 적절했다고 생각합니다.
4.
"씁쓸하다. 페미니즘 혐오, 여성혐오가 스승에 대한 존경, 학교에 대한 애정이라는 거창한 무기로 외피를 두르고 이렇게 당당하게 활개칠 수 있는 현실이 참담하기만 하다." 라는 표현은 학생이라면 무릇 가지고 있어야 할 스승에 대한 존경이나 학교에 대한 애정을 여성운동이라는 시각에서 보는 탓에 되려 가벼이 여기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될 뿐더러 이번 사건에 있어 핵심이 되는 것은 페미니즘이나 여성에 대한 혐오가 아닌 진실의 규명과 사건에 경솔하고 성급하게 접근한 총여의 책임 여부를 묻는 것임에도 글쓴이는 이러한 문제에 대해 단단히 착각을 일으켜 자신의 사고를 '공격당하고 있는 페미니즘' 이라는 과대망상적 결론으로 진행시키고 있기에 "그런 거 아니다" 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번 사건을 보고 있자면 어째 경희 학우들의 관심보다는 외부의 목소리가 더 커지면서 본질이 흐려지고 왜곡되고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총여학생회를 비롯한 단과대 학생회는 아직 대학생활에 적응하기에도 바빠 경황이 없는 신입생들을 상대로 자신들의 일방적 입장이 마치 정론이고 정의인 양 호도하고 있습니다. 그러는 입장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아직도 치울 똥이 잔뜩 쌓여있는 곳은 소홀히 한 채, 오줌인지 맹물인지 모르는 것을 앞에 두고 지나치게 힘을 쏟아붓는 것은 아닌가 우려되기에 말씀드리는데 지금 시점에서 학우들에 대한 사과와 교수님에 대한 사죄의 뜻이 없음이 분명한 거라면 힘을 좀 아껴뒀다가 사법적 판단이 마쳐진 후에 사용하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이전에 제가 썼던 글에서도 밝혔지만
절대!제발! 페미니즘vs반페미니즘 구도로 몰아가지 마시길..
앞으로 이분 존경할래. 누가 이분 싸이나 그런거 좀
가르쳐 주실라우?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