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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뿐인 "진로와 직업" 시간

김태범 |2009.03.19 00:24
조회 6,038 |추천 4

 

 

 

"하나를 보면 열을 알 수 있다" 라는 말이 있지요.

 

제가 다니는 고등학교만 봐도 "진로와직업" 시간에 진로에 대해서 이야기하기는 커녕 자율 학습 또는 체육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정말 웃깁니다.

 

"꿈을 가져라", "진로와 목표를 세우고 공부해라", "너의 적성에 맞는 게 제일 최고다" 등등 학생들의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이야기하는 선생님들.

 

하지만 "진로와 직업" 시간은 '자율 학습' 또는 '체육'으로 대체하고 계십니다.

 

 

물론 일년에 한번 시행하는 적성 검사로 자신의 적성이 무엇이고 자신에게 맞는 직업 유형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있습니다. 또, 이에 발맞추어 진로도 설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하는 학생들이 반에서 몇이나 될까요?

 

중학교 1학년때부터 적성 검사를 해서 올해도 연간 계획에 '적성 검사'가 잡혀있습니다 (저는 고 1입니다)

 

 

네, 일년마다 한번씩 정기적으로 보는 적성 검사. 아예 안하는 것보다는 낫겠지요. 하지만 이것이 얼마나 우리 학생들에게 진지하게 다가올까요?

 

 

한창 클 나이에 맘만 먹는다면 관심사는 하루에 한번씩 바뀔 수 있습니다. 또 연봉이 많은 직업에 쫓겨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일이 무엇인지 몰라 헤매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일년마다 한번씩 정기적으로 보는 적성 검사가 얼마나 효과있다고 보시나요?

진로 설정은 꾸준한 자기 탐구입니다. 일년에 한번씩 자기 탐구해서 얼마나 자기 자신을 알 수 있을까요?

 

 

"진로와 직업" 시간은 일주일에 두번 들었습니다. 교과서는 백페이지가 넘어가는 데 아직 한장도 안넘어간 유일한 교과서입니다. 

 

제가 학교에 바라는 것은 너무 "공부"만 강요하지 말자는 것입니다. 물론 이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첫째는 공부, 둘째도 공부, 셋째도 공부겠지요. 또 고등학교니 수능이란 엄청난 시험이 기다리고 있고 타 학교와의 경쟁도 생각해서 학생들에게 공부를 강요하는 건 너무나도 당연한 일입니다.

 

누군가는 말하죠, 이 시대의 학생들은 암기 기계일 뿐이라고. 단도직입적으로 현 한국 교육 사회는 잘못된 길로 가고 있습니다. 갈수록 학생의 개성은 존중받지 못하고 창의력과 사고력을 키울 시간에 책 펴서 암기하죠. 모두 잘못됨을 알고 있으면서도 계속 그대로인 것은 고치기가 어렵거나 나서기가 싫거나 누가 뭐래도 공부를 잘해야 성공한다는 진리, 이런 이유들 때문일까요?

 

물론 지금 당장은 고치지 못하죠. 이 자리에 오게 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진정한 "교육"의 길에 가기 까지도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요.

 

이런 현실 속에서 학생들은 공부의 늪에 빠져 자신의 꿈 생각할 시간도 아깝죠. 한달 주기로 있는 전국학평 또는 사설 모의고사와 중간고사, 기말고사 그리고 은근히 많이들 노리고 있는 장학금 경쟁에서 승자가 되려면 말이죠.

 

그래서 자연스럽게 "진로와 직업" 시간은 자율 학습 또는 체육으로 변질되고 학교는 말 뿐인 학생들의 꿈에 대한 걱정은 말끔히 사라지고 강력한 입시 위주로 돌아가죠.

 

그 잠깐 시간에는 "진로와 직업" 시간에 자율 학습을 하는 게 더 이익처럼 느껴지겠지만 사실 그렇지 않죠.

 

진로 설정이 어려운 만큼 꾸준한 자기 탐구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그럴 시간을 공부에 소요해버리고 "진로와 직업" 시간마저도 자율 학습 또는 체육을 해버리니 아예 생각조차 안하고 살죠.

 

 

 

이건 분명 매우 잘못된 흐름입니다.

 

학생들의 귀에 못이 박히도록 "앞 날을 생각해라", "진로를 설정해라", "꿈을 가져라" 등등 외치는 선생님들. 본인의 인생 이야기를 들려주며 깨닫는 바가 있겠지, 이제 자신의 진로를 생각하겠지라고 기대하고 착각하죠. 순간일 뿐입니다. 왜냐면 바로 공부로 가거든요. 그 이야기에 대해 생각할 시간도 갖지 못하고요.

 

 

이름 뿐인 "진로와 직업" 시간. 제발 의미있고 중요한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사물함만 열면 쓸쓸하게 한구석에 쳐박혀있는 "진로와 직업" 교과서가 간혹 처량해 보입니다. 일주일에 두시간이라도 자기 탐구하고 정말 자신의 꿈에 대해 생각해볼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자기 탐구가 반복적일 수도 있고 지루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꾸준한 자기 탐구로 자신의 진로를 빨리 정하고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향해 달려간다면 공부할 이유도 전보다 더 분명해지고 의욕도 나고 매사에 최선을 다하겠지요.

 

 

 

 

 

 

 

 

 

 

 

 

(물론 누구에게나 꿈은 있겠지요. 하지만 열명, 백명에게 자신의 꿈을 명확하게, 확실하게,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학생은 별로 없죠. 꿈을 정했다 하더라도 내가 이것을 진정 이룰 수 있을까하는 불안, 초조, 조급한 감정이 생겨나겠지요. "진로와 직업" 시간의 취지는 꾸준한 자기 탐구로 자신의 진로를 정해 더 의미있는 공부를 하자는 것이 아닐까요? 1학년, 근 80시간동안 자기 탐구를 하면서 진로를 정하고 2학년 때 꿈을 향해 달리면 더 멋질 것 같네요. 그리고 더 학생다울 것 같네요.)

 

 

 

추천수4
반대수0
베플이수진|2009.03.19 14:29
공부들은 많이 하는데 무엇이 자신을 위한 것인지 전혀 모르는 우리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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