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친이랑 6년을 만났습니다. 내년엔 결혼도 약속한 사이고...
다투기도 많이 했습니다. 첨엔 말다툼으로 끝나던 것이 나주엔 거침없이 소리를 지르고 그러다간 욕설까지 나옵니다. 한번은 뺨을 맞기도 했고 계단에서 밀쳐져 구르기도 했습니다. 2년전 일이고 요즘은 손지검은 전혀 안하는데... 계속 다투기도 하네요.
제 남친을 아는 모든 사람들은 다 순둥이라 그래요. 저두 그렇게 알았구요. 유순하고 순하고... 평소에 만날때도 거의 저한테 맞추려고 노력하고 참 좋은 사람이죠. 근데 화를 한번 내기 시작하면... 저두 억울하고 화나서 같이 화내고 같이 소리지르지만.. 그저껜 첨으로 무섭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투고 화내고 소리지르고 욕하는거.. 이제 무섭고 놀라기보단 화나고 억울해서 같이 소리지르고 대들고.. 그러다가 강아지를 때리기 시작했습니다. 막아야겠단 생각에 막으면서 저두 남친 같이 때리고 그러다가 저희집으로 가라길래 남친차를 탔습니다. 강아지가 차타면 자꾸 울고 짖는데... 씨끄럽다며 한번만 더 짖으면 밖으로 집어던질거라고 소리치고 저한테도 무조건 입다물라고 소리치고 욕하고.. 밖에는 비도 오고있었고 저는 강아지 안고서 강아지 입을 꼭 잡고 또 짖다가 맞을까봐 정말 차밖으로 집어던질까봐 무서워서 떨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처음.. 남자친구가 무섭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저 싸울때는... 평소엔 너무 좋은 사람이니까 지금 단지 화가 너무 나서이니까 오해풀고 얘기하면 나을거라 생각하고 싸워도 금방 풀고 그랬는데... 그저께는 정말 무서웠습니다.
저희집 부유하지도 않았고 화목하지도 못했습니다. 어릴때부터 보아온 아버지는 너무 무서웠고 가슴조이며 사는 엄마가 불쌍했습니다. 유난히 시끄럽게 우는 남동생 울음소리가 짜증난다고 동생은 많이도 맞으면서 컸고 동생이 울때면 새벽이라도 엄마는 아빠가 깨실까 동생을 업고 제손을 잡고 추운 집밖으로 나와 동생을 달래셨습니다.
그럴때마다 나는 엄마처럼 안살아야지... 했습니다. 부자에 능력있는 남자는 아니어도 자상하고 가정적이고 나 아껴주는 남자 만나서 살아야지 했습니다. 지금의 남친 아기자기하진 않고 기념일 챙길줄은 몰라도 마음씀씀이는 참 착하고 자상한 사람입니다. 화가 나면 주체못하고 폭발해버리지만 평소엔 정말 좋은 사람입니다. 그런데 강아지한테 하는 모습이랑 저두 강아지 짖을까봐 입막고서 떨면서 있는 모습이... 그렇게 살지 않으려던 엄마 모습같아서.. 결국은 저도 엄마처럼 살게되는거 같아서 무서웠습니다.
제가 안고있는게 강아지가 아니라 우리 아이이고 결혼한 상황이라면... 저라두 엄마처럼 어린 자식들 버리고 떠날순 없을것 같았습니다. 엄마처럼 미련하게 참으면서 살거 같았습니다. 미련하게만 보이던 엄마가 처음 이해되었습니다.
그뒤로 이틀째 서로 연락없이 지내고 있습니다. 그사람 평소에 정말 착하고 자상한 사람인데 저한테도 다른사람한테도 잘하는데 왜 저랑 다툴때면 그러는걸까요? 저랑도 첨에는 안그랬는데 만난지 3-4년쯤 지나면서 그런거 같습니다.
요즘엔 그런 생각도 듭니다. 내가 현명하지 못해서 그런건가...하는. 안그러던 사람이 저 만나고 몇년 만나면서 제가 현명하게 처신하지 못해서 사람이 변한건가. 그 순한 사람이 참을수 없을만큼 내가 그사람을 화나게하고 자극하는건가..
주말동안 계속 어릴때 엄마랑 떨던 제모습이랑 차안에서 강아지 안고 떨던 제모습이 떠올라서 아무것도 할수가 없었습니다. 제 남친 고치게 할 방법은 없을까요? 엄마처럼 살지 않으려면 헤어지는 방법밖에 없을까요?
가슴이 너무 답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