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젯밤 아빠랑 다투고난 후 속상하고 답답함에 조금 일찍일어나 편지를 써서
아빠 출근전에 주라고 엄마께 맡기고 평소보다 이른시간에 나왔다. >
어려운 글을 쓴다. 키보드에 올린 손이 쉽게 움직여지지 않는다. 언젠가 한번 이런 글을 쓸려고 했는데 그게 오늘이 될줄은 몰랐다. 조심스럽게 시작해본다.
아버지에 대한 나의 감정은 자식으로써 느끼는 감사함과 가족의 사랑 뿐만아니라 애증과 원망도 함께 존재한다.
어릴적 아버지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무섭다'였다. 그땐 왜 그렇게 무서워했는지 모른다. 컴퓨터를 하다가도 TV를 보다가도 현관소리만 나면 왜 그렇게 전원을 끄고 후다닥 방에 들어갔는지 지금생각하면 웃음이 나온다. 컴퓨터했다고 TV봤다고 혼난적은 단한번도 없었는데 말이다.
학창시절 나는 세상에 대학이란 S K Y 밖에 없는줄 알았고 오직 공부만이 성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며 공부를 잘해야 부모님께 효도하는것인 줄 알았다. 이런생각의 이면에는 아버지가 존재했다. 그만큼 기대도 컸고 학원,단과,과외,학습지까지 안해본것이 없을정도로 투자도 많이했다. 하지만 난 언제나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한때는 그런 실망스런 모습에 자괴감에 빠지고 스스로 마음을 닫아 버렸던적도 있었다. 입시에 실패하고 밥숟가락 드는것조차 함께 하는것이 눈치 보이던때에 그리고 아버지와 한달가까이 동안 아침인사와 집으로 퇴근했을때의 어색한 인사빼고는 한마디도 나누지 않았던 적도 있었지만 그렇다고 아버질 단 한번도 미워한적은 없다. 그만큼 너무 큰 사랑을 받았었으니깐
나 스스로 자책하고 고통스러워할때 세상은 불공평하고 잘못됐다고 느끼며 방황할때조차 아버지는 묵묵히 일관하셨지만 나중에서 시간이 흐른뒤에서야 어머니를 통해 나보다 지켜보는 아버지가 수십배 더 힘들고 걱정하셨다는 걸 알았다. 그게바로 나의 아버지다.
어릴적 아버지는 불같이 화내고 자식이 잘못한 일에는 종아리가 불어터질때까지 때리는 호랑이보다 무서운 사람이었지만 그랬기에 지금의 난 스스로도 잘못 크지않았다고 떳떳하게 말할 수 있다. 물론 이 글을 통해 말하지만 정말 많이 맞았다. 정말 많이...
아버지는 화내는것 빼고는 다른 감정표현을 잘안했지만 오히려 그안에 보이지않는 사랑과 걱정이 얼마나 큰지 알기에 그걸 느끼고 이해할 수 있는 나이가 된 지금은, 아버지에게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은 감사함뿐이다.
엄마한테 이런 말씀을 드린적 있다. 내가 이세상에서 이기지 못하는 단 한사람은 우리 아빠라고 그럼 엄마는 웃으면서 그런말도 할 줄안다고 '우리아들 참 착하다' 라고 말씀하신다. 그게 바로 내가 느끼는 아버지인 것이다.
어린시절 나의 영웅은 하늘을 나는 슈퍼맨 이었고
학창 시절의 나의 우상은 서울대생이었지만
성인이 된 지금, 내가 가장 닮고 싶은 사람은 하늘을 나는 슈퍼맨도,대한민국에서 인정하는명문대생도 아닌,
바로 '아버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