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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삶의 통로, 런던 언더그라운드

남경직 |2009.03.26 17:30
조회 377 |추천 0


 



 


검정색 택시(The black cab)와 빨간색 이층 버스(The red double deck bus) 그리고 세계 최초로 건설된 지하철(The Underground 또는 Tube)은 지금까지 런던 제일의 아이코닉 심볼(Iconic Symbols)이 되어왔다. 매 주말마다 몇몇 구간은 운행을 하지 않는 불편함에도, 이들이 느끼는 교통 수단에 대한 애정은 각별하다. 타고 내릴 때 마다 들리는 “Mind the cap(틈을 조심하세요)”은 이방인조차도 낡은 런던 지하철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게 한다. 수만 명의 사람들이 오고 가는 런던의 낡고 허름한 튜브 스테이션(Tube Station)의 좁다란 길을 따라 도시의 활기를 느껴보자.


 


사람과 공간을 이어주는 삶의 통로, 런던 언더그라운드


 


 도시에 생생한 활기를 불어 넣다


1800년대 초, 워터맨(Watermen)이 젓는 작은 보트를 타고 템즈 강(The River Thames)을 건너는 것이 가장 빠른 운동 수단이었던 런던. 그러나 불과 60년 뒤인1863년 파딩톤(Paddington)과 파링돈(Farringdon)을 잇는 최초의 언더그라운드가 개통되었다. 고요하던 도시에 커다란 혁명을 일으킨 이 지하를 달리는 기차는 런더너(Londoner)의 삶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고, 도시 개발의 급성장을 이루었다. 환경 오염의 주범이 되어왔음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관점에서 런던 지하철 서비스는 도시와 도시 사이를 이어주는 단단한 끈이 되어 왔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큰 업적은, 대중과 대중 사이를 이어주고 그들로 하여금 자발적으로 도시 문화에 참여하게 만드는 연결 망이 되어온 것이라 할 수 있다. 현재 하루 승객 약 300만 명 이상을 운반하고 있는 런던 지하철은 도시를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게 하는 혈관과도 같다.


도시의 기억 보관소, 런던 교통 박물관


1933년 설립 이래로 런던 교통공사(London Transport)는 제일의 목표인 안전하고 편안한 여행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해왔고, 문화 산업 시대인 오늘날까지 그에 걸 맞는 브랜드로 끊임없는 진화를 모색해왔다. 특히, 런던 교통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예측해 볼 수 있는 런던 교통박물관(London Transport Museum)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교통박물관으로 운송 수단과 함께 성장한 런던의 200년 역사를 흥미롭게 볼 수 있다. 또한 갤러리의 아트 전시, 런던 언더그라운드에 대한 지식을 탐구하는 학습 공간, 온라인을 통해 접할 수 있는 뮤지엄 컬렉션들과 온라인 상품, 그리고 전시장 입구에 마련된 브랜드 상품 매장 등은 시민들에게 런던 언더그라운드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도모하기에 최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환경 및 기후 변화의 주된 원인 중의 하나가 교통 수단인 만큼 환경 오염을 최대한 줄이고, 개인이 실천할 수 있는 다양한 에코 프로젝트를 집중적으로 소개하고 있는 것도 특징중의 하나다.


코벤트 가든(Covent Garden)에 위치한 박물관 건물 역시 지붕으로 태양열 발전기(Solar generator)를 설치하여 전력 소모와 이산화 탄소의 방출량을 줄이고 있다. 입구에 들어서면 왼편에 보이는 “The future is in your hands” 라는 문구 아래 우리의 선택에 따라 미래 2055년의 모습이 달라진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 코너에서는 환경 오염을 일으키는 원인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와 에코 디자인을 소개하고 아울러 개인이 할 수 있는 작은 실천 방법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다.




어둠 속에서 더욱 빛나는 작은 별들


어둡고 눅눅한 지하 터널이 명랑하고, 밝게 느껴지는 이유 중의 하나는 런던 교통공사가 주관하는 음악(Busking), 미술(Art on the Underground) 등의 다채로운 예술 행사 덕분이기도 하다. 2008년에 100주년을 맞이한 ‘아트 온 더 언더그라운드’는 런던 지하철과 연관된 특색 있는 예술 작품들을 후원하고, 창의적인 아티스트들을 많이 발굴했다.


지난 2008년 100주년을 맞이하여 ‘logo for London’ 이라는 타이틀로 런던 언더그라운드의 라운드 심볼을 이용한 포스터 아트가 쇼디치(Shordich)에서 전시되기도 하였다. 런던 교통박물관에서 오는 3월 31일까지 ‘The art of the poster’가 전시될 예정이며, 1908년부터 시작된 지하철 포스터의 100년간의 역사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살아 움직이는 도시를 디자인하다


이미 디자인사적으로 수차례 다뤄졌을 정도로 런던 언더그라운드와 교통의 디자인 브랜드 통합 은 세계 최초의 지하철만큼이나 혁명적인 것이다. 1933년 언더그라운드의 통합과 정립을 위해 개발된 헤리 백(Harry Beck)의 런던 지하철 노선도는 그래픽디자인 역사상 가장 독창적인 디자인 중의 하나로 손꼽힌다. 사실에 가까운 지리적 형태와 위치 및 경계 그리고 거리의 정확성을 표현한 지리적인 관점에서의 지도들과 다르게, 기하학적인 패턴에 의해 단순하게 제작된 그의 지도는 탑승 역과 갈아타는 구간, 이동 거리 등 이동의 흐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말하자면, 장소에서 장소로 사람이 오고 가는 길을 쉽게 연결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논리에는 정해진 환경이나 공간의 구애 없이 열린 구조 속에서 원하는 곳으로 자유롭게 움직이고, 의지대로 이동 및 확장해가는 포스트모더니티(Postmodernity)적 사고도 녹아 있다. 또한 에드워드 존스톤(Edward Johnston)의 언더그라운드체(the underground)와 좌석 커버 디자인(moquette designs)을 이용한 다양한 문화 상품은 거대한 디자인적 사고와 철학에서 벗어나, 현실 속에서 대중들에게 브랜드의 자긍심과 친숙함을 주는 또 하나의 매개체가 되고 있다. 박물관의 매장과 온라인 숍에서는 책과 어린이 상품, DVD에서부터 홈웨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상품들도 함께 만날 수 있다.


‘우리’라는 이름이 만들어 가는 통로


비좁은 지하철 안에 앉아 있다 보면 우연히 마주친 맞은 편 사람의 얼굴이 너무 가까워 민망하기도 하고 너무 낡아서 위태로울 뿐만 아니라 열차와 플랫폼 사이의 간격이 넓어 항상 발 밑을 조심해야 하며, 갑자기 운행이 중단된 곳은 없는지 매일 같이 포스터를 확인해봐야 한다. 휴대폰 조차 연결되지 않는 불편함으로 가득한 런던의 지하철 역에는 그러나 오늘도 어김없이 무명씨의 아름다운 연주가 울려 퍼지고, “틈을 조심하세요” 라는 걱정 어린 따뜻한 말이 반복 된다. 이 곳은 우리가 함께 만들어 가기에 누추하지만, 보이지 않는 정이 존재하는 아름다운 삶의 통로이다.


 


*참고자료


http://www.ltmuseum.co.uk


http://www.tfl.gov.uk


Hadlaw, J., The London Underground Map: Imagining Modern Time and Space, Design Issues, 19:1 (Winter, 2003), pp. 25-33


 


작성자 DrawPixelSizedText("justinKIM", 76, false) justinKIM 

[출처] story|삶의 통로, 런던 언더그라운드|작성자 mogu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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