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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와 ‘과제’ 제시한 G20 정상회의

배규상 |2009.04.04 09:55
조회 54 |추천 0

 

‘성과’와 ‘과제’ 제시한 G20 정상회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런던에서 열렸다. 유례없는, 엄밀히는 80년 만의 세계적 경기침체 속에 세계 국내총생산의 90%, 교역량의 80%를 차지하는 나라들이 모여 경제위기 타개책을 논의한 자리인 만큼 관심이 집중됐다. 이 회의가 대공황 극복을 위해 열렸지만 아무 성과 없이 끝난 1933년 런던 정상회의의 재판이 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됐으나 나름의 결실은 있었다.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가 회의 후 “새로운 세계질서가 떠오르고 있다”고 말한 것은 과장된 측면이 있지만 어렵게 이뤄진 몇가지 합의는 평가할 만하다.

정상들은 세계적 경제위기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국제통화기금(IMF)의 기금을 5000억달러 증액하고 무역금융을 2011년까지 2500억달러로 확대하는 등 모두 1조달러를 출연키로 했다. 미국과 독일·프랑스 사이의 선 경기부양-국제금융규제 논쟁도 적당한 선에서 타협됐다. 경기부양을 위해서는 재정 확대를 통해 일자리 1900만개를 만들고 내년 말까지 5조달러를 투입해 4% 성장을 꾀하기로 했다. 금융체제 강화를 위해서는 금융안정화포럼을 금융안정화이사회로 확대 개편하고 헤지펀드와 조세피난처에 대한 규제도 실시키로 했다.

이런 성과에도 불구하고 회의는 엄연한 한계를 드러냈다. 그것은 합의의 구체성 부족이다. 가령 보호주의 배격만 해도 원론적 입장 천명에 그쳤을 뿐이다. 세계무역기구는 올해 세계무역이 9% 줄 것으로 내다본다. 1982년 이래 첫 감소다. 이 같은 현상은 역설적으로 경제 위축이 무역 위축을 가속화시키는 세계화의 결과란 분석도 나온다. 더욱 본질적인 문제도 그대로 남아 있다. 이번 위기는 영·미식 자본주의, 금융자본주의의 심각한 작동 결함에서 비롯했다. 근인(根因)이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병폐란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럼에도 회의는 기존 시스템의 회생이란 틀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세계 지도자들이 금융위기를 논의하기 위해 런던에 왔지만 이곳에 모인 시민 시위대는 기후변화, 빈곤, 핵무기, 팔레스타인 문제 등에 대해 말하고 싶어 한다고 썼다. 소망스러운 세계 경제체제에 대한 모색을 멈추지 말아야 할 이유다.

 

 

2009년 4월 4일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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