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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말하다[백번째이야기]

박승혜 |2009.04.12 00:10
조회 266 |추천 0

 

 

- 너는 내 첫사랑이야.

 

남자가 여자에게 이야기했을 때

남자는 마치 상이라도 내리는듯 으쓱한 표정이었지만

여자는 오히려 조금 불안해 했습니다.

'나는 마지막 사랑이 더 좋은데..'생각했기에.

 

그 말이 거짓말인게 들통났던 날.

남자는 여자의 화가 무서워 이리저리 눈치를 살폈고 여자는 조금 화를 냈지만

곧 마음을 풀었습니다. 남자가 그렇게 말해주었기 때문에.

 

- 거짓말해서 미안해.

그렇지만 나 너만큼 사랑한 사람은 없었어. 정말이야.

 

그 날 이후로 남자는 여자의 마음을 흡족하게 하는 말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되었고

자주 자주 그 말을 이용했습니다.

 

- 너만큼 사랑했던 사람은 정말 없었어. 앞으로도 그럴꺼야.

누구도 너만큼 사랑할 순 없을꺼야.

 

진심이었겠지만 어쩌면 그저 습관처럼 한 말일 수도 있는건데,

너무 자주 사용한 탓에 그 말들은 어느새 주문처럼 남자의 가슴에 남아버렸습니다.

 

삐치고 용서하고 화내고 깔깔대던 그녀가 떠나고

시간이 하루, 이틀 흐르고

혼자 된 남자가 오늘도 술냄새를 풍기며 집으로 돌아가는 길.

열오른 얼굴을 버스 유리창에 갔다대며 남자는 넋빠진 사람처럼 중얼댑니다.

 

- 그런데 정말 아무도 너를 이기지 못하면 어떻게 하지?

앞으로 만날 사람 그 아무도 너를 못 이기면 어떻게 하지?

나는 너를 그리워하기나 하면서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하면 어떻게 하지..?

 

사랑하는 동안에 모든 행복은 헤어진 후에 꼭 그만큼의 슬픔으로 남습니다.

 

많이 사랑했으니 어쩌면 당분간,

어쩌면 평생 떼어내지 못할.

 

 

 

 

사랑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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