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가 먼저 고백하면 일어나는 일
우리가 알고 있는 대다수의 연애공식은 이렇다. 한 남자가 한 여자를 보고 호감을 느낀다. 여자 역시 약간의 호감은 있지만 겉으로는 무심한 척(때로는 정말 싫은 척) 튕기고 본다.
여자의 튕김 정도가 강해질수록 남자는 안달이 난다. 물질공세, 이벤트, 편지, 문자, 전화, 별의별 방법으로 그녀를 공략해 간다. 심지어 발톱의 때만큼도 못한 존재감으로 24시간 그녀만의 하인 노릇도 마다하지 않는다. 얼마의 시간이 지나고 나면 웬만한 여자는 모두 남자의 공세에 넘어가고 만다. 그렇게 둘은 연애란 것을 시작하게 되고 초기에는 불타오르는 연애질에 구름 위를 나는 듯 하다,
여기서 잠깐! 이 흔한 공식의 시작은 이상하게도 모두 항상 남자이다. 남자가 대시하고 남자가 노력하고. 그렇다면 여자가 먼저 고백하고 시도하는 연애는 어떨까?
Case1. 기선불복, 기후제압!
평균 수준을 웃도는 외모의 소유자, 그녀가 그를 만난 건 소개팅에서였다. 별다른 기대 없이 나간 자리였지만 외모 굿, 성격 굿, 집안 굿인 최상의 남자를 만나는 수확을 거두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아직 여자를 사귈 마음이 없다는 그를 두고 마냥 기다릴 수는 없는 노릇이 되자, 그녀는 가출(?)까지 감행해 그에게 협박의 수까지 두었다. 나름 순진했던 그 남자는 그녀의 납작 엎드린 사랑에 마지못해 승낙을 하긴 했는데….
그녀의 강한 기운 대문이었을까. 점차 그녀를 향한 마음이 애틋해진 남자. 결국 두 사람은 점차 위치가 뒤바뀌기 시작했고, 드디어 그녀가 그 위에 군림하는 날이 오기 시작했다. 이후 어떻게 됐냐고? 불행히도…. 지고지순 민들레로 변한 남자와 이에 반해 열정이 사그라든 여자는 타이밍을 맞추지 못해 헤어졌다는 슬픈 이야기로 남았다.
Case2. 손아귀에 들어오면 끝
승부욕과 소유욕에 강한 건 비단 남자뿐만이 아니다. ‘두드려라, 열릴 것이다’가 아닌 ‘두드려라 쟁취할 것이다’를 인생 모토로 삼은 B는 원하는 것은 꼭 가져야 직성이 풀리는 여자였다. 그래서 처음부터 그녀를 소 닭 보듯이 한 그 남자를 만났을 때 엄청난 쟁취욕에 불타기 시작했고, 무대포식으로 그를 향한 애정공세에 들어갔다. 남자의 지속적인 거부에도 불구하고 B는 미친 듯이 밀어붙였고 그녀의 질긴(?) 투쟁에 드디어 남자는 항복하고야 말았는데… 여기서 해피엔딩이 되면 좋았겠지만 실상은 달랐다.
욕심이 많은 사람일수록 막상 손에 들어온 것에 만족하는 법이 없다. 손쉽게 얻었든, 어렵게 얻었든 목적을 이룬 이상 감정이 식는 건 한 순간. 그리하여 3개월을 밀어붙여 시작한 B의 연애는 1개월 만에 끝났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온다.
Case3. 스스로 판 우물에 퐁당
사랑은 온유하고 아름다운 것이라 믿는 C는 흔히들 말하는 순정파. 그녀가 거친 세 번의 연애상대는 모두 입을 모아 말한다. “그렇게 나밖에 모르고 잘해주는 남자가 없지.”
하지만 꼭 꼬리를 무는 말. “너무 잘해주니까 질리더라고.” 아낌없이 주는 나무마냥 좋아하는 사람에겐 간이며 쓸개까지 빼다 주는 그녀는 자신의 선택에 최선을 다하는 스타일이다.
감정표현도 넘쳐나기에 필이 꽂히면 먼저 남자에게 다가서는 것도 부지기수. 이렇게 천사 같은 여자가 없을 정도로 잘해 주는 것은 필수 옵션이다. 모든 걸 참고 기다리며 사랑하는 스타일이라 남자의 입에 밥을 떠먹여주기라도 하듯 최선을 다 한다.
이 지극정성에 대다수 남자들은 감탄하기 마련인데, 문제는 정성에 감탄하고 보답하는 시기가 짧다는 것이 문제. C의 기복 없는 정성이 상대를 안일하게 길들여서 이 모든 것이 당연시 여기게 되는 ‘일상’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결국 남자들은 잘해주는 그녀의 사랑에 틱틱거림으로 보답하다 먼저 이별을 고하며 이 말을 남기곤 했다. “네가 날 이렇게 만든 거야.”
사람들은 흔히 여자가 먼저 고백하거나, 여자가 많이 좋아하는 관계는 오래 가기 힘들다고 말한다. 물론 표면상으로는 그런 케이스가 많긴 하다. 하지만 다시 속을 들여다보면 단순히 남녀 차이의 문제라기 보다는 더 좋아하는 사람과 덜 좋아하는 사람, 먼저 좋아한 사람과 나중에 좋아지기 시작한 사람의 차이가 아닐까 싶다. 가진 자의 여유와 가지고 싶은 자의 안달. 특히나 억지식으로 욕심을 부려 사람의 마음을 공략하다 보면 일순간 성공할 수는 있겠지만 좋은 관계를 유지하긴 어렵다.
이심전심이 통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일말의 가능성이 있는 상태에서 시도해 보는 것이 좋다. 만약 지금 고백하고픈 상대가 있다면 잠시 생각해 볼 것. 여자가 어떻게 먼저, 라는 생각보다 과연 그 사람과의 관계가 자신이 노력하면 가능한 상황인지, 그에 대한 진심을 잘 전할 수 있는 지, 그 노력에 대해 일말의 후회를 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 지를 말이다.
여자가 먼저 고백하면 일어나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