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외국인과 사귀는 한국인 여성, 그리고 국제커플들을 비판하는 분들께...

20대女 |2009.04.14 05:25
조회 50,089 |추천 40

안녕하세요. 일단 제 소개를 하자면 저는 한국 나이로 23살이고 18살부터 지금까지 한 살 어린 영국 남자와 사귀어 온 한국 여자입니다. 저희는 사실 온라인 채팅을 하다가 알게 되었는데 서로 공통점도 많고 그로 인해 서로에게 호감도 느끼게 되면서 사귀기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서로에게 호기심이라는 게 없었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그것도 잠시인 거 아시죠? 온라인으로만 대화하고 캠으로만 서로 얼굴을 보고 가끔 편지도 보내고 전화도 하는 등의 방법으로 1년 반 가량을 사귀고 마침내 서로의 나라를 방문하면서 더 깊이 사귀게 되었습니다. 흔히들 말하는 롱디(Long Distance Relationship의 약자)죠.

 

그러다 보니 여느 커플이 그렇듯 힘든 시간도 보내기도 하고 또 그만큼 서로에게도 더 애틋해 지기도 한 거 같네요. 저희는 롱디를 한2년 반-3년 가량을 했습니다 – 그 전에 떨어져 있던 기간까지 하면 근 4년이죠. 그러다가 작년 7월에 마침내 영국으로 제가 유학을 오게 되면서 드디어 다른 커플들처럼 함께 할 수 있게 되었네요. 그 동안 어떻게 그렇게 오래 떨어져 있으면서 살 수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오랫동안 함께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요. 그리고 우리는 지금 이 순간뿐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을 있을 수 있게 해 준 과거에도 너무나 감사하면서 사귀고 있습니다. 그 오랜 롱디 기간이 있었기에 서로를 더더욱 사랑할 수 있게 된 거 같으니까요. 거진 5년을 만나 온 저희는 조금은 어리지만 결혼까지도 생각하는 커플이 되었답니다.

 

제가 왜 이렇게 길게 제 소개를 하고 제 개인적인 연애 이야기를 썼는지 궁금하시겠죠? 그 이유는 바로 외국인과 사귀어도 정말 진실되고 예쁘게 사귀고 여느 커플과 다르지 않게 사귀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려 드리고 싶어서 입니다. 물론 제가 모든 국제 커플을 만나보고 대화 해 본 것이 아니기에 ‘전부 다 바르게 사귀고 있으니 욕하지 마라’ 라고 하지는 못하겠습니다. 신문 기사나 간혹 글들을 읽어보면 분명 사랑이 아닌 다른 목적으로 외국인 남자를 만나는 한국 여자와 오로지 한국 여자와 자거나 돈을 아끼기 위한 목적으로 한국 여자를 만나는 외국인 남자들도 많은 거 같으니까요. 그러기에 많은 분들이 비판도 하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정말 순수하게 사랑해서 몇 년 동안 한 남자만 바라보고 또 한 여자만 바라봐 온 저희 커플 (또 저희 외에 많은 국제 커플들)의 입장에서 그런 댓글이나 글들을 보면 너무 기분도 안 좋고 같은 한국인으로서 서운하기까지 하더라고요. 특히 많은 남성 분들이 외국인과 사귀는 한국 여자들 모두를 마치 “창녀”라도 된 양 심한 말을 하는 걸 보면 가끔은 반감까지 들게 되네요.

 

한국 여+한국 남 커플은 같은 한국인으로서, 같은 문화를 공유하고, 같은 언어를 공유하며, 특별히 큰 걱정 없이 사귈 수 있잖아요. 그러면서도 솔직히 100일도 못 가 헤어지는 경우도 많고, 2-3년 이상 사귀어 온 커플들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게 대부분인 게 사실이죠. 그런데 그런 걸 문화도 다르고, 언어도 다르고, 국적과 그로 인한 여러 가지 문제들까지 감당하고 초월하면서 몇 년간 사귄다는 것은 결코 쉽지만은 않거든요. 그럼 어떤 분은 그렇게 불평할 거면 한국인을 사귀지 왜 외국인을 사귀냐 하실 텐데, 그 사람이 좋으니까 사귀는 거죠. 다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한국인이 아니라 외국인 이라는 이유로 우리 사랑이 마치 호기심이나 성욕 같은 것에 이끌려 하는 한때 사랑 같은 걸로 취급 받는 것에 너무 화가 나네요. (계속 말하지만 저는 단지 저희 커플만이 아니라 정말 사랑해서 진심으로 진실되게 사귀고 있는 국제 커플들을 말하는 겁니다)

 

제가 갑자기 이 글을 쓰게 된 동기는 기사들 중 “’원어민 교사’ 브래드가 세금을 안 내는 이유”라는 글에 달린 댓글들을 보고 모든 국제 커플들을 무섭게 일반화 시키는 많은 분들에게 너무 서운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저희 커플과 또 다른 예쁘게 사귀고 있는 국제 커플들도 대변하고 싶었습니다.

 

솔직히 한국에서 국제 커플로서 길거리를 돌아다니기가 워낙 눈치 보이는 게 아닙니다. 자기가 떳떳하고 당당하면 되지 하는 분들이 계실 텐데, 사람들의 눈이 그렇게 하기에는 쉽지가 않더라고요. 2년 전 남자친구가 한국에 와서 돌아다닐 때는 사람들이 손가락질 하고 뚫어지게 쳐다보고 또 여기저기서 수근 대는 바람에 남자친구한테 너무 미안하기도 하고 너무 민망했네요. 특히 소도시로 갈수록 심하고요… 그래도 남자친구는 제가 태어나고 자라 온 나라라고 애착도 가지고 있고 올해는 다시 한국도 가려고 이미 비행기 표까지 예약 해 놓았는데 2년이 지난 지금도 국제 커플에 대한 인식에 대해서는 그다지 달라진 거 같지 않아서 솔직히는 벌써부터 조금 불안하기도 하네요.

 

그리고 한국은 우리 나라고 나도 한국 사람이지만 정말 인종 차별도 심한 거 같아요. 영국도 만만치 않겠다 하겠지만, 저는 영국에 1년 정도 살면서 인종 차별이라 느낄만한 대우는 받아 본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오히려 백인, 흑인, 아시아인들이 섞여서도 이렇게 서로 어울리며 살 수 있다는 것에 많은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동감하리라 생각합니다만, 우리 나라 사람들은 아직도 동남아 인들과 백인들 그리고 흑인들을 많이 차별하죠. 특히 동남아인들과과 흑인들은 거의 아랫사람 보듯이 하는 거 같아요. 들은 바로는 국제 커플 중에서도 백인과 사귀면 나름 부러워하는 여자가 있지만, 흑인이나 동남아 인들과 사귄다 하면 무슨 잘못되고 모자란 사랑을 하는 것처럼 말한다고 하네요.

 

앞으로 한국도 점점 더 글로벌화가 되겠고 또 더 많은 외국인들도 한국에 들어오게 되지 않을까요? 그리고 그들 중 외국인과 사랑에 빠지는 사람도 있겠고, 또 그 외국인이 우리가 전혀 들어보지 않은 나라에서 온 사람일 수도 있겠죠.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사랑이라는 것은 조건이 아니라 인연이라는 거에요. 외국인이라 사귀고 영어를 배우거나 어디 국적을 얻기 위해 사귀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니까 사귀는 거고, 사랑하니까 남들과 다른 조건에서도 함께할 수 있는 거죠. 앞에서 말한 대로 물론 부적절한 만남을 갖는 국제 커플들도 많이 있을 거에요. 하지만 정말 사랑해서 사귀는 커플들이 훨씬 더 많고요 그들 또한 엄청난 확률을 뚫고 서로를 만나게 된 여느 커플들과 다르지 않아요.  어느 글에서 보았는데 남, 녀가 서로 만나 서로 사랑을 해 사귀게 될 경우는 엄청나게 특별한 경우라고 하더라고요. 님들과 같은 방식의 사랑을 하는 게 아니라고 해서 덜 특별하고 부적절한 사랑을 하는 게 아니에요. 언제쯤 저희 국제 커플들도 남들 시선을 상관 안하고 데이트를 할 수 있을까요?

 

어떻게 하다 보니 글이 길어졌네요. 하지만 이 글은 정말 오랫동안 마음속에 품어온 하나의 하소연 혹은 염원입니다. 많은 분들이 이 글을 읽고 국제 커플들에 대한 삐딱한 시선들을 조금이라도 거둬 주셨으면 좋겠네요.. 그럼 이쯤에서 그만 마칠게요.

 

 

모두들 좋은 하루 되시길 ^-^



P.S. 저는 외국인 남친이 있다고 자랑하려고 이 글을 쓴 게 절대 아니고

대한민국의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며 비판한다고 생각해서 쓴글도 아니며

모든 국제커플들이 바르게 사귀고 있다고 무조건 욕하거나 나쁘게 보지 말라고 쓴 글도

아닙니다. 제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아직도 외국인이나 국제커플에 관한 기사를 보면

사실 주변에 제대로 된 국제 커플을 알지도 못하면서 무조건 욕하고 간혹 정말

심한 글을 쓰는 분들께 모두가 그런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외국인이랑 사귄다고 더 특별하거나 덜 특별한 인연/커플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냥 한 사람으로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그 사랑을 지켜가고 있다는 거

자체가 특별한 거 아닌가요? 같은 한국인이건, 여자친구가 외국인이던, 남자친구가

외국인이던... 그리고 결국 글을 읽고 판단하는 건 읽는 사람들의 몫이라 생각합니다.

공감하시는 분들도 계시겠고, 반감이 들거나 이해하실 수 없는 분들도 계시겠죠

저는 다만 제 생각을 이 자유로운 게시판에 한번 알리고 싶었습니다.

그럼 이만^^

추천수40
반대수1
베플이해인|2009.04.14 09:29
딱히 국제커플을 안 좋게 본것도 아니고 꼭 외국인만 밝히는 것도 아니었지만 몇몇 한국사람들의 이상한 고정관념에 대해 정말 안타까워하는 글쓴이 마음이 느껴지네요. 괜히 수근대는 사람들은 거들떠보지도 말고 오래오래 사귀셔요^.^
베플김재찬|2009.04.15 00:55
외국인 남자친구 있는거 자랑 아닌거 아니깐 걱정하지 마세요. 외국인이랑 사귄다는걸 자랑거리로 여기는거 자체가 잘 못 된거니깐. 하지만 저도 외국에 있는 입장으로서, 많은 백인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본결과, 동양여자를 노리개로 생각하는 경우를 많이 본지라,,, 보통 여자쪽에서는 정말 좋고, 사랑하고 해서, 몸 주고 마음주고 하지만, 정작 백인 남자들은 그렇지 않을경우가 많아서, 걱정하는 마음에 주위 시선들이 그러는경우가 많을거에요.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