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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친구 집안형편에 속이 답답합니다.

-가난을등... |2006.08.18 12:00
조회 1,298 |추천 0

글이 깁니다-

저에게는 2년 반 넘게 사귄 소중한 남자친구가 있습니다. 사람이 너무 좋아 지금도 죽고 못살 정도로

애틋한 감정을 가지며 교제하고 있지요.

그런데 그 남자친구에게는 큰 흠이 있습니다. 바로 가난인데요- 휴...

정말 얘기를 시작하고 나니 어떻게 정리를 해야 할지 머리가 복잡할 지경입니다.

 

저의 이야기를 먼저 말하자면 가난이라면 몸서리치게 질려버린 사람입니다.

태어나면서부터 아버지가 술로 폭력으로 엄마를 괴롭히는 바람에 경제적으로도 심적으로도

항상 고통의 연속이였다고 합니다. 오죽하면 엄마는 둘째인 저를 갖고 약을 먹으면서까지

지우려고 했는데 생명이란게 오죽 질긴지 떨어지지 않고 이렇게 태어나게 된 것이지요.

아버지는 술, 여자. 지금 제가 23살인데 지금은 성인 오락실에 정신을 잃고 있습니다.

저에겐 명절이란 없었는데요 아버지가 명절이되면 작정하고 술을 마셨기 때문에 차라리

추석설날이 돌아오지 않기를 바랬지요. 언제나 힘들었을 우리 어머니는 견디다 못해 오빠와

저를 데리고 도망치기도 했고 숨어 살기도 했지만 결국엔 다시 같이 살면서 기도로 (독실한기독교)

이겨나가고 계십니다. 초등학교때부터 근처 과부들이 하는 작은 선술집은 물론 다방들도

꿰어 차고 있었을 정도로 집에 가져오는 돈이 더 적어지기에 아버지를 찾으러 저녁마다 다녔습니다.

항상 가난 구멍으로 세어나가는 돈때문에 외식한번 한적이 없었고 집도 초라해 친구들 한번

번듯하게 초대한 적도 없었습니다. 막노동을 하시는 아버지는 여름이면 장마와 더위에 일을 하지

못하셨고 겨울에는 땅이 얼고 추워서 일을 못해 더욱 경제적으로 어려운 스무해를 보냈습니다.

정말 그래서 나는 자상하고 술안마시고 때리지 않고 열심히 사는 사람을 만나겠다고

생각해왔습니다. 그리고선 대학 1학년때  (대학등록금도 주위의 도움으로 어렵게- ) 지금의 남자친구를 소개팅에서 만나게 되었습니다.

 

키도 훤칠하니 번듯한 외모에 참 자상한 성격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저희오빠도 아버지의 폭력적인 모습을 보고 자라서 얼마나 폭력적인지.. 그래서 그런 모습을 보고 너무나 좋아라했습니다.

그리고서 사귀는 동안 집안 내력을 알게 되었는데....

아버지는 건*대학 경영학을 나오시고 작은 아버지는 한*공대를 나오셨다고 들어습니다.

그래서 아, 내가 정말 분수에 맞지 않는 집안을 알게 됐구나라고 느끼게 됐습니다.

어렸을때 하도 자격지심이 심해서 연예인도 좋아하지 않을 정도였거든요 - -;

그런데 그런 집안의 사람들이 사업을 얼마나 망했는지 생활수급자들 천지인 내로라하는 

작은 임대아파트에 옹기종기 살고 있더라구요. (작은아버지는 비교적 풍족한 편)

아버지. 어머니, 할아버지. 남동생 둘-

하지만 아버지는 지금 일을 하시지 않고 계시더라구요. 어려서부터 소아마비가 있으셔서

다리를 조금 절었을뿐 영어도 일어도 아주 잘하셨는데 사업에 실패한 뒤 무역회사로 오라고

권유하던 친구의 말도 거절할 정도로 남의 밑에서 일하시기를 죽기보다 싫어하시더라구요.

그래서 그집은 아버지가 무직이었고 남자친구가 어렷을때이혼했다던 어머니는 알고보니

알게모르게 정신병이 있어서 별거중이였다가 다시 같이 살게 되었다고 하더라구요.

 

그집을 처음 갔을때 숨이 턱턱 막히는게 내가 평생을 이렇게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끔찍한

생각마저 들었을 정도였는데요 - 20년 넘게 우리집에서 느낀 그 고통을 결혼하게 된다면

어떻게 이겨내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자기 손으로는 10원한장 벌지 않는 무능력한 아버지에게

담배값까지 대줘야하는 남자친구는 다달이 집에 몇십만원씩 보내고 - 심지어 막내동생

(중3) 수학여행 비까지 내줘야 하더라구요.

지금 남자친구는 공고를 나와서 대기업 생산직에 있는데 -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돈을 벌어서

그렇게 여기저기 보내고 나면 돈 한푼 모을 여유가 생기지 않습니다.

남자친구 나름대로 발악을 하고 애원해봐도 집에서 바뀌지 않으니 보기 안쓰럽습니다.

원래 남자집에 가는게 아니라고 배웠기에 자주 가진 않지만 할아버지가 너무나 좋으신 분이라

종종 가게되면 파르르 깎은 머리에 깊게 파인 미간, 엉망진창으로 망가져버린 누런 이.

정말 어떻게 시아버지라고 부를 까 막막할 정도입니다.

 

하지만 저도 남자친구도 열심히 살고 있기 때문에 열심히 살면 좋은 날이 올거라 생각합니다.

그래도 저희 어머니 아버지에게 부끄럽지 않은 사돈이되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더 교제를 하겠지만 답답한 이 마음.. 어떻게 해야 할까요 -

두서없이 긴 글,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 저희 형편이나 피차일반이라고생각하시는 분이 있어서 말씀 드릴께요 -

저희 부모님은 그래도 아무리 어려워도 자식 신세는 지지 말자고 생각하시는 분들이예요

아버지가 돈을 많이 탕진하시긴 했지만 지금까지 굶어죽진 않게 돈을 가져오시기 때문에

우리가 번돈은 집에 보탤일이 없습니다. 우리앞길은 우리가 계획하는것이지요. 하지만 남자친구는

계획하기 이전에 가족이 딸려 있습니다. 어린나이부터 시작된 가족 부양이 언제까지

이어져야하는 것인지가 걱정되서 쓴 글이오니 다시 봐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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